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비즈온 김맹근 기자] 빅데이터 분석은 몇 년 전 클라우드 컴퓨팅 등과 함께 큰 주목을 받으며 등장한 이후, 이제는 데이터를 활용한 분석을 대신하는 통상적인 표현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빅데이터 분석이라는 표현이 빈번하게 사용되고 큰 기대를 받았지만, 최근 실시된 NIA(한국정보화진흥원)의 조사결과 등에 따르면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활용 수준이나 기반, 인프라와 제도 정비 등 수준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 기업의 빅데이터 분석 활용 사례
빅데이터 분석이라는 용어가 널리 사용되기도 전에 빅데이터 분석에 가까운 개념의 서비스를 가장 먼저 제공했던 회사인 아마존과 고객 맞춤형 컨텐츠 추천 등을 앞세워 영화와 드라마 등 동영상 시청 행태를 근본적으로 바꾸는데 성공했던 넷플릭스 등 빅데이터 분석의 대표 주자들이 지속적으로 노하우를 축적하고 고도화 하면서 높은 성과를 달성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기업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영국의 아비바생명은 운전자의 운전 패턴에 기반을 둔 맞춤형 보험 상품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차량 내 운행기록 장치를 통해 실제 운전 행태를 수집 및 분석하고 있으며, 주로 운전하는 시간과 지역 등을 감안해 보험료를 산정하는 ‘Pay-as-you-drive’ 상품인 ‘RateMyDrive’를 내놓아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고객 맞춤형 광고는 저가 항공의 대명사인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비행기 좌석 스크린에 승객별로 다른 광고를 제공하고 있는데, 미국인의 96%를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5억 명에 달하는 고객 정보를 갖고 있는 액시엄(Acxiom)社의 DB에 저장되어 있는 항공기 탑승객의 쇼핑 습관과 구매 패턴 등을 분석한 후 승객별 최적화된 광고를 제공하고 있다.
DHL의 물류 효율화는 일별 배송 정보를 분석하여 소비자의 물류 서비스 이용 흐름과 패턴 파악에 활용하고 있는 DHL은 실시간 교통상황, 수신자 상황, 지리적/환경적 요소를 고려한 최적화된 배송 경로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적기 배송 실패율을 제로 수준으로 만드는 한편 불필요한 연료 소모도 최소화하고 있다. 또한 이렇게 얻어진 데이터 분석 결과는 물류 서비스 수요 증가 추세를 예측하여 물류센터 확장과 배송차량 추가 등에 대한 투자 결정에도 활용하고 있다.
자라(Zara)의 효율적인 물류 배송망은 패스트패션(SPA) 기업의 대표 주자 중 하나인 자라는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전세계 매장의 판매 현황을 실시간으로 분석한 뒤 고객 수요가 높은 의류를 실시간으로 공급할 수 있는 물류망을 구축함으로써 재고 부담은 줄이고 매출은 극대화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구글의 데이터센터 성능 및 에너지 사용 최적화는 구글은 데이터센터 서버와 기타 장비들의 사용시간과 에너지 사용량에 대한 방대한 분량의 운영 데이터를 분석하여 데이터 센터의 성능과 에너지 사용량이라는 트레이드오프 관계에 있는 두 가지 지표를 최적의 상태로 운영하고 있다.
아마존의 예측 배송은 빅데이터 분석을 이용한 고객 이해와 구매 추천의 선구자인 아마존은 ‘예측 배송’이라는 또 다른 파격적 행보를 시도할 계획인데, 이를 위해 2013년 12월 고객이 구매하기 전에 배송을 준비하는 ‘예측 배송(anticipatory shipping)’ 서비스에 대한 특허를 취득한 바 있다.
‘예측 배송’은 고객이 구매할지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고객 주소지 근처의 물류창고로 배송을 시작하는 것으로, 이는 기존 주문과 검색 내역, 위시 리스트와 쇼핑 카트에 담아 놓은 상품, 반품 내역, 마우스 커서가 머무른 시간 등을 활용해 고객 자신보다 고객을 더 잘 이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아마존의 빅데이터 분석 역량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예측 배송은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 아마존만이 가능한 서비스로 경쟁 업체들과 비교해 강력한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GE의 산업 인터넷(Industrial Internet)은 “어젯밤 잠들 때는 산업재 기업이었지만, 오늘 아침 일어나면 소프트웨어 및 빅데이터 분석 기업이 되어 있을 것이다”는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의 말은 산업 인터넷을 캐치프레이즈로 데이터 분석의 힘을 통해 생산성 혁명의 원동력을 찾겠다는 GE의 야심을 상징적으로 압축한다. GE는 고객들에게 산업 생산성 향상으로 보다 더 스마트한 Factory를 구현할 수 있도록 자사의 IT 역량을 대폭 강화하기 위해 GE소프트웨어를 별도로 설립하는 한편 ‘Predix’라는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런 노력을 통해 2016년에는 ‘Predix’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프트웨어 사업에서 70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의 빅데이터 분석 활용 사례
카드사와 통신사 등이 내/외부 데이터의 융복합/분석 등을 통해 고객 관계관리/경험의 변화와 신규 Value Proposition 창출을 통한 신사업 발굴 등에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으나, 규모나 고도화 등의 측면에서 해외 기업과 비교해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신한카드의 고객 라이프 스타일 맞춤형 상품은 신한카드는 자사의 월평균 승인 건수 2억 건과 2,200만 명에 달하는 고객의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소비패턴에 따라 남녀 각각 9개씩 18개의 생활방식을 도출해 새로운 상품체계인 ‘코드나인’을 선보였다. 신한카드는 ‘코드나인’을 활용한 세부적인 맞춤형 카드를 앞세워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카드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삼성SDS의 제조업 생산성 향상 지원 솔루션은 삼성SDS는 제조, 물류 등 다양한 서비스에 활용될 수 있는 데이터 분석 솔루션 '브라이틱스(Brightics)'의 '실시간 생산시설분석', '물류 리스크 모니터링' 등을 앞세워 고객사들의 생산성 향상을 지원하는 한편, 빅데이터 서비스 사업 기회 발굴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삼성SDS의 '브라이틱스' 솔루션을 국내외 법인간 물류 효율화에 적용해 생산성 증대에 활용하고 있으며, 다수의 기업들이 품질관리 등에 해당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텔레콤의 상권 분석 및 타겟 마케팅 지원 서비스 SK텔레콤은 국내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로서 보유한 강점을 적극적으로 레버리지해 유동 인구와 지리 정보, 소비 업종과 상품 판매 현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지오비전(Geovision)이라는 상권 분석 및 타겟 마케팅 지원 서비스를 개발하여 제공하고 있다.
카드 등 금융사와 유통 업체, SI 기업, 통신사업자 등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빅데이터 활용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이나, 최근 NIA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빅데이터 활용도는 그동안의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아직 낮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중견기업(매출액 천억 원 이상)의 빅데이터 도입률이 9.6%에 그치고 있으며, 특히 종업원 수 100명 이상 기업의 도입률은 4.3%에 불과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