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비즈온 김맹근 기자] 2011년 3월,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에는 ‘당신의 데이터가 팔리고 있어요(Your Data For Sale)’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가 실린 적이 있었다. 개인정보가 본인도 모르게 은밀하게 수집되고 추적되고 거래되는 과정에서 많은 기업들이 돈을 벌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전 세계 주요 언론들은 GAFAM1이라 불리는 미국의 IT 공룡기업들에게 그 화살을 돌렸다. 이후에도 소수 기업들의 데이터 독과점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스마트폰만 열면 내취향의 영상이 추천되고 출퇴근이나 친구를 만나는 동선이 여러 앱에 의해 추적되며, 최근에 관심 있어 하던 제품의 광고가 시시때때로 눈앞에 나타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제 GAFAM을 넘어 대다수의 기업이 고객의 취향, 선호, 라이프스타일, 활동 내역, 거래 정보, 수입 지출 정보 등 구체적인 개인정보를 수집한다. 데이터의 수집 범위가 넓고, 품질이 좋을수록 더 좋은 서비스 개발로 이어진다. 데이터가 곧, 돈이 되는 시대이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개인정보 제공에 대해 어떠한 인식을 갖고 있을까.
언스트& 영에 따르면 전 세계 소비자의 97%가 본인의 정보를 무상으로 제공할 수 없다고 답했으며 더 나아가 영국의 소비자들은 340달러(약 39만원) 정도를 받아야, 기업이 원하는 개인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다고 답했다. 중요한 점은 소비자들이 제시하는 개인정보에 대한 값어치가 매년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소비자들 또한 본인의 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기업들이 이것을 가지고 어떻게 돈을 벌 수 있는지를 인식하고 있다. 과거 개인정보는 기껏해야 주민등록번호, 주소, 나이, 소득, 재산 정보 정도라 여겼던 아날로그 시대와는 확연한 인식의 차이를 보인다. 혹자는 1·2차 산업혁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석유에 빗대어 데이터를 ‘제2의 석유’라고 부르기도 한다.
최근 글로벌 리딩 기업들은 가치 있는 데이터를 더 많이 수집하기 위한 그리고 보유한 데이터의 분석을 고도의 화해 비즈니스에 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데 혈안이다. 기업 활동에 있어 데이터 활용 역량이 해당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가 곧 비즈니스가 되고, 데이터가 수익을 창출하며, 데이터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현 시대를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더불어 ‘데이터 경제 시대’라 부르기도 한다.
3차 산업혁명 시기라 일컬어지는 1980년대 인터넷이 처음으로 세상에 등장했던 시기와 비교하자면 현 시대의 데이터는 세상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이버 세계와 물리적 세계가 거의 일치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이다. 이것이 바로 2020년대, 데이터 경제시대의 환경적 완성이다.
따라서 데이터는 금융 뿐 아니라 의료, 공공, 에너지, 유통 등 전 산업군으로 확산될 것이다. 다양한 데이터 서비스가 실증서비스를 통해 검증을 마치고 본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려 준비중이 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인프라. 데이터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는 널려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제공해 줄 수 있도록 지원하는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플랫폼과 가공된 데이터를 저 장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의 PDS(Private Data Storage) 플랫폼 그리고 이를 보호할 수 있는 보안 시스템 등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