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기업이 26년의 끈질긴 연구 끝에 세계최초 물속에서도 감전되지 않는 전기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노벨사이언스 8월호에 게재됐다.
누전이나 침수 시 0.03초 내 전원을 차단하는 기존 누전차단기의 개념을 넘어, 새어 나가는 누전전류를 누전차단기보다 더 빠른 시간에 '블랙홀현상'처럼 즉시 부하전류로 회수하여 감전사고를 원천적으로 막는 기술이다.
더 놀라운 점은 별도의 방수나 코팅 없이 노출된 단자가 물에 닿아도 안전하게 전력 공급이 유지 된다는 점이다.
산업용 3상 380V 고압 전류단자를 어항 속에 담궈도 금붕어가 누설전기를 못느낀다. 물속 누설전류가 0.8~1.5mA에 불과해 치사량 15mA의 10분의 1 수준이다. 별도 방수나 코팅 없이 전기 자체의 물리적 원리를 제어한 결과다.
한국누설전류기술원(대표 정승우)이 26년 연구 끝에 개발한 이 기술로 1879년 에디슨 이후 146년간 이어진 감전·누전·화재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됐다.
◇ 블랙홀처럼 누설전류 즉시 회수
기존 누전차단기는 누설전류 감지 시 0.03초 내 전원을 완전 차단했다. 하지만 한국누설전류기술원 기술은 새어나간 전류를 블랙홀처럼 즉시 빨아들여 원래 회로로 되돌려 보낸다. 전력공급을 유지하면서도 감전 위험을 원천 제거하는 것이다.
기술 핵심은 '전위분포 원리'와 '전기장 흡인 효과'다. 안춘훈 박사는 "전선 주변에 전위가 '0'인 이상적인 도체층을 형성해 누설전류가 사람이나 물 대신 저항 없는 '0전위' 공간으로 즉시 흡수되게 한다"고 설명했다.
◇ 폐전류가 국가 에너지 신자원으로
이 기술의 또 다른 가치는 '폐전류(Waste Current)' 자원화다. 송배전 과정에서 누설전류 형태로 허공에 사라지는 막대한 전기를 포집 회수한다. 버려지는 에너지 10%만 포집해도 원전 10기를 새로 짓는 효과다. 우리나라 태양광 시설 6만 개가 원전 1기 전력량임을 고려하면 엄청난 가치다.
정순범 회장은 "전 세계 대상 폐전류 포집 판매 글로벌 사업으로 막대한 로열티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국내외 50,000곳 설치로 안전성 입증
한전, 교통공사, 롯데월드, SK발전소, 포스코 등 국내외 50,000여 곳에 설치해 기능과 성능을 입증했다. 산업 현장 전기재해를 90% 이상 줄이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2024년 철도교통공사 전기재해만 100건 넘고 감전사상자 7명이 발생했지만, 이 기술로 대부분 예방 가능하다. 연간 150건 이상 누전으로 인한 선박 화재도 해결된다.
◇ 원전·선박·일상까지 혁신
후쿠시마 원전 사고 원인인 쓰나미 전원 차단 문제도 해결한다. 침수 시에도 전력공급을 유지해 냉각시스템을 정상 가동시킬 수 있어 전 세계 442기 원전을 쓰나미로부터 지킬 수 있는 유일한 기술이다.
헤어드라이기도 물속에 빠져도 감전 안 되고 전자파 99% 차단하는 제품을 개발 중이다. KTL 시험 결과 침수 시 인체무해 미소전류만 발생(100mA → 0.8~1.5mA)하고 전자파도 대폭 감소(1,000V/m → 10V/m)했다.
◇ 노벨과학상 도전...글로벌 표준 목표
현재 미국, 일본, 독일 등에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정순범 회장은 "이 원천기술로 100개 이상 신생기업과 1,000가지 이상 신기술이 파생되는 혁신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며 "5년 안에 100여 종 독점제품으로 200여 개국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세상에 없던 기술이며 대한민국이 보유한 대체 불가능한 자산"이라며 "80억 인류 삶에 기여한 공로로 대한민국 1호 노벨과학상 수상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146년간 이어진 전기의 숙제를 '안전'과 '자원' 두 마리 토끼로 해결한 이 혁신기술이 세계 표준이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