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비즈온 이호선 기자] 중남미 아르헨티나가 풍부한 리튬 자원을 활용해 해외 투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아르헨티나 광업협회(CAEM)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리튬 산업 투자액은 작년 기준 15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향후 50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인 KIEP는 ‘아르헨티나의 경제개혁 내용과 리튬 산업에 대한 시사점’ 보고서를 내놓았다.
아르헨티나는 리튬 매장량에서 세계 3위(12.9%)와 생산량 4위(5.3%)를 차지하며 중남미에서 가장 기업친화적인 리튬 투자환경을 제공해 외국 기업의 투자 진출이 활발하다.
아르헨티나, 칠레, 볼리비아에는 전 세계 리튬의 절반 정도 매장되어 있어 ‘리튬 삼각지역’이라고 불리는데, 특히 아르헨티나와 칠레는 리튬의 순도가 높고 생산 단가가 낮다.
이유는 리튬 삼각지역에는 리튬이 소금물에 녹아 있기 때문에 수분을 증발시켜 리튬을 추출하는데, 아르헨티나와 칠레의 리튬은 건조한 사막 지역에 매장되어 있어 수분 증발이 쉬워 생산단가가 낮은 이유다.
기업친화적인 투자환경으로 인해 미국·호주·중국·프랑스 등의 기업이 진출하였으며, 한국의 포스코홀딩스도 리튬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리튬 산업은 이미 기업친화적인 투자환경을 갖추었으므로 개혁안에서 리튬을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았으나, 통관 완화나 ‘대규모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RIGI)’와 같이 산업 전반에 취해지는 조치는 리튬 투자기업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중남미 내 다른 리튬 보유국에서는 정부가 리튬 개발을 주도하도록 정책을 조정하고 있으나, 아르헨티나는 민간 주도의 기업친화적인 투자환경을 유지하고 있고 국유화 가능성도 낮아, 외국 기업이 투자를 선호하는 경향이다.
기존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칠레는 2023년 4월 ‘국가리튬전략’에서 향후 리튬 개발을 민관협력 방식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고, 볼리비아는 2017년 리튬을 국유화하였으며, 멕시코는 2022년 4월에 국유화 했다.
아르헨티나 헌법은 리튬과 같은 천연자원의 소유권을 연방정부가 아닌 매장된 지역의 주정부가 갖도록 하는데, 연방정부가 리튬을 국유화하려면 헌법을 개정하여 리튬 소유권을 연방정부로 이전해야 하나, 국회의원 다수가 주정부의 이익을 대변하기 때문에 헌법 개정의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다.
또한 2023년 12월 10일 취임한 밀레이 대통령은 ‘역대 정부의 지나친 경제 개입과 재정적자가 경제난을 초래’했다고 판단하여, ‘긴급법령’ 발효와 ‘옴니버스 법안’ 개정으로 시장 중심의 개혁을 대대적으로 추진한다는 정책을 내놓았다.
신정부의 개혁은 법률 개정으로 가능한바, ‘긴급법령(DNU)’5)을 공포하여 기존 법률을 즉시 대체하거나, 긴급법령으로 다룰 수 없는 사안은 기존의 법안을 개정하도록 ‘옴니버스 법안’을 제출한 상태이다.
현 정부의 정책기조가 ‘정부의 경제 개입 최소화와 시장의 자율성 보장’이기 때문에, 리튬 국유화는 아르헨 정부의 정책기조와도 상반되어 국유화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포스코홀딩스, 아르헨티나 염호 인수 탄산리튬 직접 생산
현재 우리나라는 글로벌 업체에서 생산한 리튬을 수입하고 있는데, 포스코홀딩스는 아르헨티나의 염호를 인수하고 탄산리튬을 직접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하여 리튬 공급망의 상류부문에 진출하고 있다.
한국 내 전기차 생산이 확대됨에 따라 리튬 사용과 수입이 급증하고 있는데, 리튬의 64%를 중국에서, 31%를 칠레에서 수입하고 있고, 리튬은 글로벌 상위 6개 기업이 전체의 약 57%를 생산하고 있는 과점 시장 인데, 포스코홀딩스는 2018년 아르헨티나의 염호를 인수하고 2022년에 연간 2만 5,000톤의 탄산리튬을 생산하는 공장 건설에 착공함으로써 리튬 및 전기차 공급망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포스코그룹은 아르헨티나 소금호수에서 들여온 리튬을 이차전지 소재용 수산화리튬으로 최종 가공하는 공장을 짓기 위한 지난해 착공했다.
포스코그룹은 연간 전기차 60만 대를 만들 수 있는 리튬을 생산하는 시설이어서 철강을 넘어 세계적 이차전지 소재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아르헨티나 자회사에서 생산한 탄산리튬을 한국으로 수입하여 국내 자회사에서 배터리용 양극재로 가공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 칠레 SQM과 7년간 10만 t 규모의 리튬 장기 구매 계약
LG에너지솔루션은 세계적인 리튬 생산업체인 칠레 SQM과 7년간 10만 t 규모의 리튬 장기 구매 계약을 지난해 체결했다.
리튬 단일 구매 계약으로는 최대 규모로, 고성능 순수 전기차 200만 대 이상의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는 물량이다. 공급기간은 올해부터 2029년까지이다.
칠레 산티아고에 본사를 둔 SQM은 세계 최대 수준의 리튬 생산업체로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품질의 리튬을 제조하고 있다. 미국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가인 칠레와 호주 등에 리튬광산을 보유해 미국 IRA 요구조건 충족도 가능하다.
또한, 리튬 추출 과정에서 사용되는 에너지의 95% 이상을 태양광을 사용하는 등 선도적인 친환경 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LG에너지솔루션의 공급망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