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산업”… 생태계 경쟁 역학 구도

전통 광산 기업과 배터리 광물 특화 업체 간 광물 확보 경쟁 글로벌 배터리 셀 제조사 중심으로 광산 업체와 협업 국내 배터리 셀 제조사 역시 배터리 핵심 광물 확보를 위해 광산업체와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

2024-11-01     김맹근 기자
사진 : pixabay

[디지털비즈온 김맹근 기자] 배터리 산업의 밸류체인을 토대로 배터리 생태계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살펴보고, 주요 기업 간 경쟁 역학 구도를 알아보도록 하자. 배터리 폐기 단계의 경우, 재사용은 배터리 형태로 사용된다는 관점에서 “폐기” 대상이 아니므로 재활용 기업에 대해 살펴보자.

전통 광산 기업과 배터리 광물 특화 업체 간 광물 확보 경쟁

업스트림 단계에서 나타나는 경쟁 구도는 전통 광산 기업과 배터리 광물 특화 업체 간 광물 확보 경쟁이다. 그러나 경쟁 강도는 미드스트림이나 다운스트림보다 약한데, 이는 새로운 광산이나 염호를 확보하고 광물을 채굴, 채취하여 상용화할 수 있게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전통 광산 기업으로는 앵글로 아메리칸, BHP 그룹, 리오틴토, 발리(Vale), 글렌코어를 들 수 있다. 구리, 백금족 원소 등 다양한 광물을 전 세계 각지에서 채굴하며 광산업을 영위해온 이 기업들은 배터리 핵심 광물 채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BHP 그룹은 향후 30년 동안 필요한 니켈의 양은 과거 30년 동안 사용되었던 니켈의 양에 4배에 달할 것으로 보고 화석연료 중심의 비즈니스 구조에서 니켈을 비롯한 금속 원자재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2022년 8월에 니켈 매장 지대를 찾는 탐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배터리 핵심 광물인 리튬, 코발트, 니켈의 경우 이를 주력으로 채굴하는 특화 기업들이 있다. 특히 리튬 채굴 분야에서 특화 기업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지는데, 상위 6개 리튬 생산전문 업체가 전 세계 리튬 생산량의 57%를 점유하고 있다. 이들은 알버말(Albemarle), SQM, 톈치리튬(Tianqi Lithium), 알켐(Allkem), 간펑리튬(Ganfeng Lithium), 필바라 미네랄스(Pilbara Minerals)다.

리튬 생산 전문 업체들은 향후 리튬 수요가 증대될 것에 대비하여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코발트는 전통 광산 기업과 전문 기업이 혼재한다. 전통 광산 기업이자 전 세계 코발트 생산량 1위 업체인 글렌코어, 코발트 특화 업체인 차이나몰리브덴(ChinaMolybdenum) 등이 있다. 니켈은 리튬, 코발트보다 전통 광산 기업의 영향력이 더 높다.

글로벌 배터리 셀 제조사 중심으로 광산 업체와 협업

배터리 수요가 향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배터리 소재 및 셀 제조사들은 원자재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전 세계 배터리 소재 및 셀 제조 분야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배터리 업체들을 살펴보면, 기존에 중국 내수 시장에 집중해오던 경영 전략을 유럽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으로 확대하면서 리튬 확보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2022년 5월 CATL은 리튬 광산 기업인 톈치리튬과 ‘전략적 협력 동반자 협의’를 체결했다. 전략적 협력 동반자 협의란 자원 개발부터 배터리 생산까지 배터리 밸류체인 전반에서 양 사가 연구개발, 투자, 공급망 협력 등 다양한 방면에서 기존보다 심화된 협업 관계를 맺는 것을 의미한다.

CATL와 톈치리튬 외에도, 중국 내 또 다른 배터리 기업인 BYD는 청신리튬(Chengxin Lithium)과 ‘전략적 협력 협의’를 체결, BYD가 청신리튬의 리튬 공급 조건에서 타 회사 대비 우선 구매 조건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BYD와 청신리튬은 광산자원을 공동으로 찾고 합작하여 개발하는 데에도 합의했다.

국내 배터리 셀 제조사 역시 배터리 핵심 광물 확보를 위해 광산업체와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협업을 진행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리튬 정광을 생산하는 광산업체인 브라질의 시그마 리튬, 독일의 벌칸 에너지 등과 5~6년의 리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협력을 다지고 있다. 삼성SDI는 중국의 리튬 생산 기업인 간펑리튬에 지분을 투자한 바 있으며 코발트 생산 기업인 글렌코어와도 2024년까지 최대 21,000톤 규모의 코발트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