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비즈온 김맹근 기자] 전 세계적으로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우리는 상상 속의 미래가 현실이 되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팬데믹이 가져온 위기와 사회적 거리두기는 언택트(Un-Tact) 행위를 강제하였고, 이러한 제약에 대한 돌파구로서 ‘메타버스’는 순식간에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메타버스’라는 소설 속의 미래가 현실의 모습으로 등장한 것이다.
“양쪽 눈에 보이는 모습에 약간의 차이를 두면 그림은 입체적으로 보인다. 1초에 그림을 72번씩 바꿔 주면 그림은 실제로 움직이는 효과를 낸다. 움직이는 입체 그림을 가로 2,000픽셀 크기로 보여 주면 사람의 눈이 인식할 수 있는 최대치에 도달한다.
그리고 작은 이어폰을 통해 스테레오 디지털 사운드를 들려주면 움직이는 입체 화면은 완벽히 실제와 같은 배경음을 갖게 된다. 그는 구글과 이어폰을 통해 컴퓨터가 만들어 낸 전혀 다른 세계에 있다. 이런 가상의 장소를 전문 용어로 ‘메타버스’라 부른다.
메타버스라는 개념의 독특성은 컴퓨터 기술로 구현된 3차원상상의 공간(가상세계)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라는 측면에서 더 나아가, 가상의 공간이지만 물리 법칙의 제약을 받는 현실세계와 다른 규약으로 구성된 세계이면서 현실세계에서 하던 것처럼 경제적 및 사회적 활동을 할 수 있는 세계로 정의하고 있다는 데 있다.
가상의 공간이면서도 현실세계와 같이 사람들과 교류하고 돈도 버는 경제적 및 사회적 활동이 가능한 현실과 중첩된 또는 결합, 연결된 공간이면서 사회라는 개념이 소설 속 메타버스의 독특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가상공간도 초월공간도 아닌 메타버스
메타버스가 현실의 서비스로 등장하기까지 우리는 다양하고 유사한 서비스를 경험하면서 메타버스의 등장을 기다려 왔다. 가상의 세상에서 살아보고자 하는 사람들의 바람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서비스가 2003년 등장한 ‘세컨드라이프(Second Life)’이다.
미국의 게임 개발회사 린든랩이 개발한 세컨드라이프는 이용자의 분신인 아바타(‘부캐’)와 다양한 가상 체험으로 매력을 발산하면서 높은 인기를 누렸다. 린든랩의 CEO 필립 로즈데일은 『스노 크래시』를 읽고 내가 꿈꾸는 것을 실제로 만들 수 있다는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결국 2020년에 와서야 소설 『스노 크래시』의 메타버스 개념을 구현한 서비스가 등장하게 된다. 앞에서 설명한 트래비스 스콧의 콘서트는 실시간으로 가수의 아바타와 관객의 아바타가 상호 반응하고, 동시에 메타버스 속에서 굿즈 판매가 일어나는 사회 경제적 활동을 보여줌으로써 『스노 크래시』에서 정의한 메타버스의 모든 측면을 드러냈다.
메타버스에서 수익이 발생하는 경제활동 영역은 개발자가 만든 아이템(콘텐츠) 판매와 광고, 플랫폼 공급자의 구매(구독)와 광고대행 수입 등이다. 특히 메타버스 이용자가 창작자로 활동하면서 수익을 얻는 비즈니스, 경제활동이 성장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고 다양한 경제활동이 메타버스에서 가능하게 될 것이다.
메타버스의 발전 방향과 공간의 재구조화
메타버스는 상호작용과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며 시간과 공간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문화, 예술과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특히 실감나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가상의 공간에서의 전시, 공연 뿐만 아니라 현실의 장소에서 중첩된 이미지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메타버스 공간에서 아바타 등을 이용하여 팬들 과의 소통을 넓히고, 공연을 하거나 굿즈를 판매하고, 홍보공간을 만들어 마케팅을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이 개발되고 있다. 더 많은 콘텐츠가 개발되고 서비스될 분야는 교육과 훈련 분야이다. 메타버스 안에서 실감나는 정보를 얻는 것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는 직접 해보기 어려운 다양한 경험과 실험이 가능하다.
이와 같이 메타버스로 인하여 제3의 공간에서 존재하는 자아로 확장되어 갈 때, 일터는 어떻게 변할까? 앞에서 언급한 텔레프레즌스 기술이 발달할수록 일하는 기능적 공간의 제약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많은 사회적 활동이 SNS 속에서 이뤄지게 되면서 자신이 머무는 공간이 나의 중심, 집이면서 회사이면서 동네가 될 것이다. 재택근무, 원격근무라는 일하는 공간을 구분하는 개념이 사라질 것이다.
메타버스의 진화와 공간의 재구조화
메타버스는 여전히 진화하고 있는 기술과 서비스이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할수록 현실세계의 부분이 줄어들고 가상세계, 혼합세계, 변형세계로 세계가 확장되어 갈 것이다. 메타버스는 사회, 공간을 어떻게 재구조화 할 것인가?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달로 ‘가상현실’, ‘사이버 스페이스’가 구현되자, 기술은 다시 현실세계를 가상같이 보이게 하는, 혹은 가상세계를 현실같이 보이게 하는 방향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결국 인간의 역사, 인간의 욕구는 인간 활동을 제약하는 시공간적 한계를 극복하여 공간과 시간을 확장하는 역사였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시공간적 확장이라는 글로벌화가 완성된 지금 인간은 자아를 확장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물질적으로 집과 일터, 학교에서 존재하는 자아에서 벗어나 또는 확장하여 제3의 공간에서 존재하는 자아로 자신을 확장해 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인간이 메타버스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며, 메타버스는 이러한 인간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공간을 새롭게 구성하는 방향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