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비즈온 김맹근 기자] 뱅킹서비스의 중심이 디지털로 이동할 것이라는 것은 예측 가능한 미래다. 전 세계적으로 거의 대부분의 산업군은 데이터 경제로 이행하는 과정에 있으며, 은행권을 포함한 금융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은행업계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움직임은 활발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이 금융 소비자들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생활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침에 따라, 은행을 포함한 금융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오늘날 많은 은행들이 디지털 전환을 최우선 과제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타 은행의 디지털 전환은 많은 은행들의 주요 관심사일 것이다. 이에 선도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수행 하고 있는 글로벌 은행들의 사례를 심도 있게 살펴보자.
디지털 경제 시대에 새로운 도약을 위해 글로벌 선진 은행들은 어떠한 방향성을 가지고 디지털 전환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디지털화 노력이 해당 은행들의 경쟁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사례들을 통해 살펴봄으로써, 국내 은행권이 디지털 전환을 대비하고 실행하는 데 있어 인사이트를 제공하고자 한다.
월가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금융위기 이후 월스트리트 내 엘리트 투자은행이라는 틀을 벗고, 새로운 사업 영역인 리테일뱅킹 부문을 개척하며 파괴적 혁신을 주도한다.
핀테크가 주도하는 네오뱅크가 전 세계에서 리테일뱅킹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기존 뱅킹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과 디지털 채널을 통한 금융서비스 이용 확대가 맞물리며 네오 뱅크는 리테일뱅킹 부문에서 수많은 고객을 확보하며 기존 은행들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 뉴욕 월가의 대표적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마커스 골드만(Marcus Goldman)이 1869년 뉴욕에 설립했다. 정부와 기업, 소수 부호들을 대상으로 투자 및 증권 업무, M&A 자문, 자산관리 등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며 글로벌 투자은행을 대표하는 거대 은행으로 성장했다. 변화의 시작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다.
고위험 투자로 큰 손실을 입었던 골드만 삭스는 정부로부터 100억 달러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아야 할 정도로 큰 타격을 입었다. 단기간에 공적자금을 조기 상환하며 경영 정상화를 이루었지만, 주주들은 높은 변동성과 리스크를 가진 자본시장 부문을 기피하는 성향이 커졌다.
리먼 브라더스, 베어스턴스 등 쟁쟁한 경쟁사들이 대거 무너지는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골드만 삭스를 이끌었던 이는 로이드 블랭크파인(Lloyd Blankfein) 전 회장이다. 그는 2015년 ‘골드만 삭스는 더 이상 금융회사가 아니라 IT회사’라고 선언하고, 골드만삭스를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이끌며 파괴적 혁신을 주도했다.
이후 골드만삭스는 2016년 10월 창업자 마커스 골드만의 이름을 따와 리테일 디지털 대출 플랫폼인 마커스를 출시했다. 출시 당시 개인·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수수료 없이 3만 달러까지 5%~23%의 이자율로 무담보 대출을 제공했으며, 현재는 4만 달러까지 6.99%~24.99% 이자율로 상향되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마커스를 중심으로 멀티채널 전략을 추진하여 고객과의 접점을 다양화 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핀테크 기업의 인수합병 및 파트너십 등을 통해 보험, 지급결제, 대출 등 주요 영역으로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과거 기업이나 고소득층만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마커스의 출시는 상당히 파격적인 변신이다. 골드만삭스 사례는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기존 은행이 추구해야 하는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잘 보여준다.
핀테크 DNA를 이식하기 위한 다중 혁신전략(Multi-Faceted Strategy)은 고객이 필요로 하는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BBVA의 핵심 목표는 우수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신속하게 설계하고 출시할 수 있는 핀테크와 같은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BBVA는 핀테크 업계와 지속적인 교류 및 상호 발전적인 관계 구축에 힘써야 한다.
핀테크 기업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수행하는 핀테크 랩(Fintech Lab)인 오픈 스페이스(Open Space), 핀테크 공모전인 오픈 탤런트(Open Talent), 뱅킹 혁신 주제를 논의하는 핀테크 대학(Fintech University) 등이 그 결과물이다. 특히 오픈 스페 이스는 BBVA 내부 혁신의 핵심 원천이다. 이를 통해 BBVA는 기존의 업무 체계를 지속적으로 개선함으로써 핀테크와 같은 신속한 아이디어화·프로토타이핑(Prototyping)이 가능한 업무 체계를 구축하여 시장 수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국내의 경우, 은행의 기존 비즈니스의 연장선으로 디지털을 이해하고 디지털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은행 상품을 작은 모바일 화면에 맞추어 기존 서비스의 확장으로 디지털 채널을 사용하는데, 이는 본질적으로 디지털이 아닌 신체를 디지털 스킨으로 덮는 것에 불과 하다.
디지털 전환의 본질은 간단히 말해 변화하는 고객의 기대와 요구를 이해하고 이를 만족 시키기 위해 현재 비즈니스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와 개선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은행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본질적인 변화가 디지털 전환 시 필수적으로 반영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