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비즈온 이은광 기자] 쌍용자동차가 KG그룹의 가족사로 새롭게 태어났다. 곽재선 쌍용차 회장은 지난 21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2022 자동차인의 밤’ 행사에서 공로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며 “주주총회를 거쳐 사명을 KG모빌리티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국산 자동차 기업 브랜드평판 2022년 9월 빅데이터 분석순위는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르노코리아, 한국지엠 순으로 분석되었다.
영국 자동차 전문 매거진 ‘어니스트 존’이 발표한 ‘2020 어니스트 존 소비자 만족도 평가’에서 포르쉐,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들을 제치고 쌍용차가 4위에 이름을 올리며 3년 연속 브랜드 만족도 평가 TOP 5에 자리했다.
그만큼 브랜드는 회사의 중요한 간판이다. 같은 제품이라 하더라도 독일ㆍ일본ㆍ미국 산이 우리나라 것보다 가격을 50%나 더 높게 받을 수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코트라가 지난 해 21개 국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국가브랜드 맵’ 조사결과이다. 이유는 브랜드 가치의 차이 때문이다.
쌍용차는 1954년 설립된 하동환자동차제작소에 연원을 두고 있다. 이후 1967~1975년에는 신진자동차란 이름을 썼고, 1975~1986년에는 동아자동차였다. 1986년 쌍용그룹이 인수한 뒤 1988년에 쌍용차란 이름을 얻게 됐다.
쌍용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의 안착을 위해 엄청난 손실을 무릅쓰고 그룹 차원으로 자동차 산업 육성에 과감히 투자하였다.
그 결과 벤츠와의 제휴로 기술진보를 이끌어내고 무쏘와 신형 코란도를 출시하여 4륜구동승용차 시장 및 국내 SUV 시장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였고, 고급 승용차 체어맨은 벤츠의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쌍용이 축적해온 기술력과 어우러져 탄생한 최고의 승용차로서 출시 초기 세간에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SUV 전문자동차업체라는 점과 너무 지나친 투자가 1997년 당시 경제위기와 맞물려 심각한 경영난을 불러와 쌍용그룹을 해체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쌍용차는 대우그룹 12개 핵심계열사 워크아웃 대상기업 지정되어 워크아웃을 거쳐 경영정상화 이후 상하이자동차에 인수되었고, 경영난과 차업사태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후 쌍용차는 인도 굴지의 자동차 업체인 마힌드라 & 마힌드라에 인수되었으나, 두 번째 경영난으로 위기를 겪게되어, 2020년 말에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2022년 5월 13일 KG그룹과 파빌리온PE를 인수협상 우선자로 선정했으며 2022년 8월 KG그룹이 인수했다. 지난 8월 KG그룹이 인수하면서 KG그룹이라는 새로운 주인을 맞게 됐다.
KG그룹은 곽 회장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KG그룹은 1954년 설립된 비료회사 경기화학(현 KG케미칼)을 모태로 한다. 곽 회장은 지난 1985년 건설플랜트 업체인 세일기공을 설립한 이후, 법정관리 중이던 경기화학을 인수해서 흑자 전환 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후 업종을 가리지 않고 어려운 기업 환경에 놓인 회사들을 인수합병을 통해 경영 정상화를 이루며 사세를 불려나갔다.
지난 2019년 인수한 KG스틸(옛 동부제철)의 자산이 크게 늘며 다시 대기업집단으로 편입됐다. KG스틸의 지난해 자산규모는 2조7710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2577억원) 대비 5130억원 가량 증가했다.
현재 KG스틸은 그룹 전체 자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해 KG그룹의 매출액은 4조9833억원, 영업이이익은 4733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KG스틸의 매출은 3조3547억원으로 전년(2조3424억원) 보다 1.5배 가량 늘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107억원에서 2969억원으로 무려 3배 가까이 급증했다.
KG케미칼을 필두로 △시화에너지(현 KGETS) △옐로우캡 △제로인 △이데일리 △이니시스 △동부제철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자동차 산업까지 다양한 업종을 영위하는 지금의 KG그룹을 만들었다.
KG그룹은 인수한 기업에 그룹명 ‘KG’를 붙이고 있다. 2003년 경기화학을 인수해 KG케미칼로 바꿨고, 2010년 시화에너지를 인수해 KG ETS로 사명을 변경했다. 동부제철은 KG스틸, 이니시스는 KG이니시스, 모빌리언스는 KG모빌리언스 등으로 각각 사명을 바꿨었다. 쌍용차의 사명 변경도 같은 방향으로 해석된다.
곽 회장은 “쌍용차로 (그대로)할 것인가, 아니면 우리 그룹사의 이름인 KG모빌리티로 갈 것인가 고민했다”면서 “쌍용차라는 이름에 팬덤층이 있지만, 쌍용차에 씌워져 있던 아픈 이미지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걸 택할 것인지 엄청나게 고민했는데, 새로운 이름으로 가기로 결정했다”면서 “모두 다 바꿀 것이다. 앞으로 새로운 차는 KG라는 이름을 붙여서 나올 것”이라고 2022 자동차인의 밤’행사에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