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기연구원 KERI (Korea Electrotechnology Research Institute)은 1976년설립된 정부출연연구 기관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기타공공기관이다.
연구원은 전기기술 분야의 연구와 시험인증 서비스를 주된 업무로 하며, 전기, 전력, 전기재료, 초전도, 전자의료기기, 광학의료기기 등의 분야의 연구 개발을 중점적으로 추진중에 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원장 명성호)이 30일 세계 세 번째로 개발한 전기차용 탄화규소(SiC) 전력반도체 핵심 기술, 드론과 하늘을 나는 자동차(플라잉카)의 전기엔진 등 전기기술에 바탕을 둔 미래 모빌리티 4대 핵심 기술을 30일 공개했다.
KERI에 따르면, 최근 대부분의 산업과 일상에서 전기가 중심이 되는 일명 '전기화(電氣化, Electrification)'가 가속화되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추진 동력이 기존 화석연료 엔진에서 전기기술 중심으로 변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전 세계 여러 국가들이 관련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치열한 기술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 행사에 소개된 핵심기술은 ▲전기차용 SiC(탄화규소) 전력반도체 ▲전기선박 육상시험소(LBTS) ▲드론·플라잉카용 전기엔진 국산화 ▲액체수소 생산 및 장기 저장기술 등 총 4개다.
SiC 전력반도체는 전류 방향을 조절하고 전력 변환을 제어하는 등 사람의 근육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전기차에서는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연결하는 고성능 인버터에 필수적으로 활용돼 뛰어난 재료 특성을 기반으로 전비 10%를 향상시켜주는 핵심부품이다.
기술 장벽이 높아 선진국 소수 기업들만 독점하고 있었고, 최근 전 세계적 수급난까지 겹쳐 기술 자립이 절실한 상황이었으나, KERI가 국산화 실현을 넘어 공급 부족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초고난도 '트렌치 모스펫(Trench MOSFET)' 기술을 세계 3번째(독일-일본-한국)로 개발하며 주목을 받았다.
전기선박 육상시험소는 명칭 그대로 전기선박을 육상에서 시험하는 장소로, 2015년 국내 최초 그리고 세계 3번째(미국-영국-한국)로 완공된 핵심설비다. 전기선박은 하부에 추진 시스템이 탑재된 후 고장이나 문제가 발생하면 정비가 어렵고, 배를 해체한 후 수정해야 하는 등의 어려움이 있는 분야다.
그러나 KERI의 육상시험소를 통해 사전 성능검증 과정을 수행함으로써 선박 건조기간 단축, 전력화 지연 손실비용 절감 등의 큰 효과를 가져왔고, 그 외 기술수입 대체 및 관련 산업 발전까지 포함하면 5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드론·플라잉카용 전기엔진 국산화는 유·무인 항공기를 기존 화석연료 기반 항공엔진이 아닌, 전기 동력으로 추진시키는 '전동기'와 '발전기'를 국내 최초로 독자 개발한 성과다. 해당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저소음', '안정성', '고비출력' 조건을 모두 성공적으로 달성했고, 그동안 외국산 부품 사용으로 발생했던 안전 및 보안 문제를 국산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게 됐다.
향후 꾸준한 연구를 통해 사람이 탈 수 있을 정도의 안정성을 확보한 10kW급 전동기와 100kW급 발전기를 3년 이내에 개발, 우리나라가 플라잉카 산업의 선두에 설 수 있도록 만든다는 목표다.
액체수소 생산 및 장기 저장기술은 기존 기체(가스) 형태 수소가 가진 폭발 위험성을 해소하고, 미래 수소경제 활성화 및 탄소중립 정책 실현에 크게 기여할 성과로 전망된다.
KERI의 성과는 수소가스를 극저온(-253도)으로 냉각시켜 액체수소를 만들고, 이 수소를 오랜 기간 손실 없이 장기 저장할 수 있는 '제로보일오프(Zero Boil-off)' 기술이다. 수소 저장의 안전성을 높인 이번 기술을 통해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고, 수소의 장거리 이송과 폭넓은 활용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KERI 명성호 원장은 “모빌리티는 우리 국민의 삶과 대한민국 산업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분야이고, 다른 어느 곳보다 '전기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분야”라라면서 “국민과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KERI는 '미래시대 전기화 세상(Electrified World)의 중심 KERI'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국가·사회에 기여하는 파급력 높은 선진기술을 꾸준히 개발하고, 이러한 성과의 혜택을 모두가 함께 누릴 수 있도록 국민 소통과 과학문화 확산에도 힘쓴다는 목표다.
◇ KERI의 주요성과
대전류 아크플라즈마 해석기술
전류에 의해 발생하는 아크플라즈마의 물리적 현상을 수치해석을 이용하여 모의하는 기술로서, 아크에너지, 고온복사열전달, 노즐용삭, 금속증기, 고온 열역학/수송계수 현상을 고려하여 해석을 수행해왔다. 해석결과로서 압력상승, 아크전압, 아크컨덕턴스, 열가스 거동, 온도분포, Post-arc current 및 열가스하에서의 절연내력을 나타냈다.
HVDC 차단기 설계기술
직류 송배전 계통 구성에 있어 계통상의 고장지점을 건전한 계통으로부터 분리하여 직류계통에서 발생될 수 있는 사고에 대한 확산을 방지하고 송배전계통을 보호하기 위한 기술이다.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하는데 많이 적용되는 직류계통과 기존의 교류계통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는 직교류 혼합 계통에서 직류계통의 보호를 위해 활용하고 현재 직류 계통의 활성화에 가장 걸림돌로 되어있는 직류 차단기에 대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영점후 전류 측정기술 및 시스템
전류센서로 Rogowski coil을 사용한 전류측정 장치로서 고해상도와 광 대역 측정범위를 가지고 고압 차단기의 전류 차단 시 아크 전류현상을 측정하기 위한 장치다. 대전류 발생환경에서 강인한 내 잡음성을 가지고 수십kA에서 수십 mA의 영역까지의 측정 범위를 나타내면서 전류 영점 직전의 차단 시 전류현상을 측정가능하다.
변전 설비 온라인 진단 기술
변전 설비(변압기, 차단기, 케이블 등)의 고장을 사전에 예방하는 온라인 진단 기술과 관련된 것으로, 변전 설비에 설치된 센서들로부터 신호를 측정 및 인공지능 기반 알고리즘을 적용 분석하여 변전설비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다.
SF6 Free 친환경 가스차단기 설계기술
배전계통 및 신재생에너지 연계계통에서 자연상태의 가스를 이용하여 SF6 가스를 대체한 친환경 가스 차단기를 개발하였으며, 이를 위해 아크플라즈마 해석기술을 적용했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량에 일조하고, 개폐장치용 가스재료에 대한 기술적 자립을 실현한다.
전력기기의 부분방전 센서 설계 기술
부분방전 측정을 통한 전력기기의 열화진단은 기기 운영의 신뢰성 측면 및 기기의 유지보수나 교체 시기 판정에 있어 핵심기술이며, 본 기술은 GIS, 변압기, 회전기 등에서의 부분방전 신호검출 기술 및 진공차단부에서의 진공도 변화 판별 센서기술을 포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