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우주를 떠돌던 소련 탐사선, 인도양에 추락?

2025-05-15     송민경 기자
(사진=게티이미지) 소련은 금성을 탐사하기 위해 여러 가지 임무를 수행했는데, 이 탐사선은 과거의 비행에서 나온 것이었다.

[디지털비즈온 송민경 기자] 1972년 금성을 향해 발사됐다가 궤도 이탈로 임무에 실패한 소련의 우주 탐사선 '코스모스 482호(Kosmos 482)'가 반세기 넘게 지구 궤도를 맴돈 끝에 53년 만에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했다고 유럽우주국(ESA;European Space Agency)과 러시아 우주국이 공식 확인했다.

러시아 우주국 로스코스모스(Russia's space agency Roscosmos)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간) 동부 표준시 기준 오전 2시 24분(모스크바 기준 오전 9시 24분) 해당 탐사선이 인도양 상공에서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지만, 정확한 낙하지점은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ESA는 독일의 추적 레이더에 탐사선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재진입을 확정했다고 공개했다.

이 우주선은 소련이 금성 탐사를 위해 발사했던 탐사선 시리즈 중 하나로, 발사 직후 로켓의 오작동으로 지구 주위 궤도에 갇히면서 금성에 도달하지 못한 채 미완의 임무가 됐다. 

태양계에서 가장 뜨거운 행성인 금성 착륙을 목표로 설계됐기에 구조가 매우 견고하며, 이로 인해 지상에 일부 파편이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당시 사용된 착륙선은 약 1m 크기의 구형 구조물로, 티타늄 외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무게는 약 495kg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금성 착륙을 견디기 위한 구조이기 때문에 대기권 재진입 시에도 완전히 소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우주법(United Nations treaty)에 따라 추락 잔해물이 존재할 경우 해당 우주선을 보낸 국가지인 러시아에 귀속된다.

미국 우주사령부는 현재 궤도 자료를 바탕으로 탐사선의 재진입 여부를 분석 중이다. 아직 공식 확인은 나오지 않았지만, 당국은 재진입이 '통제 불가능한 상태'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설정되는 남태평양 추락 목표지점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네덜란드 우주과학자 마르코 랑브룩(Marco Langbroek)은 자신의 SNS를 통해 “착륙지점이 정말 인도양이었다면, 고래만 봤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