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비즈온 김맹근 기자]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헬스케어 산업도 인공지능 의료 기기, 진단/치료 소프트웨어, 건강관리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세부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유망한 산업 분야로 인정받아 많은 기업들의 창업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진단/치료 소프트웨어에서는 IBM Watson이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여 다양한 임상 데이터와 저널 등의 의학정보 데이터를 연계하였으며, 암 진료에 놀라운 성과를 보이고 있다.
데이터의 활용은 4차산업혁명 기술 개발에 필요한 핵심 요소이다. 법제도적 뒷받침이 보다 활발한 데이터 활용을 촉진할 수 있다. 개인건강기록(PHR)은 개인정보보호법, 생명 윤리법 등의 법률에 근거하여 활용된다. 병원에서 발생하는 개인건강기록을 정보의 원 수집 목적인 진료 이외의 용도로 활용할 때는 정보 주체인 개인의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예외사항으로 통계 작성이나 학술 목적으로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활용할 수 있으나,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조치한 후 활용해야 한다. 만약, 데이터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사생활 유출 문제가 발생하면 사용자가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마이데이터(MyData)는 정보 주체의 자기결정권 행사 제도로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는 개인의 정보를 정보 주체가 주도적으로 활용하는 체계이다. 본인 소유의 데이터를 내려 받아 활용하거나 제3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사용 동의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개인의 정보를 필요로 하는 곳에 기탁하고 해당 정보에 기반한 서비스 등으로부터 대가를 제공받을 수도 있다.
정보 주체의 자기결정권으로 데이터가 활용되기 때문에 법 개정이 필요 없으며, 비식별 조치로 인한 정보 손실을 피할 수 있기 때문에 당장 시행이 가능한 제도이다.
미국은 마이데이터 제도를 이미 시행하고 있다. 의료, 교육, 에너지, 환경 분야 등에서 블루버튼, 오렌지버튼, 그린버튼 등의 별칭을 사용하기도 한다. 2020년부터 시행 예정인 일본의 정보유통 인증제는 미국과 비슷하다([그림 2] 참조). 정보유통 인증제는 개인의 의료정보, 금융정보, 통신사용정보 등 다양한 개인의 데이터를 인증 받은 정보유통기관이나 업체에 기탁하여 이들이 대신 유통해 주는 제도이다.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기업은 정보은행이나 정보신탁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정보사용료는 정보은행이나 정보신탁을 통해 정보를 기탁한 정보 주체에게 지급된다. 우리나라도 개인정보 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마이데이터 서비스 실증 시범사업이 추진 중이다. 2019년에 의료, 금융, 유통, 에너지 분야 등에서 8개 과제가 선정되었으며, 이 중 3개 과제가 의료 분야에 해당한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이 주관하는 “의료 마이데이터 플랫폼 및 검진 데이터를 활용한 건강관리 서비스” 과제에서는 건강검진, 처방전 등의 데이터를 이용한 영양 건강 식단 추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브이티더블유가 주관하고 삼성서울병원 등이 참여하는 “응급상황을 위한 개인건강지갑 서비스” 과제는 응급환자가 응급진료기록 및 일상생활 속 건강기록을 보관하고, 진료와 처방에 활용할 수 있는 개인건강지갑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서울대학교병원이 주관하는 “MyHealthData 플랫폼 및 서비스 실증” 과제는 환자가 동의한 개인의료정보 기반의 건강정보 교류 플랫폼과 라이프로그 데이터와 융합한 개인 맞춤 코칭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최근 인공지능 기반의 의료 데이터 구축, 빅데이터 분석, 챗봇 기술이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산업에 있어서도 의료 기관 중심의 진단/치료에서 의료 소비자 중심의 예방/관리로의 헬스케어 패러다임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특히, 최근 도입되기 시작하고 있는 의료 분야 챗봇은 병원에서 필요한 서비스에 맞게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사용자의 질문을 분석하여 사용자의 의도에 적합한 대화를 찾아내고 선택된 대화의 응답을 이용하여 적절한 답변을 생성하는 다양한 기술들을 이용하여 의료 현장에서의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는 국민들이 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국민과 가장 밀접한 서비스이다. 지금 진행 중인 “규제 샌드박스”가 빨리 해결되어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융합 데이터 구축과 이를 기반으로 한 헬스케어 서비스 개발이 조속히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