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용의 물류이야기] 일본 EC 업계에 성장 동력이 둔화되는 가운데, 특히 B2C 부문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올해는 중국 초국경 플랫폼 진격, 가격 인상이 어려운 구조적 시스템, AI에 익숙한 소비자 쇼핑 행태 변화로 인해 이전보다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 속 EC 업계가 활로를 찾으려면 '묶음 판매' → '단품 판매' 전환, 소비자 밀착형 관계 구축, 인사이트 기반의 혁신적 사업모델 개발 등 대책이 시급하다.

B2C 부문 위기 직면

일본 경제산업성이 발표한 '2023년도 전자상거래(EC) 시장조사'에 따르면, 'EC화율'1)은 9.38%로 전년 대비 0.25%포인트 상승, 2018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EC로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기업의 증가율도 둔화되는 추세, EC 시장 전체가 정체기에 진입했다.

EC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는 팬데믹 동안의 특수한 상황이 사라지고 물가 상승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 그동안 연휴가 많아 여행과 외식에 소비하는 경향이 두드러졌지만, 동시에 소비자들의 절약 성향이 강화되고 충동구매가 줄면서 전체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중국 초국경 플랫폼 진격 등 악재 산적

2025년 일본 EC 시장은 중국 초국경 플랫폼 진격, 가격 인상이 어려운 구조적 시스템, AI에 익숙한 소비자 쇼핑 행태 변화로 인한 악재가 산적, 이전보다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중국 초국경 플랫폼 진격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무차별적으로 관세를 인상, 중국 초국경 플랫폼이 미국 대신 일본 시장으로 눈길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 미국에서 '소액 관세 면제(800 달러 이하)' 특혜를 활용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온 테무와 쉬인이 일본 시장에 집중함에 따라, 가격이 수백 엔에 불과한 저가 의류와 잡화가 대량 유입, 일본 EC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촉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 인상이 어려운 구조적 시스템) 일본의 주요 인터넷 쇼핑몰인 라쿠텐, 아마존, 야후쇼핑은 판매량이 낮을 경우 검색 결과에서 상위에 노출되지 않는 시스템으로, 원가와 인건비가 상승하면 이익이 감소하고 가격을 인상하면 판매량이 줄어 노출이 더욱 저하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이러한 구조는 EC 업계가 저가 경쟁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올해는 광고 클릭당 단가가 높아지면서 인터넷 쇼핑몰의 이익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묶음 판매' → '단품 판매' 전환 대책 시급

향후 EC 업계가 활로를 찾으려면 '묶음 판매' → '단품 판매' 전환, 소비자 밀착형 관계 구축, 인사이트 기반의 혁신적 사업모델 개발 등 대책이 시급하다. 묶음 판매→ 단품 판매' 전환은 상품 수를 줄이면 제한된 자원을 활용해 더욱 효과적인 판매 페이지를 구성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리뷰를 집중적으로 수집하고, 소비자가 선호하는 상품에 광고 투자를 집중함으로써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몇 년 전만 해도 상품 수를 늘리고 틈새 상품군으로 매출을 올리는 것이 인터넷 쇼핑몰 운영의 정석이었지만, 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소비자들이 페이지를 끝없이 스크롤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졌고 그 결과 틈새 상품을 구매할 기회가 급감했다.

검색 연동형 광고의 증가로 소비자들은 구매 상품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어 단순히 상품의 수를 늘리는 것이 매출 증대에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게 되었으며, 이제 중소 규모의 인터넷 쇼핑몰은 판매할 상품의 범위를 좁히는 운영 방식을 지향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비자 밀착형 관계 구축은 중소 규모의 인터넷 쇼핑몰이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서는 '가성비'보다 '관계성'을 중시하는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 제한된 소득 내에서 생활해야 하는 소비자들은 '매우 저렴한 상품'이나 '아무리 비싸도 꼭 갖고 싶은 상품' 둘 중 하나만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간 가격대의 무명 브랜드 상품은 종종 외면받기 때문에 소비자와의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 이러한 공감 과정을 통해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동영상이 필수적인 요소로,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최적의 도구이다.

인사이트 기반의 혁신적 사업모델 개발은 소비자들의 인터넷 기술이 향상됨에 따라 새로운 검색 키워드가 증가, 지금까지의 검색 키워드는 효용성을 상실한다. 소비자와의 좌담회, 오프라인 매장의 소비자 응대, 소비자 서비스 과정에서의 정보 수집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사용자 인사이트를 발굴, 이를 통해 새로운 검색 키워드, 신상품 아이디어, 기존 상품 개선 등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한다. 검색 횟수가 적은 키워드는 소비자가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잠재적 고민을 반영할 수도, 판매자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문제를 반영할 수도 있으며, 따라서 이러한 키워드를 분석할 필요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