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판 ‘가짜뉴스 저격수’ 탄생 임박…1억4천만 유로 투입된 이유는?
EU, 사실 왜곡 대응 위해 AI 전면전 선언…팩트체크 전담 기구 만든다
[디지털비즈온 송민경 기자] 유럽연합(EU)이 가짜뉴스와 정보 조작에 본격 대응하기 위해 '유럽 팩트체커 네트워크' 설립을 추진한다. 총 1억4천만 유로(약 2,269억 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되며, 이는 디지털 기술 확산과 함께 증가하는 허위정보에 대처하기 위한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라고 공개됐다.
이번 계획은 EU가 2025~2027년 디지털 유럽 프로그램(DIGITAL Europe Programme)의 일환으로 발표한 네 가지 신규 공모 중 하나로, 이 중 4,700만 유로(약 761억 원)는 디지털 기술 활용 촉진 및 안전한 인터넷 환경 조성을 위한 사업에 쓰인다. 그 중 5백만 유로(약 81억 원)는 EU 위원장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의 2024-2029년 정치 지침에 따라 팩트체킹 전담 조직인 ‘유럽 팩트체커 네트워크’ 설립에 직접 투입될 예정이다.
신설될 네트워크는 단순히 허위정보를 검증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괴롭힘 방지를 위한 보호 체계, 다양한 팩트체크 자료의 저장소 구축, 위기 상황 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한 팩트체킹 긴급지원 체계 등을 포함한다. 유럽연합은 이를 통해 단순한 정보 확인을 넘어, 전방위적 진실 방어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2024~2029년 정치적 로드맵에서 팩트체커 보호 및 디지털 신뢰 생태계 구축을 핵심 과제로 제시한 바 있으며, 이번 계획은 그 실행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EU 집행위원회는 생성형 AI 기술을 공공 행정과 농식품 분야에 적용하고, 규제 준수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5,500만 유로(약 891억 원)를 추가 투자했으며, 양자컴퓨팅과 가상현실 등 첨단 디지털 기술 인재 양성을 위한 디지털 스킬 아카데미 설립에도 2,700만 유로(약 437억 원)를 배정했다. 여기에 유럽 디지털 혁신 허브(EDIH) 네트워크 확장과 AI 기술 강화를 위한 1,100만 유로(약 178억 원) 규모의 지원금도 포함되어 있다.
이번 투자 계획은 EU가 ‘전략기술 유럽 플랫폼(STEP)’을 통해 반도체, 인공지능, 양자기술 등 핵심 기술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장기 전략의 일환이다. 9월 2일까지 진행되는 공모를 통해 각국 기관과 민간 단체의 참여를 유도할 예정이며, 허위정보에 대응하는 팩트체커 네트워크는 그 중에서도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EU는 이미 수년 전부터 플랫폼 기업과 협력하여 허위정보 대응 전략을 펼쳐왔지만, 이번에는 보다 강력하고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유럽판 ‘가짜뉴스 저격수’가 과연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