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서 필자는 과학기술강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과과목의 학교수업시간수의 비중을 최소한 40~50%로 높이고, 초등교사들의 이공계 과목수업이수 비중을 높이며, 중등과학교사들의 중학교에서의 통합적인 과학과 교수능력을 키워야 하고, 여학생들의 과학기술분야로의 진출을 더 늘려야 한다고 하였다.
즉 전체 국민의 일반적인 과학기술소양을 높여야, 과학기술공학을 전문적으로 학습하지 않는 분들의 이에 대한 이해와 호의적 지원이 가능해진다. 그렇지 않으면 광우병, 천성산 도롱뇽, 탈원전 등 비과학적 주술적 신념이 나라를 뒤흔들게 된다.
저명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한국의 학생들은 미래에 있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서 하루 15시간 동안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공부하고 있다.”고 일갈하였다. 아마 그가 생각한 미래는 제3의 물결인 정보화세계, 디지털세계였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산업화에서 뒤졌으나 정보화에서 앞섰고, 정보화에서 앞섰으나 AI, 메타버스에서는 뒤지고 있다는 탄식이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사농공상(士農工商)에서 현대자본주의 사회의 직업적 기회는 '공상'에 훨씬 더 많다. 그런데도 정부는 공무원을 늘려준다고 하면서 엉뚱한 '사'의 길로 청소년들을 유도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저명인사는 인문과 예술이 AI를 대체할 수 있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한다.
문과생 상당수는 대학에 들어와 고교 때부터 걸은 전공 선택을 후회한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대학 졸업 후에 전공한 것과 다른 분야에서 직업을 얻는 경우는 우리나라가 OECD국가들 중에서 가장 높아서 절반이나 된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일반국민들의 과학기술적 소양이 요구되면서, 나아가 특수 전문 직업기술 측면에서 이공계 학습 비중을 높여야 할 것이다.

1990년대 미국이 중국에 호의적이었을 때 대학원 석?박사과정 중국유학생 99%는 이공계였다. 중국의 정치지도자들도 상당수 이공계 출신이다.
오늘날 중국이 미국과 패권을 다투겠다고 나선 것도 과학기술공학의 힘을 축적한 덕분이다. 미국 스탠포드대학의 컴퓨터학과 정원은 2008년 141명에서 2019년 700명으로 늘어났고, 같은 기간 서울대학은 15년째 55명이었다가 2019년 70명으로 늘었다.
스탠포드대학은 실리콘 밸리가 서울대 인근 신림동과 노량진은 고시촌으로 성시를 이룬다. 안타까운 장면이다.
청년실업을 줄이고, 국가부강의 길은 과학기술공학에 있다. 무엇보다 대학졸업자의 80%이상을 이공계 출신으로 바꾸어야 한다. 복수전공의 의무화를 통해, 입학한 제1전공이 문과 혹은 예체능이라고 해도, 제2전공을 통해 이공계 전공과 융합을 통해 그 배출비율을 높여야 한다.
즉 초중등학교를 비롯하여 대학공부도 경험과학적?실사구시적으로 사실과 과학에 기초해야 한다. 나라 앞날을 위해 초중등학교와 대학교육을 바꾸어야, 나라의 산업만 아니라 '떼법'을 일삼는 시민단체도 과학기술적으로 바뀔 수 있다.
필자: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