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비즈온 김맹근 기자] 코로나 위기에 대한 글로벌 차원의 대응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양국은 리더십 경쟁을 벌였다. 이러한 미·중 갈등의 이면에서 미래 국력의 성패를 내건 안보와 경제 분야의 경쟁이 진행되었음은 물론이다. 특히 사이버 안보와 통상 관세 분야에서 드러난 미·중 갈등은 첨단기술 분야로 점차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 위기로 19 (비대면, untact) 인해서 창출된 비대면 환경을 배경으로 하여 기존에 진행되어 온 미·중 기술패권 경쟁은 디지털 플랫폼 경쟁으로 진화하고 있다.
미국은 기초 연구, 안보 등 공공 영역이 차지하고 담당하고 있으나 민간 영역에서 막대한 투자를 하며 플랫폼 영역을 확대 중이다. 인공지능 분야만 한정하더라도 2019년 민간투자의 경우 미국 657억3,500만 달러(약 72조원), 중국 143억8,100만 달러(약 16조 원)로 미국이 압도적으로 크다.
중국은 세부 영역을 나누어 중점기업을 육성함과 동시에 해당 기업이 일종의 플랫폼 역할을 하면서 관련 생태계를 만들도록 지원한다.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와 같은 거대한 규모의 인공지능 기업은 금융, 제조, 지능형 도시, 교육, 건강, 운송 및 농업과 같은 중요한 경제 및 사회 부문으로 인공지능 사용을 확대 중이다.
개방성과 거버넌스 관점에서 미국의 확장성이 크다
글로벌 플랫폼 시장에서 미국, 중국의 위상은 매우 공고하나 미국이 중국보다 개방성과 거버넌스 측면에서 확장성이 큰 상황이다.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 경제 자료를 보면, 인터넷 검색, 온라인소매, 클라우드, SNS 서비스, 모바일결제와 사용 기반의 측면에서 미국과 중국 모두 빠른 발전을 보인다.
다만, 디지털 사용자 시민의식, 양면 시장, 기술적 인프라와 디지털 기술의 기업가정신으로 구성된 디지털 플랫폼 경제 지표에서는 미국 1위(85), 중국 58위(28.1)로 측정되어 미·중 간 격차가 있음을 보인다.
미국은 데이터의 초국적 유통을 강조하면서도 독점에 대해서는 높은 수준의 규제를 준비하고 있다. 시장집중도 측면에서 보면, 구글의 미국 검색 시장 점유율은 82%, 페이스북의 미국 SNS 시장 점유율은 70%, 아마존의 미국 온라인소매시장 점유율은 75%, 애플의 미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55%이며, 구글과 애플이 전 세계 앱 스토어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플랫폼 규제는 그 수위를 점차 높여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내용은 소비자 후생을 보호하기 위한 시장 집중화 해소에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국가 간 플랫폼 협력을 미국은 민간에서의 협력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중국은 더 큰 시장과 더 높은 연계성을 목적으로 적극적인 글로벌 연계 전략을 추구하며, 대표적으로 2017년부터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회의에서 플랫폼 협력과 인공지능 공동 기술개발이 논의되어 다양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현재 스리랑카의 경우 국가 부도에 위기에 처한 국가들도 나타나고 있다.
기술적으로 미국이 전반적으로 앞서고 있으나 중국이 재빠르게 추격 중이다. 여러 연구에서 플랫폼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미국이 전체적으로 앞서고 있지만, 중국이 재빠르게 추격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논문출판과 인용 수, 컨퍼런스 출판 수 등 인공지능 기초과학 분야에서 중국이 미국을 추월 중이다. 최근 몇 년 중국은 총 저널 출판 수에서도 미국을 추월하였고 2020년 인용 수에서도 중국은 20.7%를 차지하며 미국(19.8%)을 추월 (HAI, 2020; Castro and McLaughlin, 2021; Stanford, 2021 , Zhang et al., 2021) 하고 있다. 인공지능 컨퍼런스 간행물에서 이용 비중의 경우, 미국이 2020년 40.1%로 20년간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중국이 11.8% EU가 10.9%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중국의 인공지능 기술 추격은 대부분 중국과학원 등 공공분야에 한정되고 있다.
미·중 모두 인공지능 스타트업이 시장에서 활발히 경쟁 중
인공지능 분야 유망 스타트업 100곳 중 65곳이 미국에 6곳이 중국에 본사를 두고 있어 미국이 스타트업 생태계 분야에서는 우위를 보인다. 전 세계 5,000개의 기업을 특허와 사업, 투자자, 잠재력, 참신성, 화제성 등의 항목을 기준으로 평가했으며, 공동 2위인 영국과 캐나다는 8곳, 중국은 6곳으로 미국과는 큰 격차를 보인다.
하지만 인공지능 유니콘의 기업가치 분야 순에서는 중국이 우세해 소수의 스타트업이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가치 측면에선 중국은 5개 기업가치 합이 약 103조 원을 기록했지만, 미국은 약 30조 원으로 중국의 1/3 수준이다.
미국은 적극적인 산업발전 정책과 규제 완화 기조를 발판 삼아 인공지능 스타트업 출현과 인수합병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변화가 워낙 빨라서 자체적으로 자본투자를 통해 실시하는 R&D는 한계가 있으며 시장에서의 인수합병도 기술 습득의 방법으로 논의되고 있다.
스타트업 인수를 통해 방대한 데이터, 우수한 기술뿐만 아니라 핵심 인재 확보, 또한 상업화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된다. 구글이 딥마인드를 인수한 데는 인공지능 기술 확보와 함께 창업자인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 같은 최고 인재를 얻기 위한 목적이 존재한다.
자율주행기술 인재 확보를 위해 게리 마커스(Gary Marcus) 뉴욕대 교수가 설립한 ‘지오메트릭인텔리전스’스타트업을 인수한 우버, 페이스북의 SNS 업체 프렌드피드(Friendfeed) 인수 역시 공동창업자 브렛 테일러(Bret Tayor)를 영입하기 위한 대표적인 M&A 사례이다.
결론적으로 미·중 디지털 플랫폼 경쟁 사이에서 취할 한국의 디지털 플랫폼 전략은 무엇일까?.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한국을 포함한 핵심 동맹 우방국을 대상으로 “클린 네트워크”에의 참여를 촉구한 바 있다. 그 압력은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도 ‘한국판 뉴딜’과 중국의 글로벌 데이터 안보 이니셔티브가 통하는 점이 많다며, 한국의 동참을 우회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은 서방 진영의 제도와 규범 및 가치를 따르면서도 중국과는 주로 경제 분야에서 정책과 문화적 유사점이 많다. 마치 한국은 두 개의 플랫폼에 모두 발을 딛고 있는 모양새이다. 이러한 상황은 미·중 양국이 우호관계를 유지할 경우에는 기회이지만 지금처럼 갈등이 깊어가는 시절에는 딜레마가 된다.
따라서 기업들이 벌이는 디지털 플랫폼 경쟁의 양상이 좀 더 광범위하고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경쟁의 성격 자체가 지정학적 사안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부적으로 선택의 압박이 가해져 오기 전에 시급하게 우리나라 위치에서 발휘해야 할 적극적인 역할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할 때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