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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홍후조 교수의 “AI로봇시대 학업과 직업의 미래는?”

  • Editor. 이은광 기자
  • 입력 2024.12.18 15:35
  • 수정 2024.12.19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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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알파고는 프로바둑 고수들에게 큰 충격이었다. 오픈AI의 챗봇(chatGPT)은 우리에게 더 큰 충격과 더 많은 기회를 주었다. 처음에는 네이버 지식인을 좀 확장한 것같아 보였고, 아는 척하면서 거짓 정보로 얼버무리는 일도 적지 않았다.

알파폴드라는 인공지능(AI)은 2억 종류가 넘는 단백질의 구조를 예측함으로써 해당 분야 대학원생들의 10억 시간 분량의 일을 절약했다고 한다. 아니 그들의 일거리와 일자리를 빼앗아 갔다.

그렇지만 각종 단백질의 3차원으로 접힌 구조가 어느 정도 밝혀졌으니 그 기능을 알고 이들을 이용한 맞춤형 신약, 건강보조식품, 식료품 개발 등 일은 더 늘어날 것이다. 관련 인사들은 2024년에 이런 공로로 노벨화학상을 받았다.

컴퓨터가 나온 이후 인간지능(HI)과 인공지능(AI)의 경쟁과 협력이 계속되고 있다. 문제는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긴 묘수(妙手)를 어떻게 내놓았는지 그 개발자들도 뚜렷이 설명하지 못한다. 알아야 면장(免牆)을 한다.

AI의 속을 알고 설명할 수 있어야 인간이 관리 통제할 수 있는데, 설명할 수 없어 통제도 어렵다. 인간이 일정한 정보 이상을 가지면 정보간 통융합으로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 내는 ‘창발성’을 발휘하듯, AI도 창발적 능력을 가졌다!

AI는 언어만 아니라 인간의 오감을 확장하여, 질문과 주문을 잘 하면 멋진 그림도 그려내고, 음악도 만들어 연주도 들려주며, 동영상도 만들어준다. 하나의 주제를 다양한 차원으로 변환(transform)해 준다.

60초 분량의 내 음성만 있으면 온갖 것을 다 빚을 수 있는 세상이다.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구현해 준다면 지나칠까? 일정한 논리 규칙 패턴이 있는 것은 더 쉽게 기계화 디지털화 자동화된다. 인류의 데이터 정보 지식 지혜가 모두 집약되어 디지털화되고, AI는 이들을 통융합하여 새롭게 변환한다.

전문가들은 AI의 정보량이 10²⁵이 되면 자유의지와 판단력을 가질 수 있는 특이점(singularity)이 온다고 우려한다.

로봇이 AI를 장착하면 터미네이터가 될 수도 있단다! 거기까지 가지 않았으면 하지만, 미중 패권 전쟁을 말리기 어렵듯이 오픈AI 구글 메타, 텐센트 바이두 알리바바 등의 빅테크 기업들간 경쟁도 멈추지 않는다. 슈퍼 강대국의 슈퍼 브레인들의 경쟁이 계속되다가 어느날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한다.

필자는 얼마 전 대학원생들과 생성 AI인 GPT를 활용한 석박사 학위논문 작성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한 적이 있다. 본인의 능력이 10 중 3~4라도 GPT를 활용하여 7~8로 능력치를 올린 논문을 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학생들의 지배적 견해였다.

AI는 인간 능력의 증폭기(amplifier)다. 그는 정보의 바다에 숨은 패턴을 잡아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럼에도 그는 해당 분야의 역사나 맥락을 잘 알지 못하기에 결국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것은 연구자들의 몫으로 남기에. 이제 많은 직업과 학업은 GPT를 매우 잘 이용하거나, 가끔 서툴게 이용하거나, 전혀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로 나뉘게 되었다.

자동화되면 시간, 비용, 인력이 절감되고 품질은 거의 실시간으로 더 나아질 수 있다. 일자리는 줄어들고 일거리만 남을 듯하다. 반(半)일 반취미, 반일 반봉사이겠다. 그럼에도 욕심만 줄이면 일의 의미 가치 보람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산업혁명 후에 일자리가 없어진다고 불평했지만, 실제로는 직업 직종이 폭증해서 인류는 오늘의 풍요를 누리고 있다. 다만 당사자의 실업과 전직의 고통을 어떻게 보듬을 것인지 사회적 합의가 요구된다.

