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는 것만으로 감염 억제”…항바이러스 기능성 껌 개발

자연 유래 성분으로 95% 이상 바이러스 제거…'헤르페스·독감' 억제 주목

2025-04-11     송민경 기자
(사진=Henry Daniell, Yuwei Guo 등 연구진) 항바이러스 콩껌의 엔지니어링 및 평가

[디지털비즈온 송민경 기자]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연구진이 독감과 헤르페스 바이러스의 전파를 억제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 기능성 껌을 개발했다.

이 껌은 실험실 테스트에서 인플루엔자 A(H1N1, H3N2)와 헤르페스 바이러스(HSV-1, HSV-2)의 바이러스 수치를 95% 이상 줄이는 데 성공했으며, 인체 사용에도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환자와 입원 사례를 유발하는 계절성 독감은 미국에서만 매년 112억 달러가 넘는 부담을 발생시킨다. 또한 주로 구강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단순 헤르페스 바이러스-1(HSV-1)는 인구의 약 3분의 2가 보균 중이며 예방접종률이 낮으며 백신조차 없어 바이러스 확산방지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연구진은 이러한 바이러스들이 주로 침입하는 ‘입’을 방어하는 방식에 착안해 연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연구의 결과물인 껌은 '라블랩콩(Lablab purpureus)'이라는 식물에서 추출한 단백질 FRIL을 활용해 만들어졌으며, 이 단백질은 바이러스를 포획하고 비활성화시키는 기능이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FRIL 단백질을 함유한 라블랩콩 가루 40mg이 포함된 2g짜리 껌 한 조각만으로도 바이러스 수치를 95% 이상 낮출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 껌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의약품 안전 기준을 충족하도록 제조되어, 실제 사람에게 사용할 가능성도 기대되고 있다. 연구를 이끈 펜실베이니아대 치의학대학의 헨리 다니엘 교수는 “이번 연구는 바이러스 감염 예방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며, 향후 임상시험을 통해 실제 감염 억제 효과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현재 북미 지역에서 확산 중인 조류인플루엔자(H5N1)에도 이 껌이 효과가 있을지 여부를 추가 연구 중이다. 다니엘 교수는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는 것은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과제이며, 자연 식품에서 추출한 성분을 이용해 인간과 조류 바이러스를 동시에 차단할 수 있는 접근은 시기적절하고 지혜로운 방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