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비즈온 송민경 기자] 두아 리파(Dua Lipa), 엘튼 존(Elton John),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 케이트 부시(Kate Bush), 로비 윌리엄스(Robbie Williams)를 비롯한 영국의 저명한 예술인 400명이 AI 시대의 창작권 보호를 촉구하며 키어 스타머(Keir Starmer) 총리에게 공개 서한을 보냈다고 BBC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엘튼 존은 자신의 SNS를 통해 “AI 시대에 저작권을 보호하는 제안에 대해 정부가 지지해줄 것을 요청하는 편지를 400명 이상의 창작자들과 함께 총리에게 보냈다”고 밝히며, "AI가 인간 창작자의 작품을 무단으로 학습에 활용하고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입법이 없다면 "결국 창작자들은 자신들의 작품을 기술 기업에 공짜로 넘겨주는 셈이 된다"고 밝혔다. 더불어 "창작자 보호 실패는 영국의 '창조 강국'으로서의 위상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술인들이 지지하고 있는 개정안은 비번 키드론(Beeban Kidron) 상원의원이 제안한 ‘데이터 이용 및 접근법(Data Use and Access Bill)’으로 AI 개발자들이 저작권 보유자에게 해당 콘텐츠 사용 사실을 반드시 공개하도록 투명성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그들은 “창작 저작권은 창작 산업의 생명줄이며, 이는 우리가 우리 작품에 대해 가지는 도덕적 권리를 인정해야한다."라고 주장하며, "AI는 에너지와 컴퓨터 기술을 필요로 하는 만큼 우리를 필요로 한다”이라고 서한에서 강조했다.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는 올해 초 BBC 인터뷰에서 정부가 창작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며 강력한 입장을 밝힌 바 있고, 이번 서한에 서명했다. 또한 “정부가 존재하는 이유가 시민을 보호하는 것이라면, 창작자들을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래엔 예술이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한의 마지막에는 “이번 법안은 저작권 체제에 투명성을 도입하고, AI 개발자와 창작자 모두가 인간이 만든 콘텐츠를 미래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라이선스 체계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영국 정부는 “창작 산업과 AI 산업 모두가 발전할 수 있도록 조화를 모색 중이며, 창작자의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어떠한 변경도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일부 단체는 저작권 강화를 위한 움직임이 영국 내 AI 산업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브리티시 프로그레스 센터의 공동 창립자 줄리아 윌레민스(Julia Willemyns)는 “과도한 규제는 AI 기술 개발을 해외로 밀어내고, 국내 혁신을 위축시키며 결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영국 정부는 여론 수렴을 위한 재검토 절차에 돌입한 상태이며, “AI 시대에 맞는 저작권 체계를 마련하는 것은 필수적이기에 모든 의견을 면밀히 반영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