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보다 넓은 바다가 '빛을 잃었다'…과학자들 “생태 붕괴 우려”

전 세계 해양의 20%가 ‘암흑화’ 진행…플랑크톤부터 어류까지 연쇄 피해 가능성

2025-06-01     송민경 기자
(사진=pixabay)

[디지털비즈온 송민경 기자] 지난 20년간 전 세계 바다의 5분의 1이 '어두워지고'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글로벌 체인지 바이올로지(Global Change Biology)에 발표됐다.

영국 플리머스 대학교와 플리머스 해양연구소(Plymouth Marine Laboratory) 공동 연구진은 2003년부터 2022년까지의 위성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약 7,500만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해양에서 태양빛이 바닷속으로 침투하는 깊이, 즉 광층(photic zone)이 크게 감소한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해양광층은 바다의 표층에서 약 200미터까지 이어지는 영역으로, 지구 해양 생명체의 약 90%가 서식하는 중요한 생태 공간이다. 그런데 이 영역이 평균적으로 점점 얕아지고 있으며, 일부 해역에서는 최대 100미터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 아프리카 대륙보다 넓은 면적의 지역인 전체 해양의 9% 이상에서 광층 깊이가 50미터 이상 줄어들었고, 2.6%는 100미터 이상 감소했다고 공개됐다.

연구팀은 전 세계 바다를 9km 너비의 픽셀로 나누는 NASA의 오션 컬러 웹(Ocean Colour Web)을 통해 20년간의 위성 데이터를 분석하여 광량 변화를 추적했고, 이를 통해 해양의 색상 변화와 빛 침투의 상관관계를 밝혀냈다. 플랑크톤 군집의 변화, 강우 패턴, 농업 유출수 등 다양한 요인이 해양광층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플리머스 대학교 해양보존학과 토마스 데이비스(Thomas Davies) 교수는 “해양의 광층은 단순히 바다 생물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인간이 숨 쉬는 공기, 먹는 생선, 기후변화 대응 능력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밝히며, “이는 단순한 생태 변화가 아니라 지구 전체의 건강에 위협이 되는 문제”라고 경고했다.

같은 프리머스 해양 연구소의 팀 스미스 교수(Tim Smyth)는 “빛을 필요로 하는 해양 생물들이 생존을 위해 더 얕은 곳으로 몰릴 수 있다”며, “이는 먹이와 서식지를 두고 경쟁이 격화되고, 해양 생태계 전반에 걸친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팀은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오션 다크닝(ocean darkening) 현상이 전 지구적 위협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생물 다양성, 생태계 서비스, 인간 건강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심각한 문제로, 향후 해양 보전 정책과 기후 변화 대응 전략에 반영되어야 할 필요가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