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전세계 4위 수준이지만,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전체 리테일 시장 규모 대비 이커머스 시장 비중은 한국이 35.8%로 1등을 차지한다. 지난 2020년 온라인 시장 거래액이 161조 원을 가볍게 넘겼고, 올해에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 나갈 전망이다. 한국의 가파른 이커머스 성장이 가능한 데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기업들의 치열한 물류 서비스 경쟁과 혁신을 꼽을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좁은 국토 면적에 비해 많은 인구가 밀집해 있어 신속한 물류 서비스를 통한 혁신성장이 가능하다. 쿠팡과 마켓컬리의 경쟁력인 로켓배송과 샛별배송을 가능하게 한 풀필먼트 서비스는 이제 이커머스 기업들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인프라가 되었다.
이처럼 풀필먼트는 온라인 쇼핑에서 빠른 배송이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되면서 한국에서도 최근 주목 받고 있다. 판매 상품을 물류센터에 미리 가져다 놓으면, 배송 기사가 집하하고, 허브 터미널로 운반해, 서브 터미널 별로 분류하는 과정이 생략되므로, 온라인 플랫폼 상에서 주문이 들어오자마자 바로 배송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쿠팡”의 풀필먼트는 아마존의 물류시스템 FBA(Fulfillment By Amazon, )를 착안해 구성되었으며, 쿠팡에서는 CFS(Coupang Fulfillment Services)로 부른다. 현재 쿠팡은 30개 이상의 도시에서 대규모 물류센터 10여 곳을 포함해 총 100여 곳 이상의 풀필먼트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쿠팡은 2025년까지 전국을 쿠팡 물류센터로부터 10km 이내에 두는 것을 목표로 현재 대구, 광주, 대전, 충북 음성·제천, 경북 김천, 경남 함양 등에 7개의 첨단 물류센터를 추가로 건립 중이다.
또한, 지난 3월 뉴욕 증시 상장 이후 전북 완주, 경남 김해·창원, 충북 청주시에 총 8,000억 원 규모의 대형 물류센터 건립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죠. 이를 통해 쿠팡은 전국을 로켓배송 생활권으로 만드는 한편, 물류센터 인근 지역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마켓플레이스 입점 지원을 하여 판매자들을 대거 유치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마켓컬리”는 2021년 1월 기준 총 4개의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경기 김포시에 오픈한 신선식품 전용 물류센터는 신선 물류센터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이 덕분에 마켓컬리의 일 평균 주문 처리량이 기존 대비 2배 확대될 수 있었다. 이어 마켓컬리는 최근 CJ대한통운과 대전, 세종, 천안 등 충청권 지역을 시작으로 새벽배송 확대에 나섰습니다. 기존에는 서울 등 수도권에만 국한되었다.
올해 하반기에는 영·호남 등 남부권까지 넓히며 새벽배송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장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현재 유일하게 전국 새벽배송 서비스를 하는 쿠팡과의 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마켓컬리는 연내에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상장을 통한 조달 자금은 물류센터와 기술에 투자할 계획이다.
“SSG닷컴”(신세계그룹)은 물류 인프라 확보를 위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NEO) 활용과 이마트 점포를 활용한 P.P(Picking & Packing) 센터를 구축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네오는 용인, 김포 등 3곳에 위치해 있으며, 2024년까지 7개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네오는 신선식품 배송에 특화되었는데, 주문부터 배송에 이르는 과정 중 80% 이상이 자동화 설비로 움직인다. 특히 가장 최근에 건립된 네오003은 베이킹 센터가 구축돼 직접 빵을 구워 판매까지 할 수 있는 온라인스토어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코리아”는 오픈마켓형 풀필먼트 플랫폼인 스마일배송을 운영하고 있다. 스마일배송은 판매자의 제품 보관, 주문 처리, 포장, 배송, 고객 문의 응대 등 일련의 물류 프로세스를 종합적으로 대행해주는 서비스로, 각기 다른 판매 고객 물품을 한꺼번에 취합해 익일 합배송한다. 이베이코리아는 통상 상품가격의 5%를 수수료 수익으로 얻고 있는데, 스마일배송 거래액은 2019년 대비 2020년 약 70% 증가했다.
현재 이베이는 동탄, 백암, 인천 3곳에서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다. 한편, 이베이코리아는 최근 오픈마켓에 입점한 신선식품 판매자의 물류센터에서 바로 상품을 출고하는 방식의 자체 콜드체인의 냉장·냉동·신선식품의 익일 배송 서비스인 셀러플렉스(Seller Flex)도 런칭 했다.
결론적으로 기업들이 풀필먼트 서비스를 강화하려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고객들에게 합리적인 가격 만큼이나 중요한 빠르고 편리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그 이유는 물류가 상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마지막 단계이자, 고객의 재구매 의사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커머스 업계가 물류 전쟁 속에서 살아남는 다는 것은 단순히 비용을 절감하는 차원을 넘어 업계 내 선두주자로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장기적으로 이커머스 업계가 물류를 통해 경쟁 우위를 선점을 위해서는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뿐만 아니라 전 단계인 창고에서의 혁신을 반드시 선행해야 한다. 또한, 점점 개인화하고 보편화된 소비 형태로 성장하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기업들은 풀필먼트 서비스 강화를 통해 새로운 물류 배송 모델을 연구하고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