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비즈온 이호선 기자] 한국 반도체 산업이 시장 점유율은 2위로 높지만, 종합 경쟁력을 따지면 6개국 중 하위권인 5위에 머물렀다.
3일 산업연구원(KIET)이 발간한 '반도체 산업의 가치사슬별 경쟁력 진단과 정책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 점유율 2위로 높은 위상을 보이고 있으나, 나머지 분야가 모두 경쟁 열위에 있어 종합 경쟁력은 6개 조사 대상국 가운데 미국, 대만, 일본, 중국에 이어 5위라는 평가가 나왔다. 6위를 차지한 곳은 EU(유럽연합)이다.
반도체는 전자기기에서 연산, 제어, 전송, 변환, 저장 등 첨단서비스를 수행하는 핵심부품이며, 반도체산업은 이를 생산하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후방산업인 제조 장비, 소재산업을 포함한다. 반도체산업의 가치사슬별 경쟁우위를 정성적·정략적 지표로 진단된다.
종합경쟁력은 미국(96)이 가장 높았고 대만(79), 일본(78), 중국(74), 한국(71), 유럽연합(66) 순이었다. 미국은 시스템반도체(99)와 메모리반도체(91) 등 모든 제품에서 최상위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은 반도체 종주국으로 여전히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 1위로 R&D/설계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으나, 제조 분야는 대만과 한국의 경쟁력이 더 높게 나타났다.
대만은 메모리반도체(69)는 열위이나 시스템반도체(85)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메모리반도체(87)에서는 높은 경쟁력을 평가받고 있으나 시스템반도체(63)가 비교 대상국 중 최하위로 평가됐다. 더욱이 지난 2020년 조사와 비교하면 중국의 경쟁력이 한국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이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상대적으로 경쟁 열위에 있는 시스템반도체 육성을 위한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는 현재 경쟁력이 가장 우수한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차세대 반도체 개발 을 비롯하여 초격차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조했다.
보고서는 "시스템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 분야에서는 수요 분야와 연계된 연구개발(R&D) 추진과 클러스터 조성 등을 통한 시장의 확대가 필요하다"며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국내 파운드리 기업과 팹리스 기업 간 교류 활성화를 통한 성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제조 장비·소재 분야는 최근 국산화율이 점차 높아지는데,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상생·협력을 통한 글로벌 장비·소재 기업을 육성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