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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전고체전지 음극 제조 기술 선보여"

세계적 학술지 ‘Advanced Science’ 1월호 표지논문 게재
황화물계 전고체전지용 음극 제조 기술
전지 수명 및 안정성 낮추는 원인 ‘리튬 수지상 성장’ 억제

  • Editor. 이호선 기자
  • 입력 2022.01.1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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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vanced Science' 표지논문으로 선정된 KERI의 전고체전지용 음극 제조 기술 연구.(자료=KERI)


한국전기연구원(KERI, 원장 명성호) 전고체전지 연구개발팀(하윤철·김병곤·최홍준 연구원)의 '안정적인 황화물계 전고체전지용 음극 제조 기술' 관련 연구결과가 높은 수준을 인정받아, 국제 저명 학술지에 표지논문(Front Cover)으로 게재됐다.

한국전기연구원 전고체전지 연구개발팀(왼쪽부터 하윤철·김병곤·최홍준 연구원)

'KERI' 자료에 따르면, 전고체전지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기존 가연성의 액체에서 화재나 폭발의 위험성이 낮은 고체로 대체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전고체전지의 음극 소재로 '리튬금속(Li-metal)'이 사용되고 있는데, 문제는 충·방전을 거듭할수록 리튬 표면에 나뭇가지 모양의 형태로 리튬이 자라나는 일명 '수지상(dendrite) 성장'이 발생, 내부 단락을 일으키는 등 전지의 수명과 안정성을 크게 낮추는 원인으로 작용해왔다. 전고체전지의 상용화를 막는 가장 큰 기술적 난제 중 하나였다.

리튬이온전지와 전고체전지 비교.(자료=KERI)


그동안 이를 해결하기 위해 리튬 금속 표면을 화학적으로 처리하는 방법, 리튬 저장용 구조체를 도입하는 방법, 리튬을 다른 물질로 바꾸는 방법과 같은 다양한 시도가 있었으나, 이들 방법은 제작 방법이 매우 복잡하거나 전압이 낮아지는 등 상용화 관점에서 한계를 보였다.

이에 KERI가 찾은 방안은 리튬 친화성 물질인 '은(Ag)'이었다. 연구팀은 리튬과 은을 결합해 합금(alloy)을 형성하면 열역학적으로 안정한 '금속간화합물 상(phase)'을 형성한다는 것을 알아냈고, 이것이 물리적인 보호막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수지상 성장을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황화물계 고체전해질과의 화학적 안정성 또한 향상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대면적으로 제작이 가능한 '롤 프레싱(Roll-pressing)' 방식을 활용해 리튬 포일과 은 포일을 물리적으로 결합시켰고, 다양한 전기화학 평가와 'X선 광전자 분광기(X-ray Photoelectron Spectroscopy) 분석', 'X-ray 단층촬영(tomography)' 등 여러 검증을 통해 '은-리튬 합금 음극'을 적용한 전고체 셀이 140 사이클 이상의 충·방전 수명 특성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전지 사이클은 실사용 혹은 상품 가치를 가질 수 있는 충·방전 횟수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300회의 사이클은 300회 이상 충전을 하고 나면 총 에너지 용량의 절반 이하가 사라져 상품 가치를 잃게 된다. 또한 주행 거리에 민감한 전기차는 전체 용량의 20%만 닳아도 전지를 교체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상용화된 리튬이온전지가 통상 300회 이상의 사이클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KERI의 기술은 전고체전지가 가진 상용화 난제 해결에 한 걸음 다가선 의미 있는 성과라고 할 수 있다.

KERI 김병곤 박사는 “음극은 전지의 성능과 수명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많은 양의 리튬을 가역적으로 저장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우리의 기술은 리튬이 가진 높은 셀 전압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인 수지상 성장은 억제함은 물론 대면적으로 음극을 제조해 활용성을 크게 높인 획기적인 성과”라고 말했다.

해당 연구결과는 저널인용지표(JCR) 상위 5.3%의 재료과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IF 16.806)' 1월호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방향을 살려, 리튬 친화성 물질인 은의 양을 최적화하는 방법, 또는 은을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을 탐색하는 등 가격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를 대면적에도 적용해 안정적으로 구동 가능한 시제품(prototype) 셀도 개발한다는 목표다.

한편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정부출연연구 기관이다. 1976년 국가공인시험기관으로서 첫 출발한 이후 2020년 기관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획득하는 등 최고 수준의 전기전문연구기관이자 과학기술계 대표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성장했다.

KERI는 실현 가능하면서도 대규모 파급효과가 기대되는 연구과제를 집중 선정하여 국가사회에 기여하는 대형 성과창출을 위해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중심 연구분야는 전력망 및 신재생에너지, 초고압직류송전(HVDC), 전기물리 연구 및 산업응용 기술, 나노신소재 및 배터리, 전기기술 기반 융합형 의료기기 등이다. 그동안 △765kV 초고압 전력설비 국산화 △차세대 전력계통운영시스템(EMS) △원전 계측제어 시스템(I&C) △한국형 배전자동화(KODAS) 기술 △펨토초 레이저 광원 기술 △고출력 EMP 보호용 핵심소자 기술 △전기차용 탄화규소(SiC) 전력반도체 기술 △고압직류송전(HVDC)용 직류차단기 기술 등 공공의 이익과 관련된 분야에서 선진국들과 경쟁이 가능하고 업계가 주목하는 대형 원천기술들을 확보하는 한편, 산업계 기술이전을 통해 국가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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