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데이터센터용 AI 칩 ‘AI200·AI250’ 공개… 엔비디아 독주에 도전장

2026~2027년 상용화 목표… 엔비디아·AMD와 데이터센터 경쟁 본격화

2025-10-31     송민경 기자
(사진=게티이미지)

[디지털비즈온 송민경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Qualcomm)이 27일(현지시간) 데이터센터용 인공지능(AI) 칩 ‘AI200’ 및 ‘AI250’ 을 새롭게 공개하며, 침체된 스마트폰 시장을 넘어 AI 인프라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퀄컴은 이번 발표 이후 주가가 20%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반영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서 보도했다.

새로 공개된 AI200과 AI250 칩은 대용량 메모리 처리와 AI 추론(inference) 성능을 크게 개선했으며, 각각 2026년과 2027년 상용화될 예정이라고 공개됐다.

전 세계 클라우드 기업과 반도체 제조사들이 초거대 언어모델(LLM) 과 생성형 AI 시스템을 지원할 고성능 인프라 구축에 경쟁적으로 투자하는 가운데, 퀄컴은 이번 제품이 다양한 AI 프레임워크와 툴을 지원하며 기업용 비용 절감을 가능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퀄컴은 새 칩을 탑재한 AI 서버 랙(rack) 도 함께 공개하며, 단순 칩 판매에서 벗어나 데이터센터 전용 시스템 공급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이는 최근 엔비디아(Nvidia) 와 AMD 가 추진 중인 데이터센터 통합 전략과 유사한 행보다.

다만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의 압도적인 성능 우위와 높은 전환 비용 때문에 신규 진입자의 시장 점유율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퀄컴은 이번 발표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가 설립한 AI 스타트업 휴메인(Humain) 과의 협력을 공식화했으며, 휴메인은 오는 2026년부터 200메가와트(MW) 규모의 AI 서버 랙을 도입해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래셔널 이쿼티 아머 펀드(Rational Equity Armor Fund) 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조 티가이(Joe Tigay) 는 “퀄컴의 사우디 진출은 AI 반도체 생태계가 점차 분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단일 기업이 전 세계의 고효율 AI 컴퓨팅 수요를 모두 충족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퀄컴은 전 세계 스마트폰용 모뎀 칩 시장의 최대 공급업체로, 그동안 주요 매출의 대부분을 스마트폰에서 의존해왔다. 그러나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 애플의 자체 칩 개발 추진 등으로 매출 구조가 흔들리자, 최근 몇 년간 PC와 AI 반도체 시장 진입을 통한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년간 퀄컴은 인텔(Intel) 및 AMD 와 경쟁하며 윈도우 기반 노트북용 칩 시장에도 진출했으며, 이번 데이터센터용 AI 칩 출시는 그 전략의 연장선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퀄컴이 모바일 중심 기업에서 AI 컴퓨팅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번 제품이 엔비디아 중심의 AI 반도체 시장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