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비즈온 김맹근 기자] 인공지능은 1956년 존 매카시(John McCarthy)가 처음 인공지능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후 황금기와 침체기를 여러 번 거치며 진화해왔다. 인공지능의 암흑기 혹은 겨울은 인공지능이 충분한 상업적 결과를 얻지 못해, 인공지능에 관한 투자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인공지능이 탄생한 이래 현재까지 두 번의 암흑기가 도래한 것으로 본다. 많은 전문가들은 2017년 이후 인공지능의 제3의 암흑기가 도래할 것으로 예측하였다. 제3의 암흑기 도래를 막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국가에서는 관련 연구에 투자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 관련 연구 동향을 살펴보면 인공지능 연구의 중요한 흐름이었던 기계학습과 신경망 알고리즘이 점차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를 대신해 자기강화학습이 대세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대표적으로 구글의 딥마인드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는 2016년 이세돌과의 대국을 통해 인공지능을 세상에서 다시 주목받게 만드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알파고의 핵심 기술은 딥러닝과 강화학습에 기반하고 있다. 즉, 대량의 바둑 데이터를 학습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천 번의 대국을 자가 학습하며 실력을 향상시키는 한편 환경과 상호작용을 통해 보상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학습 과정을 진화 시켰다.
이러한 알파고 프로젝트는 인공지능의 기술적 가능성을 확인시켜 주면서 자율주행차, 의료 진단, 자연어 처리 등 다양한 분야의 인공지능이 확산하는 데 영향을 주었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자연어 처리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처리하는 기술이다. 자연어 이해, 기계 번역, 질의 응답 시스템, 챗봇 등 자연어 처리를 기반으로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이 개발되면서 인공지능이 우리의 생활에 깊숙이 파고드는 데 더욱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는 chat GPT는 대화형 인공지능 모델로 앞서 언급한 자연어 처리와 자연어 이해에 중점을 둔 방식이다. 사전에 대규모 데이터로 사전 훈련(pre-training)되어 대화형 방식을 통해 사용자 입력에 대한 이해와 응답을 생성하며, 이를 위해서는 자연어 이해, 문맥 이해, 문법, 의미 등 다양한 언어적 요소를 모델링하고 활용해야 하는 특징을 갖는다.
과학기술이 과거 경제성장의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되던 반면 국가 안보 문제와 결합되기 시작하면서 핵심 전략기술의 기술 격차 확대를 위한 정책이 강화되고 있다. 미국의 예를 들면, 국가 안보, 경제, 사회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을 핵심 신흥기술(C&ET)로 설정하여 국가적 차원의 기술 확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구개발, 인력, 투자, 지재권, 기술보안, 규제, 행정, 표준, 거버넌스, 외교, 통상, 국제협력, 공급망 관리 등 모든 분야의 정책 수단을 총망라하여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이들 핵심 전략기술 분야로는 인공지능, 바이오테크놀로지, 양자 컴퓨팅, 고급 제조 기술, 사이버 보안분야 등을 들고 있다. 이러한 정책 방향의 전환은 기술 격차를 통해 해당 국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핵심적인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혁신 정책의 방향, 자국의 산업 보호와 지원을 위한 법, 제도적 개선, 무역과 통상 수단을 동원한 자국의 국제적 협상우위 점유 등 기존에는 국제화(globalization)를 통해 기술 개발과 그 혜택을 공유했던 것에서 자국 이익을 제일 가치(nationalism)로 두는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chat GPT 등 초거대 AI의 성공적 안착으로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초거대 AI 시장 선점을 위한 속도전이 과거 대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국내 주요 ICT 기업들 또한 관련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과학 기술이 국가 안보 문제와 결합하면서 인공지능 시장이 글로벌 빅테크에 의해 잠식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이른바AI ‘주권’이 새로운 아젠다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초거대 AI 모델의 개발과 운영에는 대규모 컴퓨팅 자원이 필수적이며, 학습을 위한 데이터 및 자본 등은 신규 진입에 있어 높은 장벽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정부는 ‘초거대 AI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인공지능 기술 및 서비스에 대한 제도적 지원 계획을 밝히기도 하였다.
그러나, 인공지능을 통한 국가 경쟁력 및 주권 확보는 인공지능 모델의 자체 경쟁력 뿐 아니라 인공지능의 활용 및 응용 역량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에서 인공지능의 모델, 생태계, 인프라, 활용 및 확산 방안 등 인공지능 전반에 걸친 개발 전략의 수립이 시급한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