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비즈온 김맹근 기자] 배터리 산업의 밸류체인은 크게 업스트림, 미드스트림, 다운스트림 및 폐기 단계로 이루어진다. 업스트림은 리튬, 니켈, 코발트 등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핵심 원자재를 확보하는 단계다. 원자재를 생산하기 위해서 광산이나 염호에서 채굴, 채취하거나 특정 물질의 제조 과정에서 광물 추출이 가능한 부산물을 모은다.
미드스트림은 크게 원자재 제련(세정 및 정제), 핵심소재 및 셀 제조로 구분된다. 원광물이나 폐배터리를 통해 확보한 희유금속들을 정제하여 고순도 원료를 생산한다. 이러한 원료를 기반으로 배터리 소재를 만들고 소재를 토대로 배터리 셀을 제조한다. 제조된 배터리 셀을 모듈화, 패킹(Packing)하는 작업은 다운스트림 단계로 구분된다.
리튬, 니켈, 코발트 등 원자재 확보
첫째, 리튬은 주로 경암형 광산에서 채광작업, 파분쇄, 분리, 선광 등의 작업을 거쳐 확보되거나 염호에서 염수를 건조하여 산출된다. 경제성 있는 리튬 매장량은 대부분 칠레, 호주, 아르헨티나, 중국에 부존하고 있다. 배터리 주요 원자재(광물) 공급 동향을 살펴보면, 2020년 세계 1위 리튬 매장국은 43.8%(920만 톤)를 차지하는 칠레이며, 생산량 기준으로는 호주가 전 세계 생산량 8만 2,000톤 중 48.7%를 차지하는 최대 생산국이다.
리튬은 특정 지역에 매장량이 편중되어 있을 뿐 아니라 일부 국가들이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보유 자원을 전략적으로 이용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리튬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수요 대비 생산량도 부족하여 가격이 상승하는 등 공급 불안정이 지속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둘째, 니켈 광석(Nickel Ore)은 크게 황화광(Sulfide Ore)과 산화광(Laterite Ore)으로 나뉘며, 황화광 40%, 산화광 60%의 비율로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니켈 함량이 높은 황화광은 러시아, 캐나다, 호주, 중국 간쑤성이 대표적인 산지로 꼽히고, 산화광은 주로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열대지역에 분포한다.
니켈은 다른 광물에 비해 비교적 여러 나라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 가운데, 2020년 기준 인도네시아가 최대 보유국이자 생산국이다. 인도네시아는 자국 광산업의 부가가치 제고를 위해 니켈 원광 수출을 2020년 1월부터 금지하면서 자국 내 투자유치를 활성화했다.
이에 대응하고자 중국 기업들은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제련시설을 구축하는 등 다수의 니켈 광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향후 이 두 나라가 세계 니켈 공급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되고, 이로써 인도네시아는 장기간 최대 니켈 원광 생산국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셋째, 코발트는 주로 구리 또는 니켈 광산에서 부산물로 생산된다. 전 세계 코발트의 약 70%가 콩고민주공화국(Democratic Republic of the Congo)에서 생산되면서 사실상 과점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또한, 콩고민주공화국은 전 세계 코발트 수출량의 약 95%를 차지하는데 대부분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코발트 수입량의 90% 정도를 차지할 만큼 최대 수입국 인데, 이는 콩고민주공화국의 코발트 광산에 대규모로 투자하여 광산의 약 70%를 보유하며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발트는 리튬, 니켈에 비해 시장규모가 협소하지만 배터리의 핵심 광물 중 하나로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채굴 및 제련 등의 생산과정에서 다수의 환경오염 물질이 배출되어 글로벌 이슈로 부각되고 있으며, 배터리 성능 향상 및 가격경쟁력 등의 영향으로 배터리 내 코발트 비중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