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인과 인류, 약 4만 5천 년 전 짧은 교류의 흔적 발견
체코와 독일 유골 분석으로 교배 시기 구체화
[디지털비즈온 송민경 기자] 네안데르탈인과 현대 인류가 약 4만 5천 년 전 짧은 기간 동안 만나 교류하며 교배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과학자들은 고대 유골과 유전자를 분석하여 이 시기를 더욱 구체화했으며, 이는 네안데르탈인과 현대 인류의 관계를 밝히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연구발표는 뉴욕타임즈를 포함하여 워싱턴포스트, PBS 등이 보도헀다.
현대 인류는 수십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출현하여 유럽, 아시아 등으로 퍼져 나갔다. 이 과정에서 네안데르탈인과 만나게 되었고, 그 유전적 흔적은 현재까지 우리 DNA에 남아 있다. 그러나 두 집단이 정확히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얽혔는지는 여전히 과학자들에게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다. 이번 연구는 고대 유골 샘플을 활용해 네안데르탈인과 인류의 교류 시기를 약 4만 5천 년 전으로 좁혀냈다.
연구팀은 체코의 ‘즈라티 쿤(Zlatý kůň)’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여성 두개골과 독일 라니스(Ranis) 지역에서 출토된 유골 조각을 분석했다. 이들 초기 인류 유골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 DNA를 통해 약 4만 5천 년 전 두 집단이 교배했음을 확인했다. 이는 네안데르탈인과 인류의 만남에 대한 이전 연구보다 더 최근의 시기를 지목하고 있다.
별도로 진행된 또 다른 연구에서는 지난 5만 년 동안 인류 유전자에 남아 있는 네안데르탈 흔적을 추적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일부 네안데르탈 유전자는 초기 인류가 아프리카를 떠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생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면역 체계와 대사와 관련된 유전자는 현대 인류가 다양한 환경에서 생존하도록 도왔을 것으로 보인다.
네안데르탈인의 유산은 지금도 현대 인류의 피부색, 머리카락 색깔, 코 모양 등 외형적인 특징에서 찾아볼 수 있다. 더불어, 현대 인류 유전자에는 또 다른 고대 인류 집단인 데니소바인(Denisovans)의 흔적도 남아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과학자들은 네안데르탈인과 현대 인류의 교류가 단순한 생물학적 사건을 넘어 현대 인류의 적응과 생존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강조한다. 스미스소니언 인간 기원 프로그램의 릭 포츠(Rick Potts)는 이러한 연구가 인류 기원에 대한 중요한 질문에 답을 제시한다고 언급하며,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한 더 깊은 이해로 나아가는 중요한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미래의 유전학 연구는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 등 고대 인류 집단과 현대 인류의 상호작용에 대해 더 많은 답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우리의 기원을 더욱 자세히 이해하는 데 중요한 진전을 이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