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비즈온 최유진 기자] 이상기후 현상과 농약 사용 증가가 꿀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전국적으로 벌통 50만 개 이상, 100억 마리가량의 꿀벌이 죽거나 사라졌다고 밝혔다.
한국양봉협회는 최근 ‘월동 봉군(벌무리) 소멸피해 전국 현황’을 집계했다. 조사된 데이터에 따르면 전체 회원 2만 3,697농가 중 17.61%인 4,173농가에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회원의 전체 사육 봉군 227만 6,593군 중 17.15%인 39만 517군에서 벌이 사라진 것이다. 봉군 1개당 약 2만여 마리의 꿀벌이 사는 것을 감안하면 월동기간 동안 78억여 마리가 넘는 벌들이 사라진 것을 추정할 수 있다
양봉업자들과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토종벌은 낭충봉아부패병(애벌레의 소화기관에 바이러스가 침입해 죽는 감염병)의 영향으로 이미 지난 10년간 95%가 사라졌으며, 천연 꿀 생산량 역시 2014년부터 6년간 89%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 여기면서, 해외에서만 접하던 ‘군집 붕괴 현상’(Colony Collapse Disorder)이 한국에서도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그린피스는 밝혔다.
군집 붕괴 현상이란 꿀을 구하러 간 꿀벌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해 여왕벌과 새끼 벌까지 집단으로 죽는 등, 벌통 안에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할 꿀벌 개체 수가 부족해 군집이 무너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 현상의 이유는 응애, 농약, 환경오염 등으로 추정될 뿐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2006년 군집 붕괴 현상으로 미국 벌의 25~40%가 사라지고 세계 각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났다.
◇케나다 대학연구팀, 온도상승에 개체수 감소
케나다의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교 (Simon Fraser University)의 연구팀 은 상승하는 온도는 꿀벌 개체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Innovation Newsnetwork' 가 보도했다.
이 연구는 온도 변화가 지난 120년 동안 대부분의 꿀벌 개체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강수량이나 꽃 자원과 같은 다른 것들에 비해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기온 변화라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1900년에서 2020년 사이에 북미 전역의 46종의 땅벌에 대한 기록이 포함된 기존 데이터 세트를 조사하여, 이를 통해 시간에 집중하는 점유 모델과 환경 요인에 초점을 맞춘 점유 모델을 만들었다.
이것은 과학자들이 종의 발견 장소의 척도인 종의 점유에 대한 기후 및 토지 이용 변수의 영향을 추정할 수 있음을 의미했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총 6종의 땅벌이 감소하고 22종이 증가하고 나머지 18종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산업혁명 이후 1900년에서 2020년 사이에 기온과 강수량이 모두 증가한 것을 관찰결과, 온도 변화는 주로 땅벌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예측했다. 46종 중 37종은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었을 때와 비교할 때 관찰된 온도 변화에서 점유의 더 큰 감소 또는 덜 긍정적인 증가를 나타냈다.
또한 과학자들은 범블비(bumblebee)종 중 9종이 해당 범위 내에서 온도 변화와 관련된 감소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땅벌 종의 약 절반은 강수량이나 꽃 자원의 변화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고 나머지 절반은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온도 변화가 호박벌 군집 구성의 변화를 이끄는 주요 환경 요인이라고 결론지었다.
이 연구는 영국 왕립 학회에서 발행하는 생물학, 과학 저널인 Biology Letters 에 게재 되었다.
꿀벌은 전 세계 식량 재배에 핵심적인 역할을 주는 매개체 이다. 수많은 식물의 꽃가루를 옮기는 꿀벌은 과일과 채소의 생산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며, 이를 사료로 삼는 유제품과 육류의 생산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식물을 원료로 하는 약품과 섬유 등 공산품의 생산에도 영향을 준다.
꿀벌이 사라져 꽃가루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지 못하면 식물이 열매를 맺지 못해, 식량 고갈과 사막화 현상이 발생해 인간의 생존이 위협 당한다. 지금부터라도 꿀벌 개체수 감소를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