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를 뺏는 로봇? 일자리를 바꾸는 로봇?
아마존의 '느낄 수 있는 로봇' 벌컨 등장…창고 노동자 대신 로봇이 물류 처리
[디지털비즈온 송민경 기자] 아마존(Amazon)이 창고 업무 자동화를 가속화할 '느낄 수 있는' 신형 로봇인 '벌컨(Vulcan)'을 공개했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기술이 점점 일자리를 대체하는 시대에, 이번 발표는 기술과 인간 노동의 미래에 대한 논쟁에 다시 불을 지폈으며, 테크크런치, MSN 등 외신이 이를 보도했다.
아마존은 새로운 로봇인 벌컨이 창고 내 가장 높거나 낮은 선반에서 물건을 집어 올리는 '인체공학적으로 도전적인 작업'을 수행함으로써 직원들의 안전을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마존 CEO 앤디 재시(Andy Jassy)는 X(구 트위터)에 “벌컨은 작업을 더 안전하게 만들고, 직원들이 로봇 유지보수 기술을 익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게시했다.
그러나 로봇이 사람들과 "함께" 일한다는 설명 이면에는 기존 창고 노동자의 상당수가 대체될 가능성도 함께 깔려 있다. 실제로 아마존은 벌컨 도입과 함께 일부 노동자를 로봇 정비 기술자로 재훈련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로봇이 전체 고객 주문의 75%를 처리하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일부 근로자가 이러한 로봇 유지 보수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직업 재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고 언급했다.
아마존이 직접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로봇 감독을 위하여 로봇과 인간이 1:1 비율로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노동자가 로봇 기술자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추측되고 있다.
AI 도입으로 기존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은 높지만, 새로 생겨나는 일자리는 그보다 적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AI 시대에 인간 노동자들이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업무가 생겨날 것이라는 전망과 대부분의 일자리가 결국 자동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모두 언급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은 현재의 기술 변화로 9,200만 개의 일자리가 대체되거나 사라지겠지만, 반대로 1억 7,000만 개의 새로운 직무가 생겨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AI가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대신하고, 인간은 더 창의적인 업무나 로봇 감시, 유지보수 등으로 역할을 전환하게 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는다. 반면, AI 스타트업의 일부 창업자들은 "AI가 대부분의 일을 대체한 미래에는 정부 보조금으로 살아가는 대중"이라는 암울한 시나리오를 언급하기도 했다.
현실적으로는 아마존처럼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대기업만이 로봇 자동화를 대규모로 도입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소매업, 외식업, 운송업은 수십 년간 여전히 인간 중심의 노동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아마존이 자사 기술을 외부에 판매하려 했던 '아마존 고(Amazon Go)'의 무인 계산 시스템은, 그 복잡성과 운영 비용으로 인해 대중적 확산에는 실패한 전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