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시장 선점을 위한 표준화 기술 확보
[디지털비즈온 김맹근 기자]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헬스케어의 구축에서 가장 큰 이슈는 데이터의 공유와 통합이다. 기존의 헬스케어 제품이나 서비스와의 차별점은 서로 다른 시스템 환경에 분산되어 있는 데이터를 통합하고 이를 분석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이전에는 제공하지 못했던 가치가 창출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오래 전부터 병·의원이 EMR 시스템을 개별적으로 도입해 운영해 왔기 때문에 데이터가 표준화된 포맷으로 구축되어 있지 않다. 또한 병·의원 간 데이터를 통합하려 해도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의 부족으로 병원 간 데이터 교류조차 쉽지 않으며, 진료에 활용할 수 있는 다음 단계로의 진입조차 어렵다. 아무리 많은 데이터를 확보한다고 할지라도 표준화가 되지 못해 상호 교류가 어렵다면 분석과 활용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기업 입장에서도 호환성 있는 제품의 사용자가 증가하면 그 제품과 보완성을 갖는 제품의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에 매출 성장과 연관되며, 지배적 표준을 획득한 기업이 시장 주도권을 지배할 수 있는 기회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ICT 기업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기업들도 헬스케어 시장 선점을 위해 관련 기술을 발굴하고 상호운용성 있는 제품을 통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클라우드 도입을 통한 효율적인 데이터 관리
헬스케어 관련 데이터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이와 같은 데이터를 현재의 병원정보시스템이 관리하기에는 너무 많은 비용이 들고 있다. 유전체 데이터, 일상생활 데이터, 환경데이터, 모바일을 통한 데이터 등 환자 정보량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지고 있고, 대부분의 병원이 이와 같은 정보를 감당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클라우드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클라우드는 기존의 병원정보시스템에 비해 훨씬 적은 비용으로 IT 인프라 구축과 관리가 가능하다. 초기 투자 비용이 낮아지고 인건비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대형병원 뿐 아니라 중소 병원과 개원가에서도 클라우드 사용이 가능해진다.
또한 외부 요구사항에 대한 빠른 대응이 가능해지고 진료과 간 협진도 쉬워진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환자의 의료정보와 공유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헬스케어 기업들은 증가하는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클라우드 도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안전한 개인정보 활용을 위한 기반 구축
반면, 의료정보는 다른 어떤 정보에 비해 민감성이 높기 때문에 보안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 모바일 헬스 등 헬스케어 정보 관리 환경이 과거에 비해 개방적으로 변화하면서 헬스케어 데이터를 다루는데 개인정보보호와 보안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민감한 정보를 보다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다양한 ICT 기술들 중에서 특히 개인의 의료·건강 정보의 소유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개인의 진료 정보, 약제 투약정보, 의료진·의료기관 정보, 신체·생체정보, 유전체 정보 등 의료분야 데이터 뿐만 아니라 식이 · 운동 · 수면 · 이동거리 · 운전상태 등 개인의 건강과 관련된 모든 데이터의 기록 · 저장 · 유통에 대한 소유권을 확보함으로써 안전하게 데이터를 활용하여 개인의 건강관리 및 맞춤형 치료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헬스케어 기업들은 민감한 개인 정보를 다루기 위해 상당한 수준의 사이버 보안 역량을 갖출 필요가 있다. 의료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활용하는 과정이 여러 기관과의 협업을 기초로 하고 있기 때문에, 네트워크 보안, 클라우드 보안, 상호 연결된 협업구조 전반의 데이터 보안 등을 위한 사이버 보안 시스템이 선결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의료 서비스의 패러다임이 치료·병원 중심에서 예방·소비자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스마트 헬스케어가 부상하고 있다. 스마트 헬스케어 내에서 데이터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혁신의 핵심으로 중요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헬스케어 생태계 내에서 산업 내 다양한 플레이어들은 헬스케어 내 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데이터를 통해 혁신을 이룰 수 있는 기반 기술을 확보하고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등 전략적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