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비즈온 이호선 기자]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전 세계 국가들은 석탄발전 퇴출이 탄소중립의 최우선 선결 과제인 상황에서 석탄발전을 축소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오히려 신규 석탄발전이 늘어나며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후솔루션이 글로벌에너지모니터(GEM),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 E3G, 시에라클럽, 키코네트워크 등 9개 글로벌 기후에너지단체와 함께 지난해 전 세계 석탄발전 추이를 분석한 보고서 ‘석탄의 경제 대전환 2022' 전 세계 석탄발전소 추이 조사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작년 말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석탄발전의 ‘단계적 감축’에 동의하면서 탈석탄 및 발전부문의 배출량 감축을 위한 전 세계적인 노력의 돌파구를 찾았다고 평가했다.
G20 회원국 모두 지원 중단을 약속하면서 해외 신규 석탄발전소에 금융제공을 하겠다는 공적 금융지원이 앞으로 없을 것이라는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석탄발전 퇴출까지는 갈 길이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서는 2021년 가동 중인 석탄 설비는 오히려 전년 대비 9% 상승(18.2GW)했다고 밝혔다.
신규 석탄발전을 늘리며 전 세계 석탄발전 추이를 순 증가로 돌린 국가는 중국, 인도, 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들이다. 특히 한국은 지난해 신서천과 고성하이화력발전소 가동을 시작해 신규 석탄 용량 3.1GW를 늘리며 중국 (25.2GW)과 인도(6.4GW)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신규 석탄설비를 늘린 상위 5개 국가 중 유일한 OECD 회원국인 한국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와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의 연구에 따라 2030년까지 탈석탄 달성을 요구받고 있다.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선진국 반열에 오르며 더 엄격한 탈석탄 목표를 요구받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오히려 신규 석탄발전소를 늘린 것이다.
보고서는 “선진국에서 다른 국가를 도와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을 중단하고 석탄 전환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하는 시점에 다수 국가들은 기후과학이 요구하는 기한을 훨씬 넘어서까지 석탄발전소를 가동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불확실하고 고비용인 ‘청정 석탄’ 기술에 대한 헛된 약속에 매달리고 있다”며 한국을 비롯해 석탄발전소 폐쇄에 미진한 국가를 비판했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 79개국에서 2400개 이상의 석탄화력발전소가 가동 중이다. 총용량은 2100GW에 달한다. 189개 이상의 발전소에서 추가로 176GW의 석탄발전 용량이 건설 중이며 296개 발전소에 280GW가 계획돼 있다.
중국은 마침내 전 세계 총 석탄발전 용량의 절반 이상(52%)을,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약 1/3(37%)을 차지했다. 2021년 미국의 석탄발전 폐쇄 용량은 2019년 16.1GW에서 2020년 11.6GW, 2021년 6.4GW로 2년 연속 감소했다. 27개 유럽연합 회원국에서 폐쇄한 용량은 12.9GW를 기록했으며 독일(5.8GW), 스페인(1.7GW), 포르투갈(1.9GW)에서 가장 많은 용량이 폐쇄됐다.
기후솔루션 이석영 연구원은 “강릉안인과 삼척화력발전소가 내년과 내후년에 완공될 예정인 가운데, 가동중인 발전소들의폐쇄 계획은 불분명하며탈석탄 공약의 진실성이 우려된다”라며“구체적인 석탄퇴출 일정과 방안을 조속히 구상해야 하며암모니아 혼소나탄소포집(CCS)로 석탄발전소 수명을 연장하려는 시도에서 벗어나 재생에너지 확대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