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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고체 물질 속에서 액체와 고체의 특성을 모두 갖는 '전자결정 조각' 발견

연세대 김근수 교수 연구팀, 새로운 전자결정 상태 발견으로 물리학 난제 해결
기존 연구의 후속 연구를 통해 ’21년에 연이어 네이처지 게재
세계 최초, 고체물질 속 액체+고체 특성 '전자결정 조각' 발견

  • Editor. 곽중근
  • 입력 2024.10.17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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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체 물질 속 '전자결정 조각'들을 형상화한 그림투명한 파란공은 결정을 이룬 전자를 나타내고, 불투명한 검은공은 결정을 이루지 않은 채 남아있는 전자를 나타낸다. 흰색선으로 연결된 투명한 파란공들은 육각형 모양으로 오직 짧은 거리의 배열만 갖는 전자결정 조각을 이루고 있다. /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 연세대학교 김근수 교수 ⓒ 김근수 연세대학교 교수
▲고체 물질 속 '전자결정 조각'들을 형상화한 그림투명한 파란공은 결정을 이룬 전자를 나타내고, 불투명한 검은공은 결정을 이루지 않은 채 남아있는 전자를 나타낸다. 흰색선으로 연결된 투명한 파란공들은 육각형 모양으로 오직 짧은 거리의 배열만 갖는 전자결정 조각을 이루고 있다. /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 연세대학교 김근수 교수 ⓒ 김근수 연세대학교 교수

[디지털비즈온 곽중근 기자] 연세대학교 김근수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고체 물질 속에서 전자가 액체의 특징과 고체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는 ‘전자결정’ 조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는 현대 물리학의 오랜 난제인 고온초전도체 및 초유체 현상의 비밀을 풀어낼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네이처(Nature)」에 10월 17일(현지시간 10.16.(수) 16시, GMT) 게재되었다.

고체 물질 속에서 원자는 규칙적인 배열을 이루어 움직일 수 없는 반면, 전자들은 마치 기체처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전압을 걸어 전자들의 흐름을 만들어 주면 전류가 발생한다.

전자들이 서로 밀어내는 힘을 고려하여 전자들이 규칙적인 배열을 이루어 움직일 수 없는 전자결정 상태는 노벨 물리학상(’63년) 수상자인 유진 위그너가 제안하였다.

전자를 결정상태로 만들 수 있으면 고온초전도체나 초유체와 같은 난제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수십 년간 물리학의 주요 화두가 되었고, 그동안 전 세계의 수많은 연구자들이 연구해왔다.

연구팀은 지난 ’21년에 알칼리 금속을 첨가(도핑)한 물질에서 액체의 성질을 가진 전자 상태를 발견하였고, 연구성과는 역시 네이처지에 게재된 바 있다. 연구팀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첨가(도핑) 농도를 조절하는 등 후속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한 결과, 특정 첨가(도핑) 농도에서 액체의 성질뿐만 아니라 고체의 성질도 동시에 갖는 전자결정 조각을 발견하기에 이르렀다.

발견한 전자결정을 입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방사광가속기와 각분해광전자분광 장치를 이용하여 전자의 에너지와 운동량을 정밀 측정하였고, 미세한 전자결정 조각이 존재할 때 나타나는 독특한 불규칙성을 관측하는 데 성공하였다.

▲전자결정 관련 기존 선행 연구와의 차별성을 나타내는 그림. ⓒ 김근수 연세대 교수
▲전자결정 관련 기존 선행 연구와의 차별성을 나타내는 그림. ⓒ 김근수 연세대 교수

이번 연구는 마치 액체결정(액정) 상태와 같은 전자결정 조각을 발견한 세계 최초의 연구 결과이며, 관측된 불규칙성은 물질의 점성이 사라지는 초유체의 특징과도 유사하다.

김근수 교수는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전자의 규칙적인 배열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를 이분법적으로 인식해 왔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짧은 거리의 배열만 존재하는 제3의 전자결정 상태를 인식하게 되었다는 점에 이번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름하여 '전자결정의 조각'이라고 표현을 하는 것은, 액체 상태에서 고체 상태로 단번에 전이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전자결정의 경우도 결정 조각들이 먼저 형성되는 과정을 거친다는 것"이라며 "2000년대 들어 많은 이론물리학자들이 하나의 이론으로 예상을 했던 바이고, 저희 연구 결과는 바로 전자결정 조각을 실험적으로는 처음 발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자결정 조각의 흔적을 보여주는 실험 데이터방사광가속기와 각분해광전자분광으로 측정한 데이터로 세로축은 전자의 에너지를, 가로축은 전자의 운동량을 나타낸다. 원자가 규칙적으로 배열된 고체의 전자는 규칙적인 그래프를 보인다. 하지만 측정된 데이터는 0번, 2번, 4번 지점의 에너지가 서로 다르고, 운동량 간격도 일치하지 않는 등 불규칙성을 보인다. 이는 전자결정 조각과 같이 오로지 짧은 거리의 배열만 존재할 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특징이다. /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 연세대학교 김근수 교수 ⓒ 김근수 연세대 교수
▲전자결정 조각의 흔적을 보여주는 실험 데이터방사광가속기와 각분해광전자분광으로 측정한 데이터로 세로축은 전자의 에너지를, 가로축은 전자의 운동량을 나타낸다. 원자가 규칙적으로 배열된 고체의 전자는 규칙적인 그래프를 보인다. 하지만 측정된 데이터는 0번, 2번, 4번 지점의 에너지가 서로 다르고, 운동량 간격도 일치하지 않는 등 불규칙성을 보인다. 이는 전자결정 조각과 같이 오로지 짧은 거리의 배열만 존재할 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특징이다. /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 연세대학교 김근수 교수 ⓒ 김근수 연세대 교수

나가아 김 교수는 "앞으로 뭔가 고온초전도라든지, 아니면 초유체와 같은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단초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저희의 연구 결과가 전자결정 조각이라는 개념을 통해 만에 하나 고온초전도의 메커니즘의 이해로 이어질 수 있다면, 종국에는 임계온도 상승으로 다 이어질 수가 있기 때문에 이것이 무언가 거대한 흐름의 시발점을 만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태규 한국연구재단 자연과학단장은 "김 교수 연구팀의 연구 성과는 (2차원 물질 중 하나인) 흑린(Black Phosphorus, 가장 안전한 형태의 물질) 결정에서 알칼리 이온을 집어넣고 그걸 이용해서 전자결정 조각을 만들어 냈고, 여기서 나온 전자결정 조각을 실제 실험적으로 입증했다"며 "이는 다양한 응용을 할 수 있는데, 초액체, 초유동체, 초전도체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평가와 기대를 전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지식의 탐색과 확장”이라는 기초연구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면서도 국내 연구생태계를 더욱 튼튼히 할 수 있도록 내년 기초연구 지원 사업을 역대 최고 수준인 2.34조원(정부예산(안) 기준, 국회 심의중) 규모로 편성하고, 조만간 사업 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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