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설계한 식단, 치매 위험 36% 줄였다… MIND 식단보다 효과 커

2025-07-28     송민경 기자
(사진=Nature Human Behavior)

[디지털비즈온 송민경 기자] 전 세계적으로 5,500만 명 이상이 앓고 있는 치매는 기억력 저하와 인지기능 쇠퇴를 특징으로 하는 진행성 신경질환이다. 현재까지 효과적인 치료법이 부족한 상황에서, 발병 위험을 낮추기 위한 예방 전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푸단대학교(Fudan University)와 저장대 의대(Zhejiang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등 공동 연구팀이 머신러닝 기반 식이개입 프로그램 ‘MODERN(Machine-learning-assisted Optimizing Dietary intERvention against demeNtia risk)’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이 연구는 학술지 Nature Human Behavior에 게재됐다.

논문 책임저자인 유진타이 교수(Prof. Jintai Yu)는 “치매 치료의 한계 속에서 식단은 수정 가능한 위험 요인 중 하나이지만, 기존 식이요법들은 임상시험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며 “우리는 대규모 코호트 데이터와 머신러닝을 결합해 치매 예방에 최적화된 식이 개입 전략을 개발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의 18만 5천여 명 대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LightGBM(Gradient Boosting Decision Tree 기반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해 음식군별 예측력을 분석했다. XGBoost, 랜덤 포레스트 등 다양한 알고리즘을 비교한 결과, LightGBM이 가장 높은 정확도를 보여 MODERN 식단 개발에 채택됐다.

유 교수는 “분석 결과, 치매 위험을 낮추는 데 유의한 영향을 주는 음식으로는 잎채소, 베리류 등이 있었고, 반면 설탕이 첨가된 음료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를 기반으로 연구팀은 MODERN 점수 체계를 개발해 실질적인 식이 가이드를 제시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MODERN 식단이 기존의 유명한 MIND(Mediterranean-DASH Intervention for Neurodegenerative Delay) 식단보다도 더 강력한 보호 효과를 보였다는 것이다. 세 개의 외부 검증 코호트에서 MODERN 점수가 높은 그룹은 낮은 그룹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36% 낮았다고 밝혀졌다.

논문의 제1저자인 천스지아 박사(Dr. Sijia Chen)는 “기전 분석 결과, MODERN 식단은 뇌 구조의 안정성과 신경 염증의 감소와 관련된 신경 보호 메커니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향후 MODERN 식단의 효과를 다양한 인종과 환경에서 검증하고, 무작위 임상시험(RCT)을 통해 인과적 효과를 입증할 계획이다. 아울러 불안장애, 우울증 등 다른 정신질환을 대상으로도 데이터 기반 식이 개입 전략을 확장 적용할 방침이다.

유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정신 건강 증진과 신경계 질환 예방에 최적화된 통합 식이 프레임워크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라며, “공중보건 가이드라인에 MODERN 식단이 포함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