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비즈온 이호선 기자] 러시아의 화석연료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기후위기를 가속화 하고 우크라이나 침공의 자금줄이 된다는 우려와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금융기관도 러시아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를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기후솔루션, 환경운동연합, 전쟁없는세상, 청년기후긴급행동은 6일 서울 종로구 미래에셋자산운용 본사 앞에서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의 화석연료에 투자 중인 미래에셋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국민연금을 비판하며 투자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국민연금은 러시아 화석연료에 투자하고 있는 대표적인 금융기관이다. 미래에셋그룹, 키움투자자산운용, 국민연금은 지난해 러시아의 화석연료 기업의 주식을 각각 162억원, 230억원 그리고 101억원 가량 씩 보유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여전히 탈석탄 선언을 하지 않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탈석탄 선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양한 석탄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들 단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미래에셋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국민연금에 러시아 화석연료 투자 중단을 요구했다. 또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은 탈석탄 선언을 하고 국내외 모든 석탄 투자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3개 금융기관을 포함한 국내 모든 금융기관에는 종합적이고 즉각적인 탈석탄 정책의 수립과 이행을 통해 화석연료 금융을 녹색금융으로 전환을 당부했다.
우크라이나인 커뮤니티를 대변하기 위해 참석한 디미트로 비씨는 “러시아 화석연료에 투자하는 것은 곧 러시아발 전쟁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러시아 화석연료 생산을 늘리는 것이 곧 우크라이나인들의 사망자 수를 늘리는 것”이라며 러시아 화석연료 투자 중단에 지지 의견을 전했다.
연대발언에서 전쟁없는세상 이용석 활동가는 “우리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는 전쟁과 화석연료가 맺고 있는 끈끈한 관계를 직시해야 한다”며 “푸틴의 자금줄이 되는 화석연료 산업에 투자를 한다면 전쟁을 방관하는 것을 넘어서 전쟁범죄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기후긴급행동 오지혁 공동대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는 기후위기 대응과 평화 유지가 동시에 실현돼야 하는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며 “한국 금융기관들은 지금 당장 러시아 화석연료 기업에 대한 투자를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 이지언 활동가는 “러시아 침공 전쟁의 자금처 역할을 하는 화석연료 산업으로부터 탈피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노력하고 있지만 한국은 수수방관하고 있다”며 “한국 금융기관은 전쟁과 기후위기의 연료인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투자를 당장 중단하고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의 배후에는 러시아 화석연료에 투입되는 막대한 해외 자금이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같은 자금 흐름에 경각심을 느낀 블랙록, 노르웨이 국부펀드 등 해외 주요 금융기관부터 국제 에너지 기업 쉘까지 러시아 화석연료 산업에서 손을 떼고 있다. 반면 국내 금융기관들은 러시아 화석연료 투자에 별다른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다.
러시아 화석연료 투자는 기후위기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국제 불안과 화석연료 가격이 치솟고 이를 통해 국제사회의 에너지 전환과 기후위기 대응 기조를 주춤하게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지난 3 월 러시아에 대한 고강도 추가 경제 제재안을 발표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EU는 러시아를 더욱 고립시키기 위해서 4번째 대러시아 경제 제재를 단행했다.
EU는 러시아산 철과 철강 부문 수입을 막고, 러시아 고위층에 타격을 주기 위해 유럽산 명품의 러시아 수출을 금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