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마스를 앞둔 12월 21일, 밤하늘에서 '환상의 듀엣 우주쇼'가 일어난다. 황혼의 하늘을 바라 보면 태양계의 두 밝은 행성 목성과 토성이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21일 일몰(오후 5시17분) 직후 남서쪽 낮은 하늘에서 목성과 토성은 둘 사이 간격이 0.1도에 불과할 정도로 근접한다. 이때부터 약 1시간20여분이 가장 관측하기 좋은 시간이다.
천문연은 “둘이 너무 가까워서 마치 붙어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두 천체는 실제로는 6억km 이상 떨어져 있다. 맨눈으로 보면 두 천체가 완전히 하나로 합쳐져 보이지만, 망원경으로 보면 눈사람의 몸체와 머리처럼 명확히 구분해 보인다. 7시가 넘어가면 두 천체도 지평선 너머로 사라진다.
미국 라이스대학 천문학자 패트릭 하티건 교수는 천문우주잡지 '스카이 앤드 텔레스코프'(Sky & Telescope)에서 “목성과 토성이 나란히 정렬하는 현상은 20년에 한 번 정도로 일어나지만 두 행성이 이번처럼 합쳐져 보일 정도로 접근한 것은 1623년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목성과 토성은 여름 이후 서로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오는 16일부터 성탄절인 25일까지 두 행성은 매일 밤 가장 가까이 근접했을 때 거리가 보름달 지름보다 가까워지게 된다.

하티건 교수는 “21일에는 두 행성이 보름달 지름의 5분의 1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게 된다”며 “망원경으로 관측하는 사람들은 이날 목성과 토성은 물론 두 행성에 딸린 큰 달들을 한 시야에서 관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목성과 토성의 천문쇼는 특수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관찰 할수있다.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남서의 방향을 보는 것만으로 좋다. 천체 망원경을 들여다 볼 수 있다면, 더욱 자세히 관찰할수 있다. 일반 아마추어의 관측 장치에서 두 행성이 동시에 시야에 들어온다. 목성과 4개의 밝은 위성, 그리고 고리를 가진 토성을 한꺼번에 관찰 할 수있다는 것이 관전포인트다.
조재일 국립과천과학관 천문학 박사는 "이번 대근접은 우리 일생에서 단 한 번뿐인 관측 기회"라며 "4세기만 펼쳐지는 이번 '우주쇼'를 밖에서 직접 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