이커머스 시장 생태계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발전 방향은 사뭇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온라인 도서 배송을 시작으로 공격적인 풀필먼트(Fulfillment) 센터 구축을 통해 북미지역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확보한 아마존(중량자산 모델, Heavy Asset Model)과 달리, 중국의 알리바바는 플랫폼(경량자산 모델, Light Asset Model)을 기반으로 B2B 시장과 B2C 시장에서 온라인 지불 서비스 제공을 통해 독보적인 시장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커머스뿐만 아니라 양사는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아마존의 AWS (Amazon Web Service)는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서 31%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 며,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IaaS+PaaS (Infrastructure-as-a-Service, 서비스로서의 인프라) + (Software-as-a-Service,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가장 높은 기술력을 확보한 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아직 알리바바는 4위 (시장점유율 기준) 사업자로 아마존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으나 향후 클라우드 시장에서 양사의 발전방향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두 회사 시장의 이커머스 시장 현황
미국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이커머스 침투율은 2021년 13.2%로 2019년 11.0% 대비 2.2%p 증 가하면서 팬데믹 이후 빠른 성장을 시현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2017년에 이커머스 침투율이 이 미 20%를 육박했으며 현재 29.7% 수준을 보이고 있다
양국 이커머스 시장의 침투율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물류산업 발전에 있다. 중국의 이커머스 산 업은 가파른 경제성장과 맞물려 스마트폰 보급률이 확대되었던 시기에 중국 물류 기업들이 적극 적인 인프라 투자를 집행하면서 발전하게 되었다. 또한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편리성을 바탕으로 모바일 결제가 시장을 주도해 PC와 신용카드 결제 비중을 초과하며 이커머스 침투율 을 높이는데도 크게 기여를 했다.
반면 미국의 경우 넒은 지면 면적대비 인구 밀집도가 낮아 라스트 마일(Last Mile) 배송에 있어 서 아시아 지역 대비 투자효율성이 낮아 이커머스의 발전에 걸림돌이 되어 왔다. 아마존은 이러 한 미국의 지역적인 특성을 고려해 풀필먼트 센터 구축을 통해 기존 온라인에서 상품 구매 시 1 주일이 걸렸던 배송 시간을 2일로 단축했다. 또한,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제품에 대한 물류 관리 (제3자 판매 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일정한 서비스 제공을 함으로써 미국 이커머스 시장의 비 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중국의 이커머스 시장은 알리바바를 주축으로 성장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4년에 상장한 알리바바는 1999년 설립 당시 1688.com이라는 B2B 플랫폼을 시작했다. 이후 인터넷 결제 시스템 도입해 2003년 타오바오(Taobao, C2C 플랫폼)와 2008년 티 엔마오(Tmall, B2C 플랫폼)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치열한 중국 이커머스 시장에 서 1위 사업자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시장점유율 47% (GMV 기준)를 차지하고 있으며, 향후 인터넷 사용자 침투율 증가와 서비스 플랫폼 확장에 따라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플랫폼 중심으로 발전한 중국의 이커머스와 달리 미국은 아마존이 풀필먼트 투자를 개시하면서 이커머스 시장구조가 재편되었다. 중국의 물류 서비스와 라스트 마일 배송은 운송사들이 담당한 반면 미국의 경우 아마존이 물류와 운송 인프라에 직접 투자를 함으로써 서비스 차별화를 선보였다. 아마존의 전략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면서 미국의 대표적인 전통 유통사인 월마트도 후발주자로써 미국 전역 4,800여개 점포를 기 반으로 풀필먼트 투자를 통해 아마존의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아마존의 프라임 데이 그리고 알리바바의 11.11절
유통산업에서는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 미국의 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금요일과 박싱데이(Boxing Day) 기간에 대규모 할인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근래 들어 이커머스 기업들이 소비시장에서 영향력이 높아지면서 플랫폼 자체의 쇼핑 페스티벌과 전통적인 쇼핑시즌 간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알리바바는 2009년 11.11절(11월 11일)을 시작으로 애인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단행했는데, 할인행사가 소비자들에게 환영을 받으면서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같이 중국의 최대 쇼핑시즌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알리바바뿐만 아니라 기타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들도 11.11절 할인행사에 동참하면서 11.11절 기간 매출 규모는 과거 10년 동안 연평균 54.6% 성장하면서 중국 소매판매에 있어 중요한 지표로 자리 잡고 있다. (2021년 매출 규모 9,651.2억 위안, 약 183조 원 규모)
한편, 아마존은 2015년부터 프라임데이를 시작하면서 프라임회원을 대상으로 대규모 할인행사를 진행해오고 있다. 아마존 프라임데이는 양일간 진행되는 대형 할인행사이 다. 처음에는 여름기 비수기의 재고를 줄이기 위해 시작된 이벤트로 24시간만 진행되었으나, 그 규모가 확대되면서 48시간으로 늘어났다. 회사에 의하면 2019년 프라임데이의 매출이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 먼데이의 판매 실적을 초과한 것으로 집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