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비즈온 김맹근 기자] 드론의 위협으로부터 국가안보와 시민의 삶을 보호하기 위한 안티드론 정책은 안보와 국방, 산업과 교통을 담당하는 여러 부처의 관할이 중첩되는 부분이어서 일관된 거버너스 체계의 작동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안티드론 거버넌스 구조를 정립하고 안티드론 활동 종합대책을 수립하며, 드론 공격에 대한 취약성을 매년 평가하고 국가 차원의 안티드론 실행가이드라인을 제공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드론 공격 사례와 활용
드론을 활용하여 적기지를 공격하거나 주요 기반시설에 대한 타격을 감행·시도한 사례 존재한다. 2023년 3월 23일 시리아 북동부 하사카에서 미군이 이끄는 연합군 기지 유지관리 시설물이 이란제 자폭 드론의 공격을 받아 부대 계약업자와 장병 등 7명이 사상자가 발생했다.
예멘 ’후티반군‘이 2022년 3월 20일 사우디 서남부 도시 지잔에 있는 아람코 시설에 드론 공격을 감행하여 생산 차질 발생했다. 2019년 9월 예멘 ‘후티반군’이 10대의 드론으로 사우디 아람코 정유시설을 공격하여 화재가 발생하고 사우디 원유 생산량이 절반으로 감소하여 세계 경제에 타격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2019년 8월 부산 고리원전 주변에서 드론으로 추정되는 미확인 비행체 4대가 동시에 포착되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드론 공격 사례
우크라이나 드론이 2023년 5월 30일 모스크바의 민간인 지역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여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 본토로 확산했다. 우크라이나 드론 8대가 모스크바에 침입하여 공격을 감햄함에 따라 빌딩이 파괴되고 민간인들이 대피했다. 우크라이나 드론 5대는 방공망에 식별되어 격추되었으며 3대는 안티드론 재밍으로 통제력 상실되었다.
2023년 4월 29일 우크라이나 드론이 크림반도의 항구도시 세바스토폴에 있는 연료 저장 시설을 폭격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 공격으로 러시아 흑해 함대가 사용하는 원유 4만톤이 저장된 탱크 10개가 소실되었다고 주장하였지만 러시아 측은 탱크 1개가 파괴되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은 군사작전 수행에 있어 드론을 효과적으로 사용한다. 특히 우크라이나 드론에 의하여 러시아 탱크가 파괴되는 장면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확산되면서 드론의 활용도는 인지전까지 확대되고 있다.
북한의 드론 침투와 개발
북한은 2022년 12월 26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우리 영공으로 드론 5대를 침투했다. 이 드론은 폭 3m 이하, 길이 2m 이하의 작은 크기로 고도 3㎞에서 시속 100㎞로 비행하였고 이 가운데 한 대는 대통령 집무실 부근에 설정된 비행금지구역까지 침투했었다.
북한은 드론이 높은 가성비로 도발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고, 탐지 및 요격이 쉽지 않아 한국의 작전에 혼선을 주어 군사적 레버리지를 높일 수 있으며, 남남갈등 유발이 용이하다는 정치적 이득도 고려된다.
북한은 정보·첩보 수집을 위하여 1988년과 1990년 사이에 중국으로부터 무인기를 도입하여 자체 개발하기 시작하였으며, 1993년 말 무렵 자체 무인기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2014년에는 북한의 무인기들이 파주, 백령도, 삼척 등지에서 추락·발견되었는데, 조사 결과 이들은 모두 북한으로부터 프로그램되어 비행한 것으로 판명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드론의 활용가능성을 지켜본 북한은 드론 개발에 보다 적극적인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는 강한 군사력에도 불구하고 드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고 우크라이나는 군사적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드론 사용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미국 위성사진 업체 ‘플래닛 랩스’가 2023년 6월 14일 촬영한 북한 황해도 방현 공군비행장 활주로 사진엔 안테나 등 장비 운반용으로 추정되는 차량과 함께 날개폭이 약 35m인 무인기 모습이 포착되었다.
드론 공격의 장점과 한계
드론 공격의 장점은 유인 전투기를 이용한 공격에 비하여 드론을 이용한 공격은 비용이 극히 저렴하고 사상자는 감소한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양측이 사용하고 있는 중국제 드론 ‘DJI Mavic 3’의 경우, 정찰 및 폭격이 가능한데 가격은 대당 2천 달러 수준이다. 드론을 활용하여 대테러 작전을 수행한 미군은 사상자를 발생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민의 지지 확보한다.
드론은 잠재적 표적 상공에서 지속적인 비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효율적인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 미국의 무장 드론 프레데터 등은 탄약을 가득 장전한 상태로 14시간 이상 공중 비행이 가능하다.
보잉과 고등방위연구계획국(DARPA)이 개발 중인 차세대 태양열 드론인 솔라이글은 효율적인 전자 모터와 긴 날개 길이로 5년 동안 공중 비행이 가능하여 위성을 대체할 가능성 존재한다.
드론을 통한 표적의 식별과 탐지, 전투 상황인식은 정찰과 교전 등 전투수행 역량을 강화시킬 뿐만 아니라 평시 표적에 대한 감시와 모니터링에 있어 보다 정확한 정보 제공이 가능하다.
드론을 통한 공격은 전투기 공격시 발생할 수 있는 영공 통과 등과 같은 외교적 마찰을 회피할 수 있는 수단이다. 드론 공격은 전투기 조종사가 직접 특정 국가의 영공을 통과 또는 침범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마찰을 감소시킬 수 있는 가능성 존재한다.
드론 공격의 한계는 드론은 공대공 능력이나 방공 시스템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부족하며 이러한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소요된다. 드론은 유인 전투기보다 느리게 비행하기 때문에 대공방어 시스템으로 격추될 확률도 높다.
글로벌 호크의 방공 시스템을 U-2와 거의 동등한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려면 10년간 19억 달러가 소요되며, 이는 시간당 사용 비용 측면에서 글로벌 호크의 이점을 감소한다.
과로와 스트레스에 따른 드론 조종사 확보와 운영의 어려움 존재한다. 드론 조종사는 장시간 교대로 콘솔 뒤에 앉아 하루 13~14시간씩 근무하며 유인 항공기 조종사보다 약 3~4배 많은 비행 시간을 기록했다. 장시간 콘솔 앞에 앉아 있으면 “지루함, 외로움, 스트레스”가 복합적으로 발생하고, 때로는 조종사가 살상 대상을 직접 목격하면서 높은 수준의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드론과 원격 조종사를 연결하는 데이터 링크가 전파 방해, 해킹, 스푸핑 등에 노출될 수 있는 취약점 존재한다. 소형 드론은 컨트롤러와 무선으로 연결해야 하며, 데이터 링크는 쉽게 전파 방해 및 비활성화될 가능성 존재한다. 해커가 GPS 신호를 모방하여 드론의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마비시킬 수 있으며 사이버 공격을 통한 위치정보 조작으로 드론을 추락시킬 가능성 존재한다.
결과적으로 드론을 이용한 공격은 비용이 극히 저렴하고 사상자는 감소하며, 잠재적 표적 상공에서 지속적인 비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효율적인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 2022년 12월 북한 무인기 침투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드론의 활약은 드론이 감시·정찰과 타격을 감행하는 무기체계로 진화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따라서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안티드론 거버넌스 구조를 정립하고 무인 이동체 비서관 주도로 안티드론 활동 종합대책을 수립해야한다. 국가안보에 미치는 악영향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안티드론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와 지원 강화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