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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책”… 사회적 가치와 혁신

정부의 정책 및 정책 연구… 사회적 가치의 이해
사회적 가치 판단 기준 정립을 위한 방향

  • Editor. 김맹근 기자
  • 입력 2023.04.20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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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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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비즈온 김맹근 기자] 최근 혁신 정책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개념 중 하나가 ‘사회적 가치’이다. 특히 사회문제 대응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혁신 전략에 대한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혁신 정책에서 보였던 ‘경제적 성과 중심주의’는 단기에 경제적 성과를 창출하기 어려운 ‘파괴적(disruptive)’ 혁신의 시도를 위축하는 결과를 낳을 우려가 있다.

정부의 정책 및 정책 연구… 사회적 가치의 이해

따라서 STEPI에 따르면, 정부의 주요 계획이나 사업, 그리고 정책 연구에서 나타나는 사회적 가치는 주로 2017년 입법화된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 관한 기본법안’(이하, 사회적 가치 기본법) 및 행정안전부의 정의를 통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7년 해당 법안이 발의되었을 당시나 그 이후 행안부의 「사회적 가치의 이해」와 같은 자료에서는 사회적 가치 개념이 ‘국민의 사회권’과 같은 추상적인 최상위 개념으로 인식된다.

사회문제 대응을 목적으로 하는 정부의 정책 사업에서는 주로 ‘사회적 가치’가 지역의 사회적 경제조직의 참여를 통해 또는 시민의 참여를 통해 창출되는 것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사회적 가치를 위한 사업화 지원이 강조되고 있다. 연구·개발(R&D) 성과물 의 사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소위 ‘사업화 지원 전략’이 강구 되고, 소비자에게는 구매 지원, 공급자(개발자 및 생산자)에 게는 공공구매나 조달이 효과적인 정책 수단으로 제시되고 있다.

‘제4차 과학기술기본계획’에서는 미래사회에서 중요시하는 사회적 가치를 도출하였는데, 환경 친화적 기술 개발을 통한 지속가능성 중시, 의·생명공학 분야의 성·젠더 차이를 고려한 연구·개발 확 산, 공정무역,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중시하는 소비 확대 등이다. 또한 과학기술정책은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연구·개발과 시스템 구축을 지원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반성적 고찰

기존의 과학기술정책 및 사회문제 대응과 관련한 사업에서 나타나는 사회적 가치 개념의 적용 방식은 두 가지 특징이 있다. 하나는 사회적 가치 개념을 13개의 하위 개념으로 파편화 하고 각 하위 개념에 부합하는 기술을 매치하는 방식 이다. 이때 사회적 가치 개념은 R&D 투자 전략 수립을 위한 도구적 개념으로 활용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다른 특징은 사회적 가치가 혁신 기술이나 제품이 실용화될 때 비로소 ‘창출’되는 것으로 인식하는 점이다. 이러한 인식의 결과물로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사업화 지원’이 연구·개발 지원과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이때 사회적 가치는 혁신 과정에 내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 존재하며, 혁신의 결과물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사회적 가치와 혁신에서 중요한 것은 개인의 가치가 아닌 ‘사회적’ 가치를 판별하여 혁신의 방향을 설정하고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다. 사회적 가치는 모든 사회 구성원이 실현되기를 희망하는 정책 의제이며, 인류가 처한 지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대적 전환의 노력이기도 하다.

‘사회적 가치’ 판단 기준 정립을 위한 방향

혁신의 사회적 가치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 다시 말해 얼마 나 ‘사회적으로’ 수용될 수 있는 가치를 지닌 기술이나 제품인 지를 판단하는 기준을 정립하기 위한 방법론은 다양할 것이 나, 대표적인 방법론으로 기술영향평가와 실증을 들 수 있다.

사회문제 대응을 위한 실증은 ‘과학기술적 연구’ 작업일 뿐만 아니라, 정부와 이해관계자들 간 정치적 해법이 모색되어야 하는 ‘정치적’ 과업이다. 예를 들어, 돌봄로봇 개발 사업에서는 신기술 개발 그 자체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개발 성과물을 실제 현장에 적용하고 제도를 개선하고자 한다.

이는 돌봄이 이루어지는 가정, 시설 등의 환경 개선과 돌봄 방식 전환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계 획이 수반되지 않으면 실현될 가능성이 없는 도전이다. 돌봄 노동의 노동 부담 저감을 위한 노동정책, 복지용구나 보조기 기에 대한 공적급여제도 개선을 위한 복지정책, 돌봄서비스와 같은 서비스 영역에서 로봇기업의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중소기업정책 등 다양한 영역의 정책과 실행 계획이 함께 제시되어야 하며,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실현 가능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실증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결론적으로 기존의 과학기술정책 및 관련 사업에서 경제적 가치를 사회적 가치와 구별하고, 사회적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보인다. 그러나 사회적 가치를 담지한 기술을 구별해 내겠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로 보인다.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는 혁신과 ‘경제적 가치’를 우선순 위에 두었던 혁신은 기술이 기획, 개발되는 과정이나 성과물 활용 과정이 서로 다르다. 사회적 가치 지향의 혁신이 성립하는 가장 큰 전제조건은 혁신의 목표가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것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책 수립에서도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와 함께 ‘무엇을 선택하지 않아야 하는가’의 문제 도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정부나 정책 기조에 따라 사전적으로 정의된 도전 영역에 대해 어떻게 하면 연관성이 높은 기술을 발굴해 사업화하는 데 성공할 것인가 하는 질문을 쫓아가는 데 주력해 왔던 것 같다.

앞으로는 도전을 위해 동원해야 할 기술적·사회적 자원이 현재 결합된 방식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통해 ‘배제된’ 사회적 가치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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