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얼음 없는 북극", 기후 위기의 새 경고등

온실가스 감축이 북극 해빙 보존의 열쇠

2024-12-10     송민경 기자
(사진 = 셀린느 호이제(Céline Heuzé)/예테보리 대학교(University of Gothenburg))

[디지털비즈온 송민경 기자]  북극이 2027년, 역사상 처음으로 얼음이 없는 여름을 맞이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는 지구 기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으로, 전 세계적인 기후 변화와 극단적인 날씨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연구는 콜로라도대학교 알렉산드라 얀 교수와 스웨덴 예테보리대학교의 셀린 휴제 교수를 포함한 국제 연구팀이 진행했으며,  관련 결과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북극의 얼음, 점점 빠르게 사라지다

연구에 따르면, 북극 해빙은 지난 10년간 매년 12% 이상 감소하며 사라지는 속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9월, 미국 국립눈과빙자료센터(NSIDC)는 북극 해빙의 면적이 약 428만 제곱킬로미터로 관측 역사상 최저치 중 하나였다고 보고했다. 이는 1979년에서 1992년 사이의 평균치인 685만 제곱킬로미터에 비해 크게 감소한 수치다.

연구팀은 북극 해빙이 100만 제곱킬로미터 이하로 줄어드는 첫 여름날이 2027년쯤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이는 곧 북극이 "얼음 없는 상태"로 분류되는 기준에 해당한다. 알렉산드라 얀 교수는 "북극에서 첫 얼음 없는 날이 발생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즉각적으로 바뀌지는 않겠지만, 이는 지구 기후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를 인간의 온실가스 배출로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는 신호"라고 언급했다.

극단적 날씨와 더 큰 기후 위기

연구팀은 300개 이상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첫 얼음 없는 날이 2023년을 기준으로 9~20년 내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최악의 경우, 3년 이내에 첫 얼음 없는 여름날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극단적인 날씨 이벤트는 해빙 감소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따뜻한 가을로 인해 해빙이 약화되고, 이어지는 겨울과 봄에도 해빙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 경우, 여름에 광범위한 해빙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2년 3월, 북극 일부 지역의 온도는 평균보다 50°F(약 28°C)나 높았으며, 북극해의 얼음이 거의 녹아내릴 뻔한 사건도 있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지구에 미치는 영향과 희망의 메시지

해빙은 태양빛을 반사해 북극의 온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해빙이 사라지면 태양열을 더 많이 흡수하는 어두운 바다 표면이 노출되며 북극과 전 지구의 온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이로 인해 대기와 해류 패턴이 변화하며 전 세계적으로 극단적인 날씨 현상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연구팀은 희망적인 메시지도 전했다. 온실가스 배출을 급격히 줄이면 북극의 첫 얼음 없는 날을 지연시키고, 얼음 없는 상태가 지속되는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얀 교수는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모든 노력이 해빙을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