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칩 수요 폭발… TSMC, 분기 순익 61% 급등 ‘역대 최고’
[디지털비즈온 송민경 기자] 전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이자 대만 반도체 제조사인 TSMC가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1% 급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AI 칩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와 첨단 공정 매출 확대가 배경이라는 분석이라고 블룸버그, CNBC 등 외신이 보도했다.
TSMC의 2분기 순이익이 3,982억 대만달러(약 122억 달러)로,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3,779억 대만달러)를 크게 웃돌았다고 밝혔다. 매출 또한 3,388억 대만달러(약 317억 달러)로, 전년 대비 38.7% 증가하며 마찬가지로 시장 예측을 상회했다.
TSMC는 이어진 3분기 실적 전망에서 매출이 318억~3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8% 증가, 직전 분기 대비 8% 상승한 수치다.
이번 분기 TSMC의 실적을 이끈 핵심 부문은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로, AI와 5G 관련 칩이 포함된다. 해당 부문은 총 매출의 60%를 차지했으며,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의 52%에서 대폭 증가한 수치라고 밝혀졌다.
TSMC CEO CC 웨이(C.C. Wei)는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I와 첨단 공정 수요 확대에 힘입어, 2025년 전체 연간 매출은 미화 기준 약 30% 증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TSMC는 엔비디아, 애플 등 주요 고객사를 위해 7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 공정의 AI 프로세서를 생산하며, 이른바 ‘AI 슈퍼사이클’의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실제로 TSMC는 7나노미터 이하 첨단 공정이 전체 웨이퍼 매출의 74%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나노미터 수치가 낮을수록 트랜지스터 집적도가 높고, 전력 효율성과 처리 성능이 우수한 고부가가치 칩 생산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 캠페인에서 대만산 반도체에 대해 최대 32%의 관세 부과를 경고한 점은 TSMC에 무시할 수 없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 4월 일부 대만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발표한 상태이며, 대만은 현재 미국과 관련 무역협상을 진행 중이다. 웨이 CEO는 “2025년 하반기에도 고객사의 수요 변화는 관찰되지 않았으나, 향후 무역 정책이 미칠 수 있는 불확실성은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