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비즈온 송민경 기자] 메타(Meta)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및 관련 웨어러블 기기 개발을 담당하는 리얼리티 랩스(Reality Labs) 부서에서 대규모 인력 감축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CEO가 수년 전 야심 차게 내세운 '메타버스' 전략에 중대한 수정이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메타는 2021년 사명을 '페이스북(Facebook)'에서 '메타(Meta)'로 변경하면서까지 메타버스에 대한 전폭적인 투자를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리얼리티 랩스는 매년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하며 지속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보여왔다. 실제로 메타는 지난 4분기 리얼리티 랩스 부문에서 매출 11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영업 손실은 49억 7,000만 달러에 달했다고 공개했다.
더 버지(The Verge)는 이번 감원이 메타의 퀘스트(Quest) VR 헤드셋과 앱 생태계를 담당하는 직원들을 중심으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CNBC는 감원의 대상이 VR 및 AR 게임, 그리고 퀘스트 VR 콘텐츠를 개발하는 오큘러스 스튜디오(Oculus Studios) 부서 소속 직원들까지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번 리얼리티 랩스(Reality Labs)에 대한 감원은 지난 2월 메타(Meta)가 가장 낮은 성과로 간주되는 전체 인력의 5%를 해고한 이후에 나온 결정이라고 공개됐다.
메타는 지난 2월에도 회사 전체 인력 중 약 5%를 구조조정한 바 있으며, 이번 리얼리티 랩스 감원은 이에 이은 추가 조치로 해석된다.
마크 저커버그는 2014년 VR 스타트업 오큘러스(Oculus)를 약 20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VR 산업에 본격 진출했다. 그는 VR과 AR 기술이 미래 디지털 세계인 '메타버스'를 구축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라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메타버스 프로젝트는 투자 대비 성과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며, 이번 감원은 메타가 메타버스 전략에 대해 일부 조정에 나서는 신호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메타 측은 이번 인력 감축과 관련해 구체적인 해고 규모나 향후 리얼리티 랩스의 사업 방향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갔다. 다만, 업계는 메타가 향후 메타버스 대신 인공지능(AI) 등 다른 신사업 분야에 보다 집중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