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 반도체 독립 가속… 딥시크, 차세대 칩 맞춤 모델 출시
[디지털비즈온 송민경 기자] 중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자사 최신 대규모 언어모델(LLM) 업데이트와 더불어 곧 공개될 차세대 국산 AI 칩과의 호환성을 시사했다.
CNBC, 로이터통신 등 관련 외신에 따르면 딥시크는 공식 웨이신(WeChat) 계정 게시물 하단 댓글에서 새롭게 공개한 V3.1 모델이 ‘UE8M0 FP8’ 정밀도 포맷을 지원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곧 출시될 국산 차세대 칩을 염두에 둔 최적화 설계라는 설명으로, 중국이 독자적인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음을 시사한다.
FP8(8비트 부동소수점)은 대규모 딥러닝 모델의 학습과 추론 과정에서 연산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데이터 처리 형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언급이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와 맞물려, 중국 내 AI 칩 자급화 흐름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고 해석했다.
이번 발표는 중국이 최근 자국 AI 개발사들에게 엔비디아 GPU 대신 국산 대안을 활용할 것을 촉구한 직후 나온 것으로 분석가들은 중국산 AI 칩이 여전히 기술력과 생산 규모 면에서 엔비디아에 뒤처져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화웨이 등 일부 기업이 빠르게 격차를 좁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딥시크는 V3.1 모델 학습에 사용한 칩이나 UE8M0 FP8과 호환되는 구체적 국산 칩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딥시크는 올해 초, 미국의 수출 규제로 첨단 엔비디아 칩을 활용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서구 경쟁사인 오픈AI에 필적하는 추론 능력을 보인 R1 모델을 발표하며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V3 모델은 약 2,000개의 엔비디아 구형 칩을 활용해 학습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지난 4월 수출 제한 규제를 더욱 강화하여 기존의 중국 수출 제한을 충족할 수 있게끔 특별히 설계된 Nvidia의 H20 칩의 수출마저 사실상 금지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H20 구매를 국가안보 심사가 끝날 때까지 보류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로 인해 화웨이 등 중국 내 대체 칩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딥시크는 V3.1 모델이 더 빠른 응답 속도와 ‘하이브리드 추론 아키텍처’를 탑재했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모델은 추론 모드와 비추론 모드를 모두 지원해 복잡한 단계별 논리적 작업까지 수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오는 9월 6일부터 V3.1 API 가격 정책을 조정해, 외부 개발자와 플랫폼 사업자가 더 쉽게 자사 모델을 연동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