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보다 큰 '마찰발전기로 LED 전구 100개 밝히는' 기술 개발
발전 성능을 13배 높인 마찰 발전 소재 개발
[디지털비즈온 이은광 기자] 국내연구팀이 마찰 소재와 전극 사이에 ‘이온 겔 전기 이중층(iEDL, Ionic Electric Double Layer)’ 소재를 추가해 전류 누설 문제를 최소화하고 발전 성능을 13배 높인 마찰 발전 소재를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 이수연 화학소재연구본부 책임연구원, 김태호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이 소재는 기계적 안정성이 뛰어나 찢어지거나 구멍이 생겨도 많은 전기를 생산해내는 높은 내구성도 가졌다.”고 밝혔다. 또한 “1만회 반복 실험 결과 최대 출력 전압이 0.1V(볼트) 이내로 하락해, 매우 안정적인 성능을 보였다.”고 논문에서 밝혔다.
지난 5월 1일 국제학술지 '첨단 기능성 소재(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공개되고 9월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두 물체가 접촉했다가 분리되면 물체 특성에 따라 한쪽은 전자를 얻어 음전하(-) 상태, 다른 물체는 전자가 줄어들어 양전하(+) 상태가 된다. 두 물체를 전극과 전선으로 이어 회로를 만들고 물체 사이의 거리를 변화시키면 두 물체 전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전극과 전선의 자유 전자가 움직이며 교류 전류가 발생한다. 마찰로 전기를 생산하는 원리다.
마찰 전기는 구조적으로 전류가 누설되는 한계가 있고 저출력, 마모로 인한 성능 저하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마찰 소재와 전극 사이에 '이온 겔 전기 이중층(iEDL, Ionic Electric Double Layer)' 소재를 추가해 전류 누설 문제를 해결했다.
iEDL은 전해질과 전극 표면 사이에 형성되는 두 개의 전하 층을 의미한다. 마찰 후 생성된 전하가 자연적으로 감소하지 않고 유지되도록 이온성 액체를 얇게 굳힌 막으로 고정시킨 것이다.
iEDL 소재를 적용해 발전 성능을 테스트한 결과 iEDL 소재가 없을 때보다 같은 면적에서 발생하는 전류의 밀도가 9.2배 증가하고 일정 시간 동안 생산되는 전력의 양은 13배로 증가했다.
500원 동전 크기의 마찰발전소자는 전구 1개당 출력이 50mW(밀리와트)인 발광다이오드(LED) 전구 100개를 밝힐 수 있을 정도의 전원을 공급했다. 주변의 다양한 전자기기에 적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발생한 전기를 효율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소자를 개발하고 시스템 구축이 되면 2030년경 실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팀은 "기존 마찰전기 발전소자의 한계점인 낮은 출력전류와 내구성을 향상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영국 화학연 원장은 "웨어러블 기기, 사물인터넷(IoT) 기기, 자가 전원 센서 등 활용 영역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