사람들은 일거리를 다시 일자리로 전환하는 능력이 있다. 새 직업개척은 사람에게 달렸다. chatGPT가 발표된 직후 내 학생은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 강의실을 떠났고, 그는 요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낸단다. 로봇의사에게 치과치료를 다 맡길 수는 없는 것과 같은 이치로.

내친김에 AI든 심지어 AI장착로봇이든 직업세계에서 자동화는 얼마나 진행되는가를 알려주는 싸이트(Will robots take my job?)에 들어가 보았다.

여기서는 자동화에 따른 직업의 위험성을 측정해주는데 미국 직업 702개 중 47%가 위험수준이라고 한다. 자동화로 ‘일자리 상실, 사생활 침해, 부의 편중, 기술 과의존 등’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물론 예측이므로 상황에 따라 직업의 자동화 비율은 변화 조정된다.

희망의 소식은 자동화가 어려운 일의 특성에서 인간 일의 가치를 찾을 수 있단다. 비구조화된, 불규칙한, 그러면서도 높은 숙련이 요구되는 일들이다. 초보자의 숙련을 위한 지원이 요청되면서도, 많은 분야에서 로봇은 인간의 숙련된 솜씨를 당할 재간이 없다! 타인과 소통 협조 협상하고 이해 설득해야 하는 서비스직과 각종 분야에서 창조성이 요구되는 직업을 말한다.

건축가와 예술가의 독창성, 발명가의 번득이는 아이디어, 특허출원자의 창의적 사고, 법률가의 판단력, 사회복지사나 심리건강상담가의 설득과 감성지능 교류, 아동청소년의 양육, 교수자의 학습전략, 팀장의 작업 일정짜기, 중재자의 갈등 조정, 수학 물리학자의 문제 내고 풀기, 숲 해설사의 야외학습, 역사학자나 인류학자의 해당 맥락과 문화를 알아야 하는 연구 등이다.

그렇다면 기계가 스마트해질수록 사람도 덩달아 더 스마트해져야 할 것이다. 다행히도 ‘언제나 신세대의 IQ는 구세대보다 높다.’는 플린효과(Flynn effect)가 보고되었다. 뉴질랜드 정치학자 James R. Flynn은 세대가 반복될수록 지능검사점수가 높아지는 현상을 알려주었다.

그는 미군 신병지원자들의 평균 IQ가 10년마다 약3점씩 올라가며, 1987년 14개국으로 대상을 확대한 조사에서도, 벨기에, 네덜란드, 이스라엘에서는 한 세대(30년)만에 평균 IQ가 20점이 올랐고, 나라에 따라 5~25점 증가했다고 한다. 그래서 앞세대는 신세대에게 가르칠 것이 줄어들어, 고대부터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다’고 불평하는가보다.

인간발전은 더딘데 기술발전은 기하급수적이다. 지극히 이성(reason)적인 것은 디지털화된다. 남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종교개혁 산업혁명 시민혁명 이후 발전했다는 인류가 손 놓고 떠나온(left) 바른(right)길인 ‘하나님’과 그 섭리로 조성된 ‘자연’의 손을 다시 잡는 것이다. 적어도 유초중학생 교육까지는 ‘영성수련과 선행실천, 핵심탐구와 이성개발, 자연체험과 심신수련’을, 성경적으로 말하면 영-혼-육이 온전한 전인으로 길러줘야 한다.

[그림] AI로봇시대에 대비하는 3대 학습영역
[그림] AI로봇시대에 대비하는 3대 학습영역

그림을 보면 현 교육은 2에 치우쳤다. 셋 중 하나나 둘로는 어렵다. 셋의 균형이 필요하고, 그 토대는 1에 있고 3에서 시작해도 좋다.

오늘날 아이들은 너무 일찍 감당불가능한 정보를 너무 많이 접하여(Too early Too much information) 뇌의 정보처리회로가 꼬이고 고장나고 있다. 출생아수는 주는데 특수아수가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다. 사회적 방지책은 중학교까지 SNS를 금지나 최소화하고, 가정에서 어른들도 TV시청, 스마트폰, SNS를 덜 하고, 자녀들과 손잡고 영성수련과 자연체험을 더 자주 하는 일이다.

필자: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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