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비즈온 송민경 기자] 우리 은하의 중심에는 ‘궁수자리 A*(Sagittarius A*)’라는 초대질량 블랙홀이 자리 잡고 있으며, 지구에서 약 27,000광년 떨어져 있으며 지름은 2,350만 킬로미터이다. 이 블랙홀 주변은 극단적인 중력과 에너지로 가득한 우주의 극한 환경이다.
독일 쾰른 대학의 플로리안 파이스커(Florian Peißker)가 이끄는 천문학자 팀은 세계 최초로 이 블랙홀 주위를 도는 쌍성계를 발견했다. 쌍성계는 두 개의 별이 공통된 질량 중심을 기준으로 공정하며,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는 별의 구조를 뜻한다.
유럽남방천문대(ESO)의 초대형 망원경(Very Large Telescope, VLT)을 통해 이 같은 발견이 이루어졌으며, 연구팀은 두 별이 꽤 젊은, 아마도 약 270만 년 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별 중 하나는 태양 질량의 약 2.8배이고 다른 하나는 질량의 약 0.73배입니다. 그들은 약 372일 동안 서로의 궤도를 공전한다고 공개했다.
이번 발견으로 인하여 초대질량 블랙홀 근처에서 별들이 강력한 중력을 견딜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더 나아가, 쌍성계가 생존할 수 있다면 이러한 극한 환경에서도 행성 형성이 가능할 수도 있음을 암시한다. 독일 쾰른대학교의 연구원 플로리안 페이스커(Florian Peißker)는 "블랙홀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만큼 파괴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새롭게 발견된 쌍성계는 ‘D9’으로 명명됐다. 약 270만 년의 나이를 가진 젊은 별들로 이루어진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영원하지 않다. 초대질량 블랙홀의 강력한 중력으로 인해 약 백만 년 내에 두 별이 하나로 합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에는 초대질량 블랙홀 근처의 극단적인 조건이 별 형성을 방해할 것이라고 여겨졌다. 하지만 D9의 발견은 이러한 극한 환경에서도 별이 형성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강력한 중력이 일반적으로 쌍성계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발견은 일부 쌍성계가 블랙홀 근처에서도 잠시나마 생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체코 마사리크대학교의 미할 자야첵(Michal Zajaček)은 “D9 시스템 주변에 가스와 먼지가 있는 명확한 징후가 보이며, 이는 초대질량 블랙홀 근처에서 별이 형성됐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D9은 궁수자리 A*를 공전하는 별들과 신비로운 천체들로 가득한 밀집 영역인 ‘S 클러스터’에 위치해 있다. 이 클러스터에서 가장 흥미로운 천체 중 하나는 ‘G 천체’인데, 이는 가스 구름처럼 보이지만 별과 유사한 행동을 보이는 특이한 물체들이다. 연구팀은 G 천체를 연구하던 중 D9의 속도 변화에서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VLT의 ERIS와 SINFONI 장비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D9이 사실은 쌍성계라는 점이 드러났다.
페이스커는 “처음에는 분석 결과가 잘못된 줄 알았다. 하지만 15년에 걸친 스펙트럼 패턴이 명확하게 쌍성계임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번 쌍성계 발견은 S 클러스터에 존재하는 G 천체의 본질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연구팀은 G 천체가 합쳐지지 않은 쌍성계와 이미 합쳐진 쌍성계의 잔해가 혼합된 것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궁수자리 A* 주변을 공전하는 천체들의 정확한 성질과 형성 과정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하지만 앞으로 GRAVITY+와 ELT(초대형 망원경)의 METIS 같은 차세대 관측 장비가 은하 중심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연구는 궁수자리 A* 주변에서 행성을 탐지하는 길을 열어줄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