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과사용”… 오락적 경험과 현실도피적 경험의 문제
공간적 실재감의 매개효과는 실재감이 어딘가에 있는 듯한 느낌 메타버스 가상 공간의 특징적인 경험들이 메타버스 과사용 유발
[디지털비즈온 김맹근 기자] 디지털 과사용은 스마트폰, 컴퓨터, 인터넷 등과 같은 디지털 기기 혹은 특정 미디어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현상으로, 이는 개인의 일상 생활, 신체적 및 정신적 건강, 사회적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Büchi et al.은 사용자가 자신의 디지털 기기 사용의 과도함을 인식하는 상태를 ‘지각된 디지털 과사용(Perceived digital overuse)’으로 정의하였다.
메타버스 과사용은 온라인 활동에 소비하는 시간이 과도하다고 느끼는 정도, 오랜 기간 지속된 정기적인 온라인 사용 패턴, 온라인 활동과 관련된 자극에 대해 느끼는 과부하와 부정적 감정의 경험으로 요약할 수 있다.
공간적 실재감은 사용자가 미디어 기술을 통해 조성된 가상 환경 안에 존재한다고 느끼는 주관적 경험으로 정의된다. 이는 실제 물리 공간에서의 접촉 없이 가상 환경으로의 이동이나 그 안에서의 존재감을 의미하며 기술에 의해 생성된 독특한 경험이기 때문에 다른 형태의 실재감과 구별된다.
따라서 공간적 실재감은 미디어 이용 행동을 설명하는 중요한 변인으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MMORPG(Massively Multiplayer Online Role-Playing Games)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 가상공간에서 발생하는 커뮤니케이션 행동 뿐 아니라 e-러닝의 효과성, 원격 의료 서비스 품질 평가 등 사용자의 시뮬레이션을 필요로 하는 여러 분야에서 공간적 실재감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교육적 경험은 소비자의 적극적 참여에 해당하며 특정 대상에 대한 정보나 지식을 습득하는 경험을 의미한다. 오락적 경험은 수동적 참여에 해당하며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모든 상품, 서비스, 환경 등에 대해 즐거움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되는 체험을 뜻한다.
공간적 실재감의 매개효과는 실재감은 ‘어딘가에 있는 듯한 느낌’을 의미하며 세부적인 연구 맥락에 따라 사회적 실재감, 원격 실재감, 학습 실재감, 공간적 실재감 등 다양한 유형으로 구분되어 사용된다. 특히, 사용자가 가상 환경에서의 시뮬레이션을 경험하는 상황에서 실재감의 역할을 조명한 연구가 다수 존재한다.
소비자가 겪는 경험은 본질적으로 개인 특성을 반영하며, 이러한 개인의 특성에 따라 동일한 경험도 다양하게 인식될 수 있다. 성별은 사용자가 가상현실 콘텐츠를 어떻게 경험하고 인식하는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이는 콘텐츠의 선호도, 몰입도, 실재감 인식 등 다양한 측면에서 나타날 수 있다.
미디어 과사용이나 중독 관련 선행연구에서도 성별에 따라 이용 동기와 중독 기제에 차이가 있다는 결과가 있다. 청소년의 인터넷 중독에 영향을 미치는 동기가 성별에 따라 다른 것을 확인하였으며, 대인관계 불만족이 인터넷 게임 중독에 미치는 영향력이 성별에 따라 조절됨을 검증하였다.
따라서 구체적으로 남성의 경우 대인관계 불만족이 현실도피 동기를 매개하여 게임 중독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여성의 경우 현실도피 동기의 매개효과 없이 대인관계가 게임 중독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메타버스 가상 공간에서의 특징적인 경험들이 메타버스 과사용을 유발할 수 있는지를 주목하고 이러한 행동을 일으키는 심리적 기제를 설명하고자 하였다. 메타버스 환경의 기술적 특성에 의해 경험하게 되는 공간적 실재감, 즉 내가 그 공간속에 있는 것 같이 느끼는 경험은 메타버스를 포함한 여러 디지털 미디어의 사용자 평가나 지속적인 사용행동에 영향을 주는 주요한 요인으로 설명되었다.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로 주목받고 있는 메타버스 과사용 행동을 사용자 경험을 중심으로 이해함으로써 올바른 메타버스 사용 방법을 모색해 보고자 하였다. 메타버스의 특징적인 경험 요소로 설명될 수 있는 오락적 경험이나 현실도피적 경험이 오히려 과사용을 부추길 수 있으며 이를 이해하는데 공간적 실재감의 매개적 역할을 확인하였다.
또한 메타버스 사용 경험이 과사용을 유도한 다는 점에서 사용자간 경험 수준 즉, 지속적인 사용으로 인한 습관적 사용 패턴이나, 디지털 미디어 경험 수준의 세대 간 차이 등을 통해 설명함으로써 메타버스 과사용 행동에 대한 조금이나마 이해를 넓힐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