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비즈온 이은광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주) 한울원자력본부에 근무하는 직원이 사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유서를 남긴 점 등을 고려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현재 사망 경위를 면밀히 조사 중이다.
경북 울진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후 3시쯤 경북 울진군 북면에 위치한 한울원자력본부 사택에서 20대 직원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가 출근하지 않자 이상함을 느낀 동료들이 경찰에 신고했으며, 경찰과 함께 사택 문을 열고 들어간 방 안에서 A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현장에서는 유서로 추정되는 글도 함께 발견됐으며, 타살 흔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직장 동료와 간부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 원인과 경위를 조사 중이다. 특히 유서에 적힌 내용이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된 것인지에 대한 확인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번 사건이 단순한 자살 사건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숨진 직원 A씨가 직장 내 괴롭힘과 부당한 대우를 지속적으로 받아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A씨가 사망한 이후에도 “가해자로 추정되는 간부들은 해당직원의 분향소를 치우라고까지 지시했다”고 하면서 “공정한 조사가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라고 덧붙였다.
해당 게시물에는 "젊은 직원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는데도, 회사에서는 정작 괴롭힘 가해자들에게 아무런 제재도 가하지 않았다"며 분노와 좌절감을 표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내부 폭로가 이어지면서, 한국수력원자력 직장 내 괴롭힘 문제와 조직 문화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또 다른 블라인드 글에서는 "회사 내에서는 이미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었다. 젊은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해도 회사는 이를 묵살하거나 오히려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분위기였다"는 내용도 추가로 제기됐다.
회사의 대응 방식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직장 내 괴롭힘이 문제가 되었을 때, 회사가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문제를 외부에 노출시키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였다"며 조직 내 불공정한 관행을 지적했다.
경찰은 현재 사건의 배경에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는지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유서의 내용과 직원들이 제기한 괴롭힘 의혹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직장 동료와 간부들을 대상으로 심층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