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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훈의 과학서평]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 Editor. 이호선 기자
  • 입력 2021.11.07 11:44
  • 수정 2022.04.25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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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맛을 좋아하는 인간은 설탕과 액상과당도 탐닉한다. 과거 미국인들은 설탕을 대량으로 사서 가정에서 음식을 만드는데 썼지만 지금은 주로 업체에서 만드는 간편식을 통해 설탕을 섭취한다.

1970년 주당 450그램의 당분을 간편식을 통해 섭취했지만 2004년엔 주당 700그램으로 섭취가 늘었다. 1977년 하루 건너 한 캔이던 당분음료의 섭취도 2000년대 들어 17시간 한 캔으로 늘어났다. 미국인의 소모 칼로리 10%가 당분음료에서 나올 정도다.

설탕에서 액상과당으로 당분이 전환된건 1972년 소련 우크라이나 지역의 대 가뭄으로 사탕무 농사가 망한 것과 1974년 카리브해 열대폭풍으로 사탕수수 농장도 타격을 크게 입은 것고 관련한다. 업체들은 액상과당에 주목함으로써 이 위기를 돌파했고 그 이후로는 액상과당의 시대가 되었다. 액상과당은 미국은 섭취 당분은 1/3을 차지한다.

설탕은 산과 섞이면 가수분해하고 맛이 이상해지며 갈변하지만 액상과당은 늘 액체상태이고 안정적이며 액체이기에 다른 것에 첨가하기도 매우 좋다. 현재 인간은 설탕과 액상과당의 과다 섭취로 음식물 소비가 줄었고, 일반 음식물의 무려 40%가 쓰레기로 전락하게 되었다.

늘어난 인간은 많아진 가축처럼 자신의 분뇨로 환경을 오염시킨다. 거기에 인간은 각종 쓰레기도 만들어낸다. 성인은 매주 1kg의 대변과 15kg의 소변을 만들어낸다. 세계 인구가 80억이란걸 감안하면 엄청난 숫자일 것이다. 인구증가와 음식물 섭취 증가로 배설물의 양은 크게 늘었는데 사실 정화장치만 괜찮다면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세계 인구의 20%는 배설물 정화장치가 없는 곳에서 거주하며 10억의 인구는 오염물을 완전히 걸러낸 음용수가 없다. 인간 배설물과 음식물 쓰레기, 각종 유기물 쓰레기는 매년 8천만 톤이 생겨나며 OECD모든 국가는 이 폐기물 양이 1억 5천만톤이고 전 세계 합산은 4억 톤이다.

특히, 음식물은 먹고 남기는 것 외에도 크고 작다고 버려지고, 운반중 소실되며, 우유와 고기는 유통과정 및 판매단계에서 상하고 썩어서 버려진다. 미국 수퍼에서 1/7의 신선식품이 버려지며 이중 버려진 과일채소의 양은 연간 아프리카 필요량에 달하고, 버려진 곡물의 양은 연간 인도에서 필요한 양에 달한다.

에너지 사용량도 엄청나다. 전기 사용량은 50년 전에 비해 4배가 늘어났다. 미국은 전 세계 에너지의 15%, 전기 에너지의 20%를 쓴다. 미국의 전 세계 대비 인구비중은 4%다. 현재 전 세계에는 10억대의 자동차가 있고 교통수단중 비교적 에너지 절약형인 철도는 전 세계적으로 인구가 늘고 도시가 더욱 커졌음에도 쇠퇴하고 있다.

미국에선 자동차가 매년 600만대가 팔리는데 2017년 자동차의 수가 인구수보다 50%나 더 많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미국인은 겨우 5%다. 과거 자동차는 오일쇼크를 겪으며 에너지 효율이 무척 좋아졌다. 하지만 1980년대부터 미니벤이나 SUV, 픽업트럭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졌고, 통근거리도 무척 길어지면서 이 효과가 완전히 상쇄되었다.

미국과 유럽연합, 브라질은 식량으로 에너지를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이 또한 매우 낭비다. 만드는 과정에서 채산성이 떨어져 미국은 무려 400억 달러의 보조금은 농부에게 지급한다. 미국은 옥수수 기반 에탄올을 , 브라질은 사탕수수 기반 에탄올을 유럽연합은 대두와 카놀라유 기반의 바이오 디젤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생산량도 매우 적어 미국은 겨우 6일치, 브라질은 3주, 유럽연합은 고작 3일치의 화석연료 대체효과가 있다. 바이오 연료는 육류만큼 낭비가 커서 1kg의 바이오 연료를 위해 무려 20kg의 사탕수수가 필요하다. 이들은 그럼에도 바이오 연료를 만드는 것은 위기나 안보상의 대비 때문이다.

이 책은 언급한 것 외에도 지구 온난화, 세계적 발전 등 인류가 풍요의 대가로 지출한 많은 손익계산서를 담담하게 서술한다. 책의 말미엔 잊을까봐 이를 한문장 한문장 두 페이지에 걸쳐 정리해놓았는데 이게 더 극적이다. 이미 선진국의 일원으로 환경을 적극 파괴하고 과소비하는 우리 입장에선 꼭 봐야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부수고 쓴건 일부지만 그걸 치우고 피해를 보는 건 전체이며, 역시 부수고 쓴건 먼저 태어난 사람이지만 이를 해결하고 감당해야하는 것은 나중에 태어날 사람이기 때문이다.

서평필자:이창훈

여주 북내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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