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비즈온 이은광 기자] 한국YWCA연합회와 한국씨티은행은 11월 23일(목) 서울YWCA강당에서 제21회 한국여성지도자상 시상식을 진행했다. 제21회 한국여성지도자상 대상은 ㈜베어베터 이진희 공동대표에게 돌아갔습니다. 젊은지도자상은 법무법인 원 김보미 변호사가, 특별상은 덴마트한국인진상규명그룹 한분영 공동대표가 수상했다.
원영희 (사)한국YWCA연합회 회장은 시상식에서 “기후위기, 사회적 소외와 갈등이 날로 심화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고 정의, 평화, 생명 사회를 만드는 변화를 이끌어 오신 세 분의 수상자를 축하하며, 창립 101주년을 맞는 한국YWCA도 여성지도력 양성과 사회 참여를 위해 적극 활동하겠다”고 밝혔다.
대상을 수상한 ㈜베어베터 공동대표 이진희 님은 발달장애인이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교육이나 훈련 뿐 아니라, 일자리가 가장 필요하다는 점을 알고 2012년 사회적기업 베어베터를 설립하였다.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라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의 민간 기업은 장애인 직원을 3.1% 이상 의무 고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준수하기 어려운 기업과 ‘연계 고용’ 협약을 통해 발달장애인들이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발달장애 직원 5명으로 시작한 베어베터는 현재 260여명이 넘는 회사로 성장하였다. 이진희 대표는 고용을 넘어서 제과, 화훼, 인쇄, 커피 제조 영역에서 직무와 작업과정을 쉽게 재구성하고 정밀하게 설계하여 발달장애인이 업무에 숙련되고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이렇게 베어베터에서 훈련된 발달장애 직원을 일반기업으로 이직시키기도 하였다.
이진희 대표는 단순히 일자리 창출, 수익 창출이 아닌 발달장애인의 지속적인 고용을 목표로 이들이 편견을 딛고 우리 사회에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
시상식에서 이진희 대표는 “발달장애인 고용은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는데, 베어베터를 운영하며 지금은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이런 변화를 만든 것은 자신의 일자리를 충실하게 지켜나간 발달장애 사원과 이들이 배제되지 않고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동료 직원들이 만든 것이다.
그래서 이 상은 모든 구성원이 받는 상이다. 발달장애 자녀를 키우는 부모로서, 자녀가 자기 힘으로 살아갈 수 있을지 모든 것이 깜깜하고 차갑게 느껴졌다. 베어베터라는 존재가 그런 막막함과 두려움을 가진 후배들과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등대나 이정표와 같은 존재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따뜻한 수상 소감을 밝혔다.
젊은지도자상을 수상한 김보미 님은 법무법인 원, 사단법인 선 변호사로 일하며 기후위기와 환경, 난민, 여성 인권 분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률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김보미 변호사는 베트남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며 기습 시위를 벌인 기후활동가가 기업으로부터 법적 책임을 묻는 청구 소송을 당했을 때, 심각한 기후위기 상황에서 기후활동가들의 시위가 공익적 목적에서 정당성이 있음을 주장하며 기각판결을 이끌어 내었다.
특별상을 수상한 덴마크한국인진상규명그룹(이하 DKRG) 공동대표 한분영 님은 1974년 덴마크로 입양된 후 2002년 한국으로 돌아와 정착했다. 이후 한국의 사회복지 시스템 개선 필요성과 입양인들의 정보 접근 권리 보장 등의 문제를 공론화하며 다양한 해외 입양인 권리 개선 활동을 해왔다.
한분영 대표는 300여명의 해외 입양인과 함께 한국 정부에 불법 입양 및 인권 침해 실태조사와 진실규명을 요구하였으며, 한국의 해외 입양 제도가 인권의 차원에서 개선되어야 할 점을 지적하며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 국내 사회복지 제도 안에서 충분한 지원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한분영 대표는 수상 소감에서 “많은 분들이 해외 입양인의 인권을 포기하지 않고 아낌없이 지원해주셔서 조금이라도 해외 입양인과 가족들의 인권이 향상될 수 있었다. 작년 진실화해위원회가 해외 입양에 대해 조사를 시작하게 되면서 상상할 수 없던 지지와 응원을 받았다.
우리가 활동하고 사회 변화를 바라는 이유는 우리 마음속에 한국이라는 나라가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입양인과 그 가족을 위해, 더불어 해외 입양인 뿐 아니라 오늘날의 한국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서도 계속 활동해 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분영 대표는 덴마크 한국입양인들을 위해 덴마크어로 수상소감을 덧붙이기도 했다.
올해 시상식에서는 특별히 국내 최초 발달장애인 전문연주단체인 “드림위드앙상블”의 클라리넷 공연이 진행되었다.
사회적기업 드림위드앙상블의 이옥주 이사장은 “이진희 대표의 강연을 듣고 마음의 큰 도전을 받아 2015년 발달장애인 전문연주단체를 시작하고, 직업 모델로 만들게 되었다.”고 소개하며, 감동적인 클라리넷 공연으로 시상식의 의미를 더해주었다.
정의, 평화, 생명 사회를 목적으로 하는 (사)한국YWCA연합회가 2003년부터 한국씨티은행의 협력으로 운영하는 한국여성지도자상은 올해로 21회째를 맞으며, 창조와 봉사의 정신을 발휘해 여성지도력 향상에 공헌한 여성지도자에게 대상을, 미래 여성의 역할을 열어가는 50세 이하 여성에게 젊은지도자상을, 문화다양성과 평화, 나눔의 가치를 바탕으로 사회통합 활동을 적극적으로 실천해 온 여성 혹은 단체에게 특별상을 수여해왔다. 최근 역대 수상자로는 제주올레 서명숙 님, 김중미 작가, 김초엽 소설가, 노영선 교수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