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비즈온 김맹근 기자] 미・중 간 기술 경쟁은 반도체, AI, 양자 등 다양한 첨단기술 분야로 확산 특히, 반도체, AI 등 첨단기술의 경쟁력 확보와 보호는 대외경제 안보의 핵심 이슈로 부각되면서 미국 정부는 대중국 기술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2022년 10월 중국 내 특정 반도체 제조시설(로직칩 16/14nm 이하, 낸드플래시 128단 이상, D램 18nm 이하)에 대한 수출통제 조치를 시행하면서 대중국 수출통제의 범위를 확대했다.
또한, 2023년 8월에는 반도체・인공지능・양자컴퓨팅 등 첨단기술과 관련한 미국 기업의 대중국 투자를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이에, 중국은 미국의 기술제재에 대응하여 수출통제법 등으로 맞대응하고 있으며, 첨단기술에 대한 대외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공급망 구축을 위해 기술자립을 강조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및 첨단기술의 산업생태계와 깊게 연관되어 있는 우리나라는 현재 미・중 경쟁이 대외적 리스크로 크게 대두하고 있다. 양국 간의 기술경쟁 양상을 점검하고 대응하는 것이 국가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중 간 전개되고 있는 첨단기술 경쟁의 양상을 살펴보고, 이에 대응하는 우리나라 산업 대응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첨단기술의 미중 블록화 전개양상
반도체・인공지능을 중심으로 미・중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공급망, 기술 및 시장생태계, 표준 등에서 두 진영으로 분리되는 블록화가 전개되고 있다. 반도체 분야는 미국의 대중국 수출통제, 동맹국과의 협력 등을 강화하면서 미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이 가속화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경우, 미국의 대중 기술견제가 진행되고 있으나 중국은 AI 응용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 내 자체 생태계를 이미 구축하고 있어 분리하여 경쟁하는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인공지능의 경우, 미 상무부는 2019년부터 수출통제 리스트(Entity List)에 AI기업을 등재하기 시작하며 기술제재를 개시했다 음성인식・안면인식 등 AI 응용기술과 슈퍼컴퓨팅 관련 중국기업의 對美 투자를 제한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자국 내에서 구축한 AI 기술생태계를 디지털 실크로드(DSR)를 활용하여 해외로 확장하고 있다.
반도체 분야의 미・중 블록화
2022년 10월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가 심화된 이후 중국의 대미 반도체 장비 수입 감소가 가시화되면서 교역 블록화가 전개되고 있다. 2019년 미・중 반도체 갈등이 본격화된 이후에는 오히려, 미국 장비기업의 중국매출이 상승하면서 양국 간 교역은 활발히 진행되었으나, 2022년 10월 이후 감소하면서 마이너스 증가율이 지속되고 있다.
2021년에 중국의 대미 수입은 미・중 갈등이 악화될 것을 우려한 중국기업의 수입증가로 전년대비 53.1% 증가했다. 2022년부터 전년대비 감소세를 지속하면서 2023년 상반기 기준 전년대비 34.5% 감소하고 있다.
2023년 상반기(1~6월) 중국의 주요 국가별 반도체장비 수입 증감율을 보면, 미국만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對네덜란드 수입은 전년대비 30.8% 증가하였는데, DUV장비까지 수출통제가 확대될 것으로 우려하여 상반기에 미리 수입을 확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2.0%), 네덜란드(30.8%), 싱가포르(11.8%), 대만(3.6%) 등의 주요 국가들에서의 수입은 모두 증가세를 기록하였으나 미국만 34.5% 감소하고 있다.
중국은 미・중 갈등 이후 기술자립을 강조하면서 반도체 산업 국산화에 대한 정부 육성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 수출통제 리스트(Entity List)에 등재되면서 미국과의 거래가 사실상 중단됨에 따라 기술자립이 불가피하다. 중국 반도체산업은 장비, 소재, EDA, 설계 등 분야에서 미국대비 기술열위에 있으며 국산화율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SMIC의 경우에도 2023년 상반기부터 생산을 확대해 왔으며, 특히 중국산 장비 채택률은 2019년 1분기 53.9%에서 2023년 2분기 79.6%로 확대하고 있다. 반도체 Fab에서 국산장비 채택을 확대하면서 열처리 장비, 세정장비, 식각장비 등의 중저위기술 분야 장비의 경우 20~30% 이상으로 국산화율이 제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