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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환경”… 공적 화폐의 필요성

중앙은행은 통화의 안정성과 금융 안정성을 유지할 책무
공적 화폐의 기능과 디지털화의 영향
소매결제가 디지털화되면 현재 모두 가능한 유일한 공적 화폐인 현금 소멸

  • Editor. 김맹근 기자
  • 입력 2023.09.1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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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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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비즈온 김맹근 기자] 현재의 통화체계는 중앙은행이 공적 화폐를 발행하고 시중은행이 이를 유통하며 민간 화폐를 창출하는 2단계 모형(two-tier model)이다. 민간부문인 시중은행은 대부분의 통화를 창출하고 중앙은행은 화폐 가격으로 통화 수요를 조절함으로써 경제성장에 맞추어 통화 스톡이 성장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이와 같은 공공-민간 파트너십을 유지하기 위해서 독립적인 중앙은행은 통화 가치를 안정시킬 수 있어야 하며 통화를 창출하는 시중은행은 건전하게 운영되도록 규제를 받고 있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공적 화폐는 가장 안전하고 신뢰받는 화폐로서 통화체계의 앵커 역할을 한다. 중앙은행은 이를 위해 통화의 안정성(monetary stability)과 금융안정성(financial stability)을 유지할 책무를 가진다.

중앙은행은 화폐와 이자율에 대한 통제력을 통해 화폐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하며 금융스트레스 상황에서 최종 대부자의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금융부문의 불안이 축적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시중은행이 창출한 통화는 은행감독과 규제, 예금보험, 최종대부자 등을 통해 이 앵커와 연결됨으로써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는 현금과 동일한 지위를 가진다.

공적 화폐의 기능과 디지털화의 영향

공적 화폐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현금과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보유하는 준비금으로 구성된다. 공적 화폐는 통화체계의 앵커로서 모든 형태의 화폐가 궁극적으로는 공적 화폐로 교환 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화폐가 동일한 화폐로 통용된다. 모든 화폐 수단이 동일한 명목가치로 모든 상황에서 액면가로 거래되기 때문에 모두 동등한 화폐로 간주된다.

공적 화폐는 회계 단위를 제공하며 경제의 모든 거래와 계약에서 가치 표준의 역할을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정부가 자국 내에서 거시경제를 관리하기 위해 회계 단위를 제어할 능력으로 정의되는 통화주권이 유지된다. 이러한 기능을 충족시키기 위해 공적 화폐는 경제의 모든 부문과 지역에서 늘 존재하며 자유롭게 이용 가능해야 한다.

회계의 단위(unit of account)와 통화의 동질성(uniformity)은 통화체계가 기능적으로 잘 작동하는 기본적인 요소이다. 서로 다른 민간 화폐가 경쟁하는 현재의 통화체계에서 화폐 간 동질성을 가지도록 하는 것은 중앙은행의 주요 목표이다.

회계의 단위는 화폐의 가장 중요한 기능으로 가격을 게시하고 부채를 표시하며 계약을 협상할 때 언어나 단위의 표준처럼 사회의 기본적인 약속이다. 만약 통화 가 동질적이라면 모든 화폐 수단과 가격은 어떤 방식으로든 이 표준가치에 맞추어 표시된다.

디지털 통화 시스템은 현재의 아키텍처와 통화제도를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디지털 세계에서는 두 가지가 통화의 동질성을 약화시키는데 첫째, 기술적, 경제적으로 화폐 수단을 차별화하는 방법이 무수히 많이 존재하며, 둘째 빅테크와 같이 사적인 통화 네트워크가 폐쇄적 생태계로 조직되는 경향이 그것 이다.

다음으로 폐쇄 화폐 시스템으로서의 디지털 플랫폼을 들 수 있다. 디지털 플랫 폼은 다면 시장(multi-sided market)으로 소비자, 상인, 서비스제공자가 서로 거래하는 생태계로 정의된다. 플랫폼은 이러한 다양한 활동이 보완재로 결합되는 것으로 다른 플랫폼과 기술적 장벽을 세워 시스템 간 호환성을 줄이고 경제의 다른 부문과 연결을 제한하며 폐쇄적 시스템으로 운영할 유인을 가진다.

소매결제가 완전히 디지털화되면 현재 모두에게 접근 가능한 유일한 공적 화폐인 현금이 소멸된다. 실질적으로 법화의 기능이 소멸되고, 통화 시스템은 사적 영역으로 귀속될 수 있다. 일반 소비자는 민간 화폐에 포획되며 국가가 지불을 보장한 유동자산에 접근이 불가능하게 되면 화폐시스템 전체에 대한 신뢰가 약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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