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기후단체 회원들이 다음달 대선을 앞두고 기후위기만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개최해줄 것을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에 요구했다.
'청년기후단체네트워크 플랜제로(Plan 0)'는 대선 전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법정 토론회에서 최소 한 번은 기후위기 단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할 것을 요청하는 '2040기후중립청년제안'을 위원회로 보냈다고 밝혔다.
이에 플랜제로는 2월 14일 월요일 오전 11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있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악청사 앞에서 기후위기 원포인트 토론회 개최를 요구하는 '2030 청년세대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현재 수준으로 전세계 국가들이 온실가스를 배출할 경우 7년 이내에 회복 불가능한 상황에 놓일 것을 경고한 바 있다며, 앞으로의 5년을 이끌 다음 대통령을 뽑는 데 기후위기 정책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해 말부터 기후위기를 주제로 한 방송토론회를 열어 시민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등 주요 4명 후보 캠프와 방송사 등과 소통하며 토론회가 열릴 수 있도록 물밑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지난 2번의 종합토론회에서 기후위기만을 주제로 하는 토론은 없자,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에서 주관하는 법정 토론회에서라도 기후위기를 주제로 토론이 이어질 수 있도록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기자회견에서는 첫번째 자유발언을 한 그린피스 양연호 캠페이너는 “기후위기는 우리 경제의 생사를 좌우할 국가 생존의 문제”라며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대한민국이 기후위기에 대응을 위한 에너지 대전환을 서두르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 기후위기 대응과 이에 대한 공론화는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에서 규정한 국가와 공영방송의 책무라고 전했다.
두번째 자유발언을 한 2022대선대응청년행동의 '박곰' 대선 가상후보는 “청년들의 안정적인 삶을 보장하기 위해서 기후위기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며, 후보 간의 소모적인 논쟁이 아니라 실질적인 정책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기후위기 원포인트 토론회 개최를 촉구했다.
이번 기자회견의 선언문을 낭독한 신현우 활동가는 “기후위기는 국민의 생존과 연계되어 있으며, 돌이킬 수 없는 기후 재난을 막기 위해서는 향후 5년이 가장 중요한 골든 타임”이라며 .기후위기라는 의제는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 대한 정책까지 다룰 수 있어, 대선 후보의 비전과 정책을 검증하기 위한 토론 주제로 매우 적합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황인철 기후위기비상행동 집행위원장은 “전국 곳곳의 기후위기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노동자, 농민, 주민들의 목소리가 지속가능하고 정의로운 사회로의 전환을 이룰 수 있는 힘”이라며 “대선은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비전이 논의되는 장이 되어야 하는데, 비전과 정책은 실종되고 선거 주인인 유권자의 목소리는 외면받고 있다”고 말했다.
◇기후위기 대선 토론회 요청 공개 서한
안녕하십니까? 존경하는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위원장 및 위원 여러분.
저희는 기후위기 이해 당사자들인 2030세대 청년기후단체 간 연대 네트워크인 플랜제로(Plan 0)입니다.
저희는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법정 토론회에서 최소 한 번 기후위기 단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할 것을 요청드리기 위해 본 서한을 위원장님과 위원님들께 보냅니다.
세계가 극심한 기후재난으로 고통받는 지금, 향후 5년 동안 대한민국의 국정 전반을 책임질 행정부 수반을 뽑는 제 20대 대통령 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2030 청년세대는 지금까지 치러진 그 어떤 대선과도 다르게 '생존과 멸종'의 위기의식으로 이번 선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전 세계가 지금처럼 탄소배출을 할 경우 7년 이내에 회복 불가능한 위험에 넘어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따라서 돌이킬 수 없는 기후 재난을 막기 위해서는 향후 5년이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Golden Time)이며,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차기 대선 후보들의 비전과 구체적인 정책 전략이 반드시 검증되어야 합니다. 플랜제로에서 기후토론회를 요청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번째로 기후위기는 국민의 생존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기후위기는 더 이상 자연환경 문제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닌 우리나라의 경제 체제를 위협하고 사회, 정치, 국가 안보까지 영향을 미치는 핵심적인 안건 사항입니다.
2030 청년들은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나라가 산업 대전환에 미처 대응하지 못해 일자리를 잃게 될까 심히 우려스럽습니다. 기후 재난에 맞서 시민의 안위를 책임지는 사회 안전망과 복지 정책을 논의하지 않는 모습은 결혼과 출산까지 망설이게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내 행정·정책 전문가 100인을 대상으로 '차기 정부가 추진해야 할 핵심 과제'를 조사한 결과 1위는 기후변화와 에너지로 집계되었습니다. 또 '대선캠프와의 과학정책 대화'에서 과학기술계 전문가들이 발표한 '대통령을 위한 열 가지 과학질문' 역시 첫 질문으로 '기후위기로부터 한반도를 구하기 위한 계획은 무엇입니까?'가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2030 청년세대뿐 아니라 전문가들도 우리 모두의 생존을 보장할 기후위기 정책을 논의할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시사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나는 대선에서 나와 정치적 성향이 달라도 기후위기 해결에 앞장서는 후보가 있다면 지지하겠다'가 38.8%, '나에게는 이번 대선에서 다른 어떤 공약보다 기후위기 공약이 중요하다'는 비율이 36.8%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기후위기 관련 공약을 지금보다 더 강조하는 후보가 나온다면 그 후보를 지지하거나, 지지 후보를 바꿀 의향이 있나?'라는 질문에 '지지하거나 바꿀 의향이 있다'라는 응답이 30.8%였습니다. 이처럼 기후위기를 제대로 계획하는 대선후보, 대통령에 대한 갈망이 있지만, 이를 다루는 토론회는 여전히 요원합니다.
두번째로 대선 후보자 본인 및 대선 후보 캠프에서 기후 토론회 참여를 직접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11월, 청년기후활동가들과의 만남에서 이재명 후보가 기후 토론회에 참여하겠다고 하였고, 12월에는 안철수 후보가 청년기후활동가들에게 기후 토론회에 참여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심상정 후보는 기후위기 단일 의제 토론회를 해야 한다며 다른 후보들도 함께 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후 플랜제로는 지난 1월 20일 기후대선 실현을 촉구하는 2030 청년세대 긴급 기자회견 이후 주요 4당 대선후보 캠프에 찾아가 기후 토론회에 참여할 것을 요청했고 답변을 받았습니다.
직접 만난 자리에서 이재명 캠프와 심상정 캠프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답변했습니다. 안철수 캠프는 후보자간 일정 조율이 된다면 참석한다고 답변했습니다. 윤석열 캠프에서도 일정상 조율이 가능하고 다른 후보들이 참석한다면 긍정적으로 참석을 검토해보겠다고 답변한 바 있습니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에서는 이러한 시대적 상황과 대한민국 상황, 그리고 각 캠프의 입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기후위기 원포인트 토론회를 개최하는 것을 적극 검토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기후위기라는 의제는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 대한 정책까지 다룰 수 있어, 대선 후보의 비전과 정책을 검증하기 위한 토론 주제로 매우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대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에 안보·외교·산업·노동·교육·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정책적 준비가 필요합니다.
현대 사회를 움직이는 핵심 동력인 에너지를 전환해야 하며,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기업을 설득·지원해야 합니다. 과거 산업에서 새로운 산업으로 전환함에 따라 발생하는 실업 문제를 완화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교육 부문의 혁신과 국가간의 외교 방향 설정도 필요합니다. 대통령 후보라면 이러한 계획과 의지가 있다는 것을 국민들께 소상히 알려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이 같은 이유로 이미 영국 총선과 미국 대선에서는 기후위기를 단일 주제로 한 TV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 또한 기후위기 대응과 이에 관한 공론화는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에도 규정돼 있는 국가와 공영방송의 책무입니다.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기후토론회를 개최하고 세부 의제를 선정해 주실 것을 강력히 요청드립니다.
현재 전세계를 마비시키고 있는 코로나19 같이, 수많은 바이러스의 발생을 전문가들은 환경파괴의 폐해로 보고 있습니다. 이처럼 기후위기는 미래세대만의 문제가 아닌 당장 우리가 당면한 현실입니다.
2030 청년세대들의 미래뿐 아니라 오늘날 우리의 생존과 안전을 위해 귀 위원회가 기후위기 단일 의제 토론회가 가능하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실 것을 다시 한 번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귀 위원회의 현명한 판단이 우리나라가 기후위기 대응을 책임질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인 향후 5년을 슬기롭게 활용하는데 바람직한 길잡이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청년기후단체 네트워크 플랜제로(Plan